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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봉의 종횡무진 中國탐험 ⑦

문화산업에 눈뜬 문화대국, 콘텐츠는 ‘빈약’ 잠재력은 ‘막강’

권기영(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중국사무소장)이 말하는 중국의 문화산업

  • 대담: 황의봉 동아일보 출판국 부국장·전 베이징특파원 heb8610@donga.com

문화산업에 눈뜬 문화대국, 콘텐츠는 ‘빈약’ 잠재력은 ‘막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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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두는 전통적으로 문화의 고도(古都)지만, 경제적으로 낙후돼 있다가 최근 서부대개발의 핵심도시로 떠오른 곳인데, 차(茶)문화가 발달해서인지 이곳 사람들은 참 놀기를 좋아해요. 이런 특성이 오히려 문화산업에서는 굉장한 이점이지요. 예컨대 중국 온라인게임의 최고 히트작인 ‘미르의 전설’ 같은 경우 회사 본부는 상하이지만 실제 서비스해서 돈버는 곳은 청두를 중심으로 한 서남지역입니다. 청두지역이 동부의 연안지역보다 경제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오락산업은 더 발전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동북지역은 전통적으로 중공업지대였는데, 일본의 진출이 굉장히 활발합니다. 다롄(大連)시에는 일본문화가 상당히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동북지역은 또 조선족 동포가 많이 살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방송이나 문화가 가장 먼저 들어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WTO 가입과 점진적 개방정책

-2001년 11월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후 각 방면에서 개방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문화산업 분야는 현재 어디까지 개방돼 있습니까.

“공식적으로는 문화산업 쪽에서도 상당히 개방을 하는 것으로 돼 있어요. 예컨대 스크린쿼터제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연간 20편의 외국 영화를 수입할 수 있도록 했고, 외국자본에 의한 영화관 건설도 가능해졌습니다. 또 외국자본과 합작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개방의 폭은 더욱 넓어지겠지요.

그럼에도 중국의 다른 산업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장 소극적이고 규제가 많은 것이 문화 영역입니다. 가령 정보통신(IT)산업을 보면 세금 감면 조치 등 외국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유치 노력이 돋보이는데 비해 문화 쪽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외국문화가 들어와서 중국의 사회주의 정신문명을 해칠 수 있다, 특히 자본주의 문화가 인민들에게 불건전한 풍조를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정권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이데올로기를 장악해야 하는 중국정부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문화산업의 개방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는 것입니다.”



-중국정부의 입장을 말씀하셨는데요. 중국의 경우 정부가 주도적으로 문화산업 정책을 펴나가고 있지 않습니까. 중국정부의 문화산업 진흥정책이 대개 어떤 식으로 나타나고 있습니까.

“중국정부가 문화사업과 문화산업을 구분한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부터라고 하겠습니다만, 문화산업을 진짜 산업으로 인식하고 적극 추진한 것은 2000년 이후입니다. 예를 들어 애니메이션 발전 10차 5개년 계획에 따르면 각 방송국마다 애니메이션 관련 채널을 신설한다든가 성(省)급 이상 방송국은 하루에 최소한 30분 이상 애니메이션물(物)을 방영하되, 방영시간의 60%는 국산으로 하라는 식입니다. 또 애니메이션 제작 관련사들은 매년 30%씩 제작량을 늘리라는 정책도 나왔습니다.

중국은 이미 2003년을 디지털방송 원년으로 선포하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100% 디지털 방송으로 송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또 2014년경에는 중국내에서 아날로그 방식의 송출을 완전히 없애도록 하겠다는 등의 정책들을 내놓고 있어요. 주목할 것은 문화산업을 정보산업과 결합시키는 구상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처럼 적극적인 정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만, 문제는 문화산업과 관련된 각 장르들을 보면 관리하는 부서가 도처에 흩어져 있다는 점이에요. 예컨대 방송이나 영화는 광전총국에서 관리하고 있고, 전자출판물이나 게임은 신문출판서에서, 기타 순수 민간예술과 공연 연극 등은 문화부가 맡고 있어서 정책을 통일시켜 나가는 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전통문화와 외래문화의 공존

-요즘 중국의 문화현상을 관찰해보면 과거 전통문화적인 요소를 많이 간직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습니까.

“전통문화적 요소와 현대화된 국제적인 유행문화가 섞여 있다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외국과 합작해서 방송프로그램이나 드라마, 혹은 애니메이션을 만들 경우 중국에 관련된 스토리나 혹은 중국의 민족적인 색채가 짙은 작품이라야 정부당국에 의해 공동제작으로 인정받습니다. 특히 최근에 나온 애니메이션의 소재를 보면 대부분 중국의 고전에서 따온 것들입니다.

반면에 청소년들이 열광하는 유행문화는 전통적인 것과는 거의 관계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홍콩 대만, 나아가 한국 일본에서 수입되는 것들은 중국의 전통문화와는 별 관련이 없죠. 이처럼 계층별, 연령별로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면서 전통문화와 외래문화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문화를 얘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사회주의 체제의 특성과 1960~70년대 문화혁명의 경험이 여전히 영향을 끼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대중문화라는 것이 소비나 유행에 민감하기 때문에 자유롭고 유동적이라는 특성이 있습니다만, 중국은 체제의 특성상 정부 혹은 정책의 주도성이 굉장히 강하고 특히 사회주의 정신문명의 가치관이 강조되고 있어서 일정 부분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가장 비근한 예로 우수한 문화 콘텐츠의 개발은 결국 좋은 작품이나 시나리오가 나와야 가능한데, 여기에 심사제도라는 것이 있어서 많은 영향을 주고 있어요. 민감한 정책상의 문제라든가, 과거의 역사라 하더라도 현재와 관련돼 있는 것들, 폭력적인 것들, 음란성이 강한 것들이 모두 규제대상입니다. 그런데 그 규제의 기준이 아주 모호해서 속된 말로 작가가 알아서 긴다는 것입니다. 작가 스스로 한계를 설정해 창작에 임하다 보니 작품이 위축되고 재미도 없어지게 되는 것이죠. 또 소재 부분에서도 예를 들면 중국공산당에 관한 새로운 시각, 중국역사에 관한 새로운 해석이 금기시돼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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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황의봉 동아일보 출판국 부국장·전 베이징특파원 heb86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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