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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보고

한국 농업의 미래, ‘덴마크 모델’에서 찾자

정부는 은행처럼 냉정, 농민은 기업처럼 치밀

  • 김영우 프랑스 파리 9대학 세이연구소 객원연구원 yngkim1@yahoo.com/사진 GAMMA

한국 농업의 미래, ‘덴마크 모델’에서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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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덴마크 농업의 특징은 △협동조합조직의 도입과 발전 △농축산물 가공 규격의 통일 △생산제품의 철저한 품질관리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특히 1895년에 창립된 달걀판매조합은 달걀 하나하나에 생산자 마크와 번호를 매기는 품질관리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다. 조합원의 책임소재를 분명히 할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었다. 이와 같은 원산지 표시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것이었다. 이러한 혁신의 결과, 덴마크의 달걀은 런던시장에서 당시 최고급품으로 인정받던 프랑스산 달걀의 품질을 따라잡았고 시장점유율도 금방 역전됐다고 한다.

달걀에 생산자 이름 새겨

오늘날 덴마크에서는 540만명의 국내 인구가 필요로 하는 연간 육류 소비량의 3배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육류 가공식품은 수출량도 많을 뿐 아니라 세계시장에서 최고의 품질을 인정받는다.

지난해 덴마크에서 생산된 돼지고기 수출액은 40억달러에 이른다. 1만2000곳의 돼지 사육농장에서 세계로 수출하는 금액은 덴마크 전체 수출액의 약 7%를 차지한다. 이러한 덴마크 농업의 성장 비결은 고도로 조직화된 협동조합과 효율적인 생산구조에서 찾아볼 수 있다.

농지가 국토의 약 60%를 차지하는 덴마크이지만 여전히 농지보전을 위해 여러 가지 규제가 뒤따른다. 특히 환경에 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 정부는 1991년 ‘농업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행동계획’을 수립하고 농업과 관련한 환경오염 예방에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덴마크 농업의 중심인 축산과 관련해서는 배설물 저장시설의 설치를 의무화하고 가축 수에 비례해 배설물 배출을 위한 농지의 확보비율(예를 들어 젖소 2.1마리당 농지 1ha)을 설정하는 등 까다롭게 규제한다.

덴마크는 유럽연합(EU)의 공동농업정책(CAP) 규정을 중시하면서도 농업 보호에 치중한 프랑스와는 달리 생산할당이나 가격보장제도를 폐지하는 등 농업의 산업적 측면을 강조했다. 지난 1999년 3월에 합의된 CAP개혁(Agenda 2000) 방안을 놓고 벌어진 교섭에서 덴마크는 영국, 스웨덴 등과 함께 포괄적이고 대폭적인 개혁을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프랑스를 비롯해 개혁에 소극적인 다수 국가의 입김에 밀려 대대적으로 개혁하지는 못했다.

유럽연합에 농업개혁 요구

그러나 2002년 7월부터 다시 논의되기 시작한 CAP의 재검토 과정에서 덴마크는 한층 강도 높은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개혁에 소극적인 프랑스 농민의 소득은 계속 줄어드는 반면, 덴마크 농민의 소득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관심거리다.

이렇듯 덴마크는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기간산업으로 농업의 체질을 강화하기 위한 혁신 전략을 세워 실행해왔다. 특히 오늘날 덴마크 농업의 특성은 △철저한 식품안전관리 △농민육성과 지원 △풍력발전과 생물가스 등 틈새산업 발달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덴마크에서 생산되는 돼지고기 중 약 85%가 해외로 수출된다. 덴마크는 토착적인 농경민족이 아니면서도 옛날부터 돼지를 길러왔고 오늘날 세계 제일의 돼지고기 수출국으로 성장했다는 사실부터가 흥미롭다. 전설에 따르면 어느 날 바이킹의 영웅 쉐미메르가 북유럽의 전쟁신 오딘이 살고 있는 발할성(城)에 갔을 때 그곳 축제에서 맛본 돼지고기의 맛을 잊지 못해 속세로 돌아온 후 바이킹 전사들에게 이 돼지고기를 먹였다고 한다.

오늘날 파리와 런던, 뉴욕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소비되는 햄 종류 가운데 가장 고급품인 살라미(Salami)는 덴마크의 특산품이며, 일본에 팔리는 최고급 돈가스용 고기 역시 덴마크산이다. 덴마크가 수출하는 돼지고기의 13%가 특별히 돈가스용으로 만들어져 일본으로 팔려나간다. 연 5억달러에 이르는 대일(對日) 돼지고기 수출 규모는 덴마크에서 수입하는 일본산 자동차와 가전제품을 합친 것보다 크다고 한다.

덴마크에서는 비단 돼지고기뿐 아니라 모든 식품의 안전과 청결을 위해 생산과 수출과정에서 여러 단계에 걸쳐 지정 연구소나 검사기관의 각종 검사를 반복적으로 받게 한다. 이렇게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농축산물만이 붉은색의 덴마크 상징 로고를 붙일 수 있다. 이 로고는 안전하고 청결하며 신선한 식품임을 덴마크 정부가 보증한다는 표시다. 1219년 세계 최초로 국기를 사용한 민족답게 돼지고기에도 국기문양을 통해 자긍심을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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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 프랑스 파리 9대학 세이연구소 객원연구원 yngkim1@yahoo.com/사진 GAM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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