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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 관계자, 베이징서 충격발언 “對조선 적대정책 폐기하면 평화적 핵 활동도 포기 가능”

  • 글: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북한 핵 관계자, 베이징서 충격발언 “對조선 적대정책 폐기하면 평화적 핵 활동도 포기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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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워크숍에서의 발언 내용은 참석자들을 통해 한국과 미국 정부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회의 사실과 발언 내용 등을 개략적으로 관계기관에 전달했고, 청와대에 보고되었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미 국무부 관계자들에게 북한측 인사들의 관련발언을 정리해서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남은 문제는 이러한 발언 내용을 우리 정부가 어떻게 해석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한 질문에 청와대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최근 들어 곳곳에서 여러 가지 신호음이 울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를 두고 깊이 고민하고 있다. 뉘앙스가 극에서 극을 달리고는 있지만 이전보다 긍정적인 경향이 강해졌다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 정부가 5월12일부터 열린 실무그룹회의나 6월의 3차 6자회담에 대해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을 갖는 것에는 이러한 분석이 영향을 미친다.”

김 위원장의 전격적인 중국방문을 계기로 북한은 어느 때보다도 활발한 전방위 외교를 펼치고 있다. 이른바 ‘제2차 북핵위기’ 직전인 2002년 여름의 상황을 연상케 할 정도. 우선 일본인 납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이즈미 일본 총리가 5월 22일 평양을 재방문할 예정이고, 7월로 예정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회의에는 백남순 외무상이 참석할 예정이다. 백 외무상은 2002년 브루나이 ARF 때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개별접촉을 가진 이후로 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분주한 서울과 평양



물론 긍정적인 신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의 ‘요미우리 신문’은 5월10일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미국이 요구하는 핵 완전폐기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방중 자체가 ‘핵 문제 해결에 있어 진전된 결정이 있었음을 암시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인 데다, 김 위원장이 후진타오 주석에게 “미국의 태도에 따라서는 6자회담에서 핵무기 제조 중단을 선언하고, 미국의 검증을 통해 이를 입증할 수 있다”고 전했다는 한국정부 관계자의 발언도 보도된 바 있다.

결국 3차 6자회담을 앞두고 북한 내부에서 일정 수준의 ‘결심’이 이뤄졌다는 데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어보인다. 북한이 계속되는 미국의 압박에 대응해, 2002년 여름 수준의 ‘긍정적인 상황’을 복원하길 원한다는 징후가 여기저기서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베이징워크숍 발언을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북한 최고위층의 메시지’라고 분석한 한 참석자는 “이러한 일련의 신호음은 6자회담까지 계속될 것이며, 특히 베이징 워크숍과 유사한 ‘비공식 채널’을 주의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5월18일부터 영국의 국제전략연구소(IISS)가 런던에서 개최하는 세미나라는 지적이었다.

당초 이 세미나에는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참석한다는 설이 있었지만, IISS측은 ‘신동아’의 질의에 대해 “궁석웅 외무성 부상이 이끄는 대표단이 참석하기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6자회담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북한 외교당국의 고위급 인사가 북핵 문제와 관련해 발제를 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심장한 일. 그의 발언 내용을 통해 3차 6자회담의 전망이 보다 분명해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서두에서 설명한 쿠바 미사일 위기 얘기로 돌아가보자. 당시 백악관 참모들은 결국 문제의 ‘비공식 메신저’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흐루시초프와 같은 탱크부대에 근무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그를 신뢰하기로 결정하게 되고, 결국 이 대화채널은 위기를 무사히 넘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2004년 봄, 한반도 주변에서 울리고 있는 신호음들은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가. 언제, 누구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내야 할지 고민하는 평양과, 넘쳐나는 사인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고민하는 서울. 한반도의 외교 당국자들은 지금 몹시 분주하다.

신동아 2004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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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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