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네디우주센터의 국제우주정거장 제작 시설의 전경. 서울의 절반 크기인 케네디우주센터에는 1만50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기술진 10여 명도 ISS의 핵심 구조물로 5개 우주실험실 가운데 하나인 키보(KIBO) 실험실을 제작하느라 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들은 키보 실험실의 제작 과정에서 발생한 작은 결함의 원인을 찾기 위해 며칠째 밤을 새우고 있다고 KSC 관계자가 귀띔했다. 직경 약 4m, 무게 22.5t의 대형 철제 원통 모양을 한 이 실험실은 사상 최대 규모의 우주실험동(棟)으로 우주왕복선 화물칸의 75%를 차지할 만큼 크다. 이 실험실은 2009년 완성돼 우주왕복선에 실려 우주공간으로 쏘아 올려져 조립된다.
10번째 우주과학 실험국

아틀란티스호가 정비시설에서 기체와 전기전자 장비 점검을 받고 있다.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실험실 조립 현장에 다가가 연신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대자 일부 일본 기술진은 기자를 흘끔흘끔 곁눈질하며 경계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잠시 후 “우주공간에서 사용될 ISS의 초정밀 전자장비에 대한 테스트가 이뤄지는 곳이니 카메라 플래시는 터뜨리지 말아달라”고 정중히 요청해왔다.
ISS는 승무원의 거주시설과 연구시설, 지원시설 등 총 40여 개의 구조물로 나뉘어 제작됐다. 이 구조물들은 우주왕복선의 화물칸에 실려 지구궤도 407km 우주공간으로 옮겨져 로봇팔 등에 의해 조립되고 있다.
캐나다는 ISS의 조립과 유지보수에 사용되는 16.7m 길이의 로봇팔을, 유럽업체들은 가압연구실을, 러시아는 즈베즈다 서비스 모듈로 불리는 승무원 생명유지 및 거주시설을 각각 맡아 제작하고 있다. 이곳에서 상주하는 각국 기술진은 300여 명.
1998년 말부터 시작된 ISS의 공정률은 현재 75%로 총 133억달러(약 12조2500억원)를 들여 2010년까지 완공될 예정이다. ISS 완공 때까지 우주왕복선은 이곳에서 완성된 구조물을 싣고 13차례 더 발사될 예정이다.
현재 ISS에는 승무원 3명이 미국 텍사스 휴스턴과 러시아 모스크바 우주관제센터의 도움으로 4~6개월씩 상주하면서 생명과학, 물리학, 지구관측을 포함한 각종 실험은 물론 ISS에 부착된 로봇팔로 ISS 제작에도 참여하고 있다. 승무원들은 ISS에 결합돼 있는 러시아의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지구로 귀환할 수 있다.
한국 최초 우주인 고산씨도 내년 4월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ISS에 1주일 정도 머물며 무중력 우주공간에서만 가능한 다양한 과학실험을 할 계획이다. 고씨가 수행할 연구는 청소년 교육자료로 활용할 교육실험 5가지와 산업·경제적 활용가치가 있는 기초과학실험 13가지 등이다. 고씨가 ‘우주실험 전문가’로 실험을 성공리에 마치면 한국은 러시아와 미국, 프랑스 등에 이어 10번째 우주과학 실험국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