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월호

위험수위! 북한-이란 핵 커넥션

평양, ‘핵 기술 중동 이전’ 걸고 美와 마지막 승부?

  • 강정민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핵공학박사 jmkang55@hotmail.com

    입력2007-07-09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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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뉴스는 주목을 받지만, 어떤 뉴스는 엄청난 잠재적 의미에도 눈길을 끌지 못한다. 5월초 외신을 통해 전해진 북한과 이란의 ‘기술협력 강화 합의’ 같은 뉴스가 대표적이다. 언론은 물론 전문가들로부터도 거의 주목받지 못한 이 소식에는, 북한-이란 사이의 핵 커넥션 가능성과 이를 통해 미국을 압박하려던 5월 평양의 속내가 숨어 있다.

    이 시기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의 해결이 4개월 이상 표류하는 가운데, 워싱턴 일각에서는 북한과 중동의 핵 협력 가능성을 우려하는 미국 내 강력한 보수세력이 2·13합의의 의미 자체를 문제 삼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었다. 때마침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북한과 이란을 강도 높게 비난하고 나섰고, ‘백악관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다’ ‘대북정책의 기조가 다시 바뀌려는 징후가 아니냐’는 분석이 쏟아졌다. 장밋빛 찬사 속에 시작된 2·13합의가 지연되는 동안 한켠에서는 ‘핵 기술의 중동 이전’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두고 평양과 워싱턴의 힘겨루기가 도사리고 있는 분위기다.

    플루토늄을 통해 핵실험에 이른 북한, 수개월이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고농축우라늄 생산시설을 최근 완공한 이란. 서로가 갖지 못한 것을 가진 두 나라의 핵 커넥션 가능성을 분석하고 이러한 흐름이 한국에 던지는 ‘전혀 새로운 국면’의 질문을 짚어본다.


    위험수위! 북한-이란 핵 커넥션

    이란 핵개발 계획 관련 시설

    5월10일 북한과 이란은 테헤란에서 고위급 회담을 갖고 양국간 협력강화에 합의했다. 파르비즈 다부디 이란 부통령은 이날 테헤란을 방문 중인 김영일 북한 외무성 부상과 회담한 뒤 “이란과 북한 사이의 협력은 무제한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김 부상은 “평화적 목적의 핵개발은 모든 국가의 당연한 권리”라며 이란의 핵에 대한 태도를 지지했다.

    북한과 이란은 양국 현안을 협의한 뒤 협력확대를 위한 양해각서에 서명했으며, 이에 의거해 매년 부외무장관 수준의 대표를 상호 파견해 국제적 이슈에 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북한과 이란의 협력관계는 갈수록 강화될 것임을 예고하는 제스처였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10일 후인 5월20일에는 테헤란에서 북한-이란 친선주간 행사를 거행하기도 했다.



    사실 북한과 이란의 긴밀한 협력관계는 그 뿌리가 깊다. 우선 미사일 기술에 관한 협력은 1980년대인 이란-이라크전 때부터 이미 시작됐다. 당시 북한은 단순히 이란에 미사일을 판매한 것만이 아니라 미사일 조립시설의 설치를 돕고 관련 기술문서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라크전 기간 북한은 이란에 최대사거리 300km 정도인 화성5(스커드B) 미사일을 수출했고, 이란은 이를 샤하브(Shahab)1으로 명명해 사용했다.

    1980년대 이후 북한과 이란의 관련 기술자 및 군인 관계자들은 정기적으로 양국을 교차 방문해 미사일 분야에 있어 상호 협력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왔다는 것이 정설이다. 국가항공우주정보센터의 2006년 보고에 따르면 이란이 보유한 미사일 가운데 최대사거리(1300km)를 자랑하는 샤하브3 미사일은 북한의 로동미사일 기술을 근거로 한다고 한다.

    이러한 북한-이란 간 미사일 연계는 최근까지도 밀접하게 이어지고 있는 듯하다. 5월16일 ‘연합뉴스’는 4월25일 북한이 인민군 창건일 기념 군사퍼레이드에서 공개한 사거리 4000km의 신형 중거리 미사일이 이란에서 ‘원정 발사실험’됐다는 첩보가 입수돼 관련국 정보당국이 이를 추적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무수단 미사일’로 명명된 이 미사일은 구 소련이 잠수함 발사용으로 개발한 SSN-6를 북한이 개조한 것으로, 사거리 2500~4000km의 신형 중거리미사일(IRBM)인 것으로 분석됐다.

