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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레절레, 부글부글… 나를 미쳐버리게 하는 중국, 중국인

상하이 2년 온몸 체험기

  • 윤수정 우먼센스 생활팀 기자

절레절레, 부글부글… 나를 미쳐버리게 하는 중국, 중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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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레절레, 부글부글… 나를 미쳐버리게 하는 중국, 중국인

상하이의 대형마트. 필자는 액체 세제를 덜어가는 사람을 보고 당황한 적이 있다.

동네 슈퍼마켓에서는 더 황당한 에피소드가 많았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E사의 배터리 6개들이 묶음을 사서 그중 하나를 자명종시계에 끼웠다. 그런데 시곗바늘이 꼼짝을 안 한다. 같은 묶음에서 다른 건전지를 꺼내 바꿔 끼우니 바늘이 움직인다. 말로만 듣던 가짜 배터리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슈퍼마켓에서는 ‘한국 C사 브랜드 가짜 미역이 유통되고 있으니 진짜와 꼭 비교하고 구입하라’는 안내문을 내붙일 정도이니 중국이 만들지 못하는 가짜가 있을까 싶다.

장을 볼 때 골치 아픈 건, 가짜 속에서 진짜를 찾아낼 때만이 아니다. 진열한 물건의 80% 이상이 수입품인 고급 슈퍼마켓에서조차 복병을 만난다. 상하이에서 알고 지낸 한 주부는 슈퍼마켓에서 사온 뉴질랜드산 꿀이 담긴 병 뚜껑을 열었을 때 안전막(safety seal)이 없어 꺼림칙했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포장이 제대로 안 된 꿀을 누군가 입을 대고 먹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라면 말도 안되는 얘기라며 손사래를 치겠지만, 중국의 대형마트에선 현지인들이 미리 준비해온 병에 액체 세제를 덜어가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띄는 터라 그 얘기를 들었을 때 필자도 인상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섬유유연제나 샴푸를 사려고 제품을 들어보면 표시된 용량보다 가벼운 느낌이 드는데, 뚜껑을 열어 그 양이 줄었는지 확인해볼 수 없으니 정량 제품을 사들고 나오면서도 찝찝함을 떨쳐낼 수 없다.

사람보다 차가 절대 우선

친구: “뭐해? 얼른 건너!”

필자: “저기, 저쪽에서 차가 오는데….”



친구: “보행 신호 켜졌으니 어련히 멈출까. 얘가 중국 다녀오더니 이상해졌어. 어서 건너!”

며칠 전, 보행자 신호가 켜진 다음 셋을 세고 건너라는 어른들의 말씀을 지키고도 한참을 머뭇거리는 내게 친구가 참다못해 한소리했다. 보행신호가 켜지면 자동차가 멈춘다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몸이 믿지를 않는다. 상하이에선 엄연히 보행 신호가 들어와 있는데도 자동차들이 거리낌 없이 우회전을 하고, 직진 신호에 냅다 좌회전하는 차량 때문에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극도로 몸을 사려야 했기 때문이다. 상하이에선 좌회전 신호가 없는 교차로에서 직진 신호 때 좌회전할 수 있다. 죽고 싶지 않으면 알아서 피하라는 식으로 전속력으로 달려와 좌회전하니 우리나라의 ‘비보호 좌회전’ 표시는 애교스럽기까지 하다.

“천천히 달리면 사고 난다”

중국의 교통법이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는 몰라도 경험에 비춰볼 때 중국은 사람보다 차가 우선인 곳이다. 차 한 대 간신히 지날 만한 골목에서 길을 건너기 위해 손을 들고 멈춰달라는 신호를 보내면 ‘뭐하는 짓이야?’ 하는 시선으로 제 속력 유지하며 제 갈 길 가는 상하이의 운전자들….

횡단보도가 있어도 전혀 보호받을 수 없으니 상하이 사람들은 굳이 횡단보도를 찾지 않는다. 악순환이라고 해야 할까, 무단횡단이 일상화되어 있다. 처음엔 어떻게 이렇게 무질서할 수 있나 생각하지만, 상하이에서 여름과 겨울을 겪고 나면 참을성의 한계를 뼛속까지 체감한다. 40℃를 넘나들고, 습도 80%에 이르는 무더위와 살을 에는 칼바람 속에서 자동차들이 존중하지도 않는 횡단보도를 찾아가 보행 신호를 기다리기란, 천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해도 포기하고 싶어질 만큼 힘든 일이다.

그러나 도로가 한산하다 싶으면 역주행도 서슴지 않는 차량, 그 속에 섞여 달리는 오토바이와 자전거까지 걸러내며 무단횡단하려면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요 상당한 노하우가 필요하다. 그러니 관광객이라면 괜히 현지인들의 무단횡단 대열에 끼지 말고, 그나마 사정이 좀 나은 횡단보도를 이용하는 편이 낫다. 접촉사고라도 당하면 몸 상한 것도 억울한데, 책임을 뒤집어쓰고 금전적 피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상하이에 “교통사고를 당해 죽지 않았다면 얼른 일어나서 가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필자가 상하이에 머문 2년 동안 지인 여러 명이 출장이나 휴가차 상하이를 방문했다. 그때 그들 대부분이 택시를 타고 이동했는데, 처음엔 택시비가 싸서 반색했다가 이내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경험담을 털어놓곤 했다. 신호 무시, 차선 무시, 옆 차 무시에 번쩍이는 상향등은 기본, 경적은 늘 누르다가 가끔 손을 떼는 건가 싶을 정도로 시끄럽게 울려대는 난폭 운전 때문이다. 고가도로라도 만나면 더 가관이다. 진입로와 출구에서 먼저 들고 나려는 자동차끼리의 몸싸움이 치열하다. 그 광경을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어 눈을 감고 기도했다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도 자동차끼리 부딪치는 일이 거의 없으니 신기할 따름이다. 엔진이 터질 듯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속력을 내고, 깜빡이 켤 새도 없이 차로를 휙휙 바꾸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에 놀라운 반사신경으로 브레이크를 밟는다. 상하이 정착 초기, 필자가 “도대체 운전을 왜 이렇게 하느냐. 늦게 도착해도 좋으니 제발 천천히 가자”고 했을 때 택시기사는 한 수 가르쳐준다는 식으로 “모두가 빨리 달리는데 내 차만 천천히 달리면 오히려 사고가 난다”고 말하며 속도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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