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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시사주간지가 밝혀낸 딕 체니-핼리버튼 정경유착 내막

“부통령은 스톡옵션 받아내고, 기업은 110억 달러 챙겼다”

  • 정리: 박성희 재미언론인 nyaporia@yahoo.com

美 시사주간지가 밝혀낸 딕 체니-핼리버튼 정경유착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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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리버튼은 “하청업체인 쿠웨이트 석유수출 회사 알탄미아가 값을 높게 매겼다”면서 “쿠웨이트 정부가 알탄미아에 하도급 계약을 맺도록 우리에게 압력을 가해 일이 그렇게 꼬였다”고 변명했다. 나중에 드러난 사실이지만, 미국 쪽 계약 실무자가 쿠웨이트 석유부로 보낸 2003년 5월4일자 편지는 “알탄미아를 하도급 업체로 선정한 것은 오로지 핼리버튼의 권고에 따른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이 편지는 미군 공사관련 용역계약 부서인 미 육군공병단(Army Corps of Engineers)도 핼리버튼이 하도급 계약자를 알탄미아로 정한 것을 지지했다고 밝히고 있다.

미 육군공병단 대변인은 그 편지의 내용이 사실이라고 시인하면서 “핼리버튼은 미 육군 조달청에 ‘오직 알탄미아만이 핼리버튼의 요구에 맞출 수 있는 회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두바이에 본부를 둔 전략에너지투자그룹의 고위간부 유세프 이브라힘은 “핼리버튼과 알탄미아는 마치 산적과 같은 짓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핼리버튼이 쿠웨이트 정부로부터 직접 석유를 구매하지 않고 중간상인을 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는 지적이다(쿠웨이트 석유장관의 동생 탈랄 알-사바흐가 알탄미아의 대주주라는 설이 있다. 그렇다면 핼리버튼은 미 연방정부 예산을 축내면서 쿠웨이트 고위관료에게 뇌물을 바친 셈이다).

최근 ‘월 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핼리버튼은 쿠웨이트 미군기지 장병들에게 급식을 제공하면서 무려 6100만달러나 바가지를 씌웠다. 지난 1월에는 핼리버튼의 두 임원이 쿠웨이트의 하도급 업체를 잘못 골라 630만달러를 바가지 씌운 일이 말썽을 빚자 그들을 해고했다. 그러나 이런 일이 있었음에도 며칠 뒤 미 국방부는 핼리버튼과 12억달러 규모의 이라크 남부 석유생산시설 보수공사 계약을 맺었다.

체니의 작은 정부 예찬론

미 존스 홉킨스대의 댄 구트먼 교수는 핼리버튼의 독점과 특혜가 심각한 문제를 낳고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몇 년간 미 행정부는 기구 축소와 더불어 민간사업체의 역할을 늘려왔다.



이와 관련 구트먼 교수는 “민간 계약자들의 영향력이 워낙 커져 정부가 이들을 감독한다는 것은 꾸며낸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즉 핼리버튼이 이라크와 쿠웨이트에서 바가지를 씌우는 등 말썽을 부려도 핼리버튼의 독점적 지위를 무너뜨리지 못하는 것은워싱턴 정가에서 놀라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체니는 오래 전부터 민간기업이 정부관료조직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싼값에 제공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왔다. 그는 민간부문에 대한 정부의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논리의 옹호자다. 그러한 체니의 논리는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크게 힘을 얻었다. 2002년 펜타곤이 민간계약자들에게 지불한 액수는 1500억달러가 넘는다.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 피터 싱어는 저서 ‘기업 전사들(Cor porate Warriors, 2003년)’에서 “지금 미국은 국방의 근간을 시장(marketplace)에 넘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공기업 민영화 옹호론자들은 ‘시장경쟁이 가격조절의 지름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하버드대 스티븐 켈만(공공정책학)은 “이라크의 경우 이례적으로 정부 발주 계약을 따내기 위한 미국 기업 사이의 경쟁이 아주 낮다”고 지적한다. 왁스먼 의원은 “우리는 핼리버튼이 얼마나 많은 돈을 바가지 씌우는지 알 수 없다”고 말한다. 핼리버튼에 관한 정보는 미국 국민은 물론 의회도 전혀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민간계약자들은 정부조직과는 달리 기업비밀 보호를 구실로 정보자유법(Freedom of Information Act)에 규정된 사항들을 비켜갈 수 있다. 또 미 의회의 감시 테두리에서도 벗어나 있다. 일리노이주 출신 하원의원 잰 샤코우스키가 “펜타곤의 민간 계약자들은 비밀전쟁(secret war)을 치르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한탄한 것도 그런 까닭에서다.

해치 법(The Hatch Act)은 공무원들로 하여금 정치 캠페인에 헌금을 하지 못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미 민간기업들은 국가정책이 정치권의 장난에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정부윤리규정이나 임금최고 한도 규정(salary caps)에도 제한을 받지 않는다. 물론 핼리버튼도 마찬가지다.

핼리버튼은 1999~2002년에 정치헌금으로 70만달러 이상을 내놓았다. 기부 대상은 대부분 미 공화당 소속 정치인들이다. 이를테면 지난 2000년 대선 기간 중 핼리버튼은 부시-체니 공화당 후보에게 1만7677달러를 기부했다(이는 어디까지나 겉으로 드러난 정치헌금일 뿐이다. 음성적으로 건네진 정치헌금이 있다면 그 액수는 이보다 엄청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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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박성희 재미언론인 nyaporia@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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