    꾸준히 이어져온 북한-이란 간 공식·비공식적 협력관계의 확대가 새삼 주목을 받는 것은 양국의 핵무기 프로그램이 이미 현실적인 위협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대량살상무기 운반수단인 미사일 분야뿐만 아니라 핵과 관련한 북한의 민감 기술이 핵개발을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이란으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명분 아래 이전될 위험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 그 반대의 가능성도 마찬가지다. 이는 단순히 한반도나 동북아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적인 차원의 안보 문제가 터져나오는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

    이란, 몇 달 뒤면 우라늄 폭탄 생산

    북한과 이란의 핵 기술 협력을 보다 정밀하게 살펴보기 위해 우선 이란의 핵개발 현황을 되짚어보자. 주지하다시피 핵무기 개발에는 크게 우라늄을 농축하는 방법과 원자력시설의 폐연료봉을 재처리해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방법이 있다. 2002년 불거진 이른바 2차 북핵 위기는 북한이 우라늄 농축을 시도하고 있다는 미국측의 정보로 촉발됐지만, 실제로 지난해 이뤄진 북한의 핵실험은 플루토늄에 기반을 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란은 두 가지 방법을 모두 시도해왔고, 그 가운데서도 북한의 핵실험과는 다른 경로인 우라늄 농축 분야에서 매우 큰 진척을 보이고 있다는 보도가 최근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핵과 관련한 이란의 첫 번째 움직임은 4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7년 미국으로부터 열출력 5MW 용량의 실험용 원자로를 도입하고 동시에 소량의 플루토늄 분리실험이 가능한 핫셀(hot cell·방사선차폐구역)을 제공받은 이란은, 1970년 2월 핵확산금지조약(NPT)에 서명함으로써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발을 들여놓았다. 1974년 1차 오일쇼크 이후 이란원자력기구(AEOI)를 설치한 이란은 1974년 부셰르에 열출력 120만KW와 130만KW의 경수로 원전 2기 건설을 시작한다. 그러나 이란-이라크전 기간에 건설 중이던 원전 2기가 파괴됨으로써 계획은 사실상 중단됐다.

    그러나 같은 기간 이란은 원전 계획과는 별도로 핵무기 개발에도 눈독을 들였다. 1970년대 팔레비 국왕 시절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기본신고사항인 핵물질, 시설, 활동을 장기간 IAEA에 신고하지 않은 채 핵무기 개발에 착수했다가 1979년 팔레비 국왕의 실각과 함께 중단된 바 있다.

    그러나 1985년 이란은 독일 라이펠트(Leifeld)사로부터 원심분리기 부품을 수입해 가스원심분리법 농축프로그램을 가동함으로써 중단됐던 핵개발을 재개한다. 이란이 조립한 원심분리기 대부분은 1980~90년대 파키스탄이 네덜란드계 다국적기업인 우렌코(Urenco)사의 모델을 바탕으로 제작한 P-1형과 유사한 것으로, 파키스탄측 기술과 설계도를 근거로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란의 비밀 핵개발은 2002년 8월 이란 내 반정부 단체인 국민저항위원회(NCRI)가 “이란 정부가 나탄즈에 실험용 및 상용 우라늄 농축시설을, 아라크에는 중수생산시설을 비밀리에 운영하고 있다”고 폭로함으로써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란은 우라늄 변환능력과 관련해 1977년부터 5년간 수입한 감손우라늄 및 우라늄 원광을 사용해 1981~93년에 UO2→UF4, UF4→UF6(또는 금속우라늄)으로 변환하는 실험을 실시했으며, 2002년부터 나탄즈에 우라늄 농축 관련시설을 갖추었다. 2003년에는 인근 에스파한에 우라늄원광을 원심분리기용 육불화우라늄(UF6) 가스로 만드는 우라늄 변환시설을 건설하기도 했다.

    이렇게 해서 얻어진 UF6 가스를 원심분리기에 넣고 농축하면 무기급 우라늄을 얻을 수 있으므로 이때까지 이란의 핵 기술 수준은 중간 단계였다고 말할 수 있다. 육불화우라늄을 농축하는 경로에는 크게 ‘가스원심분리’와 ‘레이저 동위원소 분리’ 기술 두 가지가 있는데, 이란은 이 두 가지 기술을 모두 시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나탄즈의 농축시설에서 1999년과 2002년 두 차례 UF6 1.9kg을 사용한 농축실험을 실시해 U235 농도 1.2% 이내의 저농축우라늄(LEU)을 소량 생산했고, 하슈트게르드 인근의 2개 시설에서는 레이저 동위원소 분리법을 이용해 소량의 LEU를 생산했다는 것이다.

