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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미 PD의 지구촌 현장

민주화운동이 종교전쟁으로 변질 알카에다·쿠르드 개입으로 대혼란

시리아 내전 3년

  • 김영미 │국제분쟁지역 전문 PD

민주화운동이 종교전쟁으로 변질 알카에다·쿠르드 개입으로 대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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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24일, 드디어 국제연대 ‘시리아의 친구들’에 소속된 나라의 외무장관들은 첫 회담에서 반정부 세력인 시리아국가위원회에 대해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변화를 열망하는 시리아 국민을 대변하는 대표가 진정 적법한 대표다”라는 내용의 선언문을 발표했다. 사실상 알아사드 정부를 시리아의 적법 정부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선언이었다.

‘시리아의 친구들’은 2차 회담에서 시리아의 반정부 세력에 대해 물질적 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등 4개국이 수백만 달러의 지원 의사를 밝혔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도 시리아 반정부 세력과 외부 세계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통신 장비를 제공하겠다고 밝혔고, 한국 정부도 구호자금 100만 달러를 내놓기로 했다. 이에 반정부 세력 대표인 부르한 갈리운 시리아국가위원회 의장은 “자유시리아군 소속 장교와 병사, 레지스탕스에 대해 일정한 급여를 지급할 것”이라며 만족스러워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반군은 국제적 연대를 등에 업고 승승장구했다. 기세를 몰아 수도 다마스쿠스뿐 아니라 북부 알레포와 홈즈, 남부 다라를 중심으로 세력을 확장해나갔다. 또 다른 외부의 개입이 시작됐다. 사우디아라비아나 이집트, 이라크 등 아랍 국가에 시리아 정부군과 싸우는 반군을 지원하기 위해 무장 전사가 몰려들었던 것이다. 자유시리아군은 이들을 환영했다. 자유시리아군에서 활동하는 샤피크 대위는 “같은 아랍권에서 우리를 돕고자 외국 전사들이 부대로 찾아왔다. 우리는 차를 대접하고 환영했으며 전투에도 같이 나갔다. 그들은 우리의 귀한 손님이었다”고 말했다.

외국에서 들어온 전사 수는 이후 급격히 불어났다. 나중에는 아랍 국가뿐 아니라 파키스탄이나 우즈베키스탄, 우크라이나, 체첸 등에서도 몰려왔다.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 전사들이었지만 자유시리아군은 천군만마를 얻은 듯 고마웠다. 그러나 이것이 화근이 됐다.

자유시리아군보다 외국 전사 수가 많아지면서 서서히 전세가 역전됐다. 샤피크 대위는 “그들은 수가 많아지며 우리 지휘 통제를 따르지 않게 됐다. 그들은 우리의 전투를 지하드(성전)라고 불렀다. 우리가 피를 흘리며 싸우는 것은 독재 정권에 항거하며 민주주의를 이루고자 하는 시민의 열망을 지키기 위해서다. 그러나 외국 전사들은 알라(하느님)를 위해 싸우고 있었다”고 말했다. 외국 전사들에게 시리아 내전은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한 전쟁이 아니라 종교전쟁이었던 것이다.



알아사드 정권은 이슬람 시아파의 일종인 알라위파다. 시리아 내에서 알라위파는 소수에 불과하다. 다수는 이슬람 수니파다. 외국 전사들은 주로 수니파를 추종하는 이슬람 전사들이었다. 이들은 시리아 내전을 점차 ‘시아파 대 수니파’의 종교전쟁으로 만들어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시리아 정부는 헤즈볼라와 이란에까지 도움을 요청하며 시아파 연대를 구축해 대항했다. 물론 명분상 반군에 맞서는 전략일 수도 있었지만, 도움을 요청한 상대가 시아파였기 때문에 자연스레 시리아 내전은 종교전쟁으로 흘러갔다. 자유시리아군 내부에서도 이 문제를 놓고 연일 분란이 일었다. 자신들을 도와준 외국 전사들이 고맙지만 ‘민주주의 대 종교’라는 갈등 때문에 고민이 깊어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외국 전사들은 자신만의 군대를 조직하기 시작했다. 반군이 둘로 쪼개진 것이다. 그동안 ‘정부군 대 반군’이었던 구도가 ‘정부군 대 자유시리아군 대 외국 전사’의 삼각구도로 변화됐다.

그런데 문제는 외국 전사의 상당수가 알카에다와 연계된 그룹이라는 점이다. 그들은 시리아 전역에서 공공연히 알카에다 깃발을 내걸고 전투를 벌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시리아 내전은 민주주의 국가 건설이라는 원래 취지는 사라지고 지하드 전쟁으로 변질됐다. 자살폭탄 테러나 참수, 납치 등 그동안 흔히 보아왔던 알카에다의 만행이 시리아에서 그대로 재현됐다.

정부군, 시민군, 알카에다

급기야 지난해 10월, 알카에다에 연계된 알누스라전선을 포함한 반군 13개 단체는 공동 성명을 발표하면서 “시리아국민연합(SNC)은 더 이상 반군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자유시리아군으로서는 승냥이를 쫓으려다 범을 불러온 꼴이 된 것이다. 자유시리아군의 한 고위급 지휘관은 “그들(외국전사)의 정체가 알카에다임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숫자의 전사가 시리아 내부로 유입된 상황이었다. 그들은 부대를 만들어 마을을 하나씩 점령하기 시작했고 우리는 정부군과 알카에다 둘을 상대하는 힘든 싸움을 해야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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