    물론 저농축우라늄 수준이라면 위험하다고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 그러나 5월15일자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IAEA는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에서 1300기의 원심분리기가 우라늄 농축을 원활하게 수행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현재 상태라면 이란은 6월까지 원심분리기 3000기를 가동할 수 있을 것이며, 연말까지는 여기에 더해 추가로 5000기를 도입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설명했듯, 이란은 P-1형 원심분리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미 알려져 있는 P-1의 농축능력과 최근 알려진 이란의 원심분리기 도입 대수를 비교해보면 이란이 무기급 우라늄을 보유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 추산할 수 있다. 필자의 계산에 따르면 이란이 천연우라늄을 이용해 핵무기 1기 분량에 해당하는 ‘우라늄235 90% 농축도의 고농축우라늄(HEU) 25kg’을 생산하려면 원심분리기 1300기의 경우 약 2년, 3000기는 약 10개월, 8000기는 약 4개월 이하가 소요될 것이다.

    아무리 막으려 해도

    핵무기 개발의 또 다른 경로인 플루토늄 추출 생산과 관련, 이란은 아라크 지역에 연간 약 9kg의 플루토늄 생산이 가능한 열출력 40MW 중수로(IR-40)를 2009년 가동목표로 건설 중이다. 이란은 기술적으로는 이미 실험실 수준의 플루토늄 분리실험에 성공했다. 테헤란 원자력연구소 내 3개소의 글로버박스에서 중성자 조사된 UO2 7kg 중 3kg을 사용해 소량의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주지하다시피, 2001년 9·11테러 이후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긴장은 엄청나다. 21세기 국제정치의 화두가 ‘테러와의 전쟁’이라고 일컫는 만큼 미국은 이 분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고,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가 테러집단이나 불법 비국가단체에 유입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말 그대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은 국제사회에 수출통제체제의 강화와 확산행위에 대한 처벌강화를 요구하며 이를 유엔안보리 결의 1540 조치로 현실화한 바 있다.

    안보리결의 1540은 WMD 확산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모든 국가에 WMD 불법거래 방지를 위해 협력할 것을 촉구하며 미국이 주도하는 PSI(Proliferation Security Initiative·확산방지구상)의 추진근거를 제공했다. 한국 정부도 2004년 10월 안보리결의 1540 이행에 대한 국가보고서를 제출했다.

    PSI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핵과 미사일 등 WMD가 주로 해상으로 운반되는 것을 막기 위해 회원국 간에 정보를 공유하고 필요한 경우 합동작전을 펼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003년 미국이 주창해 설립돼 현재는 70개국 이상의 참여국 간에 협력활동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 북한을 의식해 PSI에 정식 참여는 하지 않고 있지만, 만일 북한의 WMD 운송선박을 검색해야 할 상황이 발생하면 남북해운합의서를 근거로 조치를 취하기로 하는 등 PSI의 원칙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상태다.

    이 외에도 핵 테러 방지를 위한 최근의 국제협력체제로는 ‘핵 테러 방지 글로벌 구상’이 있다. 이는 핵 물질의 관리 및 보호 강화, 핵 물질의 불법거래 탐지 강화, 테러집단에 대한 지원 제공 금지, 정보교류촉진 등을 목적으로 2006년 7월 주요 8개국 정상회담 때 미국과 러시아 간 합의에 따라 결성된 것이다. 5월23일 한국 정부도 참여하기로 결정하고 이 구상의 원칙선언 승인서를 미국과 러시아에 기탁했다.

    그러나 이러한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한 국가에서 다른 국가로의 핵 물질 혹은 핵 기술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예를 들어 1kg의 금속 플루토늄 구체(球體)는 반지름 2.3~2.4cm에 불과해 당구공보다 작다. 방사능도 미약해서 작은 납 상자 하나면 충분히 차단할 수 있다. 공항이나 항구, 국경검문소처럼 방사능검색기가 장착된 지역에서는 이를 검색할 가능성이 크지만, 대형 선박에 실린 화물의 경우 플루토늄이 든 조그만 납 상자를 선박 지하구석에 숨겨둔다면 이를 찾아내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개인이 소량의 플루토늄이 든 납 상자를 배낭에 넣고 경계가 삼엄하지 않은 일반 국경지역 - 예를 들어 압록강 같은 - 을 넘는다면 이는 결코 찾아낼 수 없다.

    만일 북한의 핵 물질이 테러집단으로 이전된 사실이 발각될 경우, 혹은 테러집단이 핵 테러에 사용한 플루토늄이 북한에서 생산된 것으로 판명되는 경우, 그 결과 북한에 가해질 국제사회의 제재는 지난해 핵실험 이후의 분위기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것이 된다. 경제제재뿐 아니라 무력공격까지 검토대상이 될 수밖에 없음은 불문가지다. 이를 감안하면 북한이 정권의 존망을 걸고 핵무기 또는 핵물질(주로 플루토늄)을 테러집단에 유출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다.

    ‘내게 없는 것이 네게 있다’

    테러집단으로 핵이 이전될 가능성이 낮은 것과 마찬가지로, 북한이 이를 이란에 팔 가능성 역시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서두에서 살펴본 것처럼 최근 양국이 보여주고 있는 기술협력 움직임을 감안하면, 북한이 ‘평화적 이용’이라는 명목 아래 양국간 원자력 협력을 통한 핵무기 프로그램 관련 민감 핵기술(재처리 기술 혹은 나아가 핵무기 제조기술까지)을 이란에 이전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혹은 그 반대로 이란의 우라늄 농축 기술이 북한에 도입될 가능성도 마찬가지다.

    앞서 설명했듯 북한은 이란이 완성하지 못한 플루토늄 재처리를 기반으로 핵실험에까지 이르렀고, 이란은 북한이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우라늄 농축시설을 이미 완성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양국이 핵무기 개발의 두 경로에 있어 서로를 필요로 할 이유는 충분하다.

    이란이 2009년 가동 목표로 아라크 지역에 건설 중인 중수로(IR-40)가 완공되면 연간 약 9kg의 플루토늄 생산이 가능하지만, 재처리 기술 없이는 사용후핵연료 속에 생성되는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없다. 북한의 재처리 기술이 이란에 전수되면 이란은 IR-40에서 나온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해 추출한 플루토늄을 핵무기로 전용할 수 있다.

    또한 재처리에서 확보한 플루토늄을 핵 기폭장치에 장전 가능한 형태인 금속피트로 만드는 기술이나, 핵 기폭장치 제조와 관련한 북한의 노하우도 이란에는 긴요하다. 이란이 현재 보유한 것으로 전해진 우라늄 농축시설에서 고농축우라늄(HEU)을 생산하면, 북한의 관련 기술은 매우 유사하게 우라늄 핵폭탄을 만드는 데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금속 우라늄의 물리적 특성은 금속 플루토늄의 그것과 유사하다).

    이란은 핵무기 프로그램 관련 기술의 확보를 위해, 북한은 우라늄 농축기술이나 재정지원, 에너지 자원(특히 석유)의 확보를 위해 상호 거래의 필요성을 절감할 수 있다. 더욱이 양국은 앞서 살펴본 것처럼 이란-이라크전 당시의 미사일협력에서부터 최근의 공식적인 협력강화 합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술협력의 역사를 갖고 있다. 향후 북한-이란 간 핵 거래의 가능성을 결코 배제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장 끔찍한 악몽

    부시 행정부의 생각은 다른 듯하지만, 국제법적으로 따지면 북한과 이란은 모두 유엔 회원국으로 미국과 아무런 자격의 차이가 없는 정식 국가다. 안보리결의 1540, PSI, 핵 테러 방지 글로벌 구상 등은 모두 국가가 아닌 테러집단 등 준(準)국가단체가 테러를 목적으로 WMD를 획득하거나 보유하는 것을 막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평화적인 이용’이라는 명목하에 정식 국가끼리 원자력 협력을 통해 민감 핵기술을 교환하는 경우는 여기에 적용되지 않는다. 쉽게 말해 현재의 국제안보체제는 핵무기나 핵 물질이 아닌 ‘핵무기 프로그램 관련 기술적 노하우’가 북한으로부터 이란으로 이전되는 경우에 대해 속수무책이다. 이를 사전에 방지하거나 사후에 제재할 국제법적 근거가 없는 것이다.

    위험수위! 북한-이란 핵 커넥션
    강정민

    1965년 경남 김해 출생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졸업, 동 대학원 석사, 도쿄대 시스템양자공학 박사

    한국원자력연구소 연구원, 프린스턴대 에너지환경센터 객원연구원, 평화협력원 연구위원 역임

    現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 센터(CISAC) 객원연구원


    북한 핵 기술의 중동 이전은 부시 행정부의 ‘가장 끔찍한 악몽’일 뿐 아니라 국제 핵확산금지체제의 근간인 NPT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하고 전세계 안보에 비상벨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것은 너무도 명백하다. 그 반대의 경우, 즉 북한이 이란으로부터 우라늄 농축기술이나 노하우를 도입해 지난해의 핵실험과는 다른 ‘더욱 완벽한’ 핵무기를 다량으로 보유하게 된다면 이는 한반도뿐만이 아니라 동북아, 나아가 전세계의 위협이 될 것이다. 북한과 이란의 핵 거래를 방지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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