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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옷 잘입는 남자가 성공한다

성공한 남자들의 옷차림 노하우

  • 최희정 자유기고가

성공한 남자들의 옷차림 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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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성공적인 옷차림 비결은 일단 마음에 들 때까지 옷을 입어본다는 것. 다음날 입고 나갈 옷을 전날에 완벽하게 준비해야 직성이 풀린다. 한두 번은 모르겠지만 10년이 넘도록 하루도 빠짐없이 다음날 입고 나갈 옷을 미리 준비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그가 이렇게 하는 것은 탤런트라는 직업 때문만은 아니다. 거울 앞에서 이옷 저옷 입어보고 서로 어울리는 것을 찾아내는 일이 재미있기 때문이다.

“거울 앞에 신문지 깔아놓고 구두까지 몽땅 준비해 신어봐요. 옷이 맘에 들 때까지 입어보는데 심한 경우에는 서너 시간도 걸렸어요. 더운 여름날 땀을 뻘뻘 흘려가며 수십 번씩 옷을 벗었다 입었다 한다고 상상해 봐요. 얼마나 우습고 어이가 없겠어요. 가끔 주위 사람들한테 ‘옷에 중병 걸린 사람이다’는 핀잔을 듣기도 하지만 이렇게 해서 옷을 맞춰 입고 나가야 제 맘이 편하거든요.”

그는 정장류를 좋아한다. 가끔 외제 브랜드 옷을 사입고 주로 자기 체형을 고려해서 맞춰 입는다. 목걸이나 팔찌와 같은 액세서리는 하지 않고 대신 넥타이핀이나 커프스버튼으로 멋을 낸다. 정장은 대략 100여 벌, 커프스버튼이나 넥타이핀은 10개 정도로 그때그때 기분과 분위기에 맞게 연출해서 입는다.

김용건씨가 옷차림말고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있다면 걸음걸이다. 캐주얼 의상을 입었을 때는 경쾌한 걸음을 하고, 정장류를 입었을 때는 여유롭게 보이기 위해 천천히 걷는다.



구두 역시 그가 아끼는 소품. 주로 슈트(suit) 색상과 비슷한 것을 골라 신는다. 간혹 감색 양복에 고동색 구두를 신거나 흰 양말을 신은 동료 탤런트를 보는데 그때마다 저절로 눈살이 찌푸러진다. 양복이나 와이셔츠도 중요하지만 옷차림을 제대로 마무리하려면 구두와 양말까지 맞춰 신어야 제멋이 난다는 것이 그의 철칙이다. 또 구두를 고를 때는 먼저 자신의 체중을 받쳐주어야 하기에 구두 바닥의 가운데가 단단하며 다른 부분이 탄력이 있는지도 꼼꼼히 살펴본다. 또 하루 종일 촬영하다 보면 땀을 흘릴 때가 많기 때문에 이왕이면 구두 안쪽 부분이 땀을 잘 흡수하고 박테리아 발생을 막는 가죽으로 처리된 것을 고른다.

옷은 한 사람의 인격을 담는 그릇입니다. 드라마 속 인물도 마찬가지여서 의상에 따라 배역이 살고 죽을 수도 있지요. 옷을 잘 입으려고 사기도 많이 샀는데 비싼 옷은 별로 없어요. 시장에서 산 옷이라도 신발이나 머리, 양말하고 조화를 이루면 멋진 차림이 됩니다”고 말하면서 귀찮더라도 거울 앞에서 옷을 자꾸 입어보라는 조언도 빠뜨리지 않는다.

지난 96년 미국의 연예주간지인 ‘피플’ 지에서는 어떤 옷이든 멋지게 소화해 내는 ‘베스트 드레서’와 나름대로 한껏 멋을 부리고도 썰렁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최악의 드레서’를 각각 10명씩 선정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베스트 드레서로 첫손에 꼽힌 사람은 흑인으로는 처음으로 미스 USA에 뽑혔다가 왕관을 박탈당하는 불운을 겪었던 여배우 바네사 윌리엄스. ‘때와 장소에 따라 적절한 옷을 골라 입는다’는 평을 듣는 그녀의 멋진 몸매도 베스트 드레서로 꼽히는 데 일조했다. 영화 ‘스피드’로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갖고 있는 여배우 샌드라 블록도 베스트 드레서로 뽑혔다. 편안하고 친근한 ‘이웃집 소녀’ 같은 자신의 이미지에 걸맞게 요란하지 않은 옷을 입는다는 평. 여배우 세어는 몸에 착 달라붙는 비닐패션을 즐기는 탓에 ‘최악의 드레서’로 뽑히면서 ‘그 패션은 도저히 집에서 한 발짝도 나서서는 안 될 옷차림’이라는 혹평까지 들어야 했다.

시카코 불스의 농구스타 마이클 조던은 맞춤 양복을 언제나 깔끔하게 차려 입어 최고의 멋쟁이로 뽑힌 반면, 같은 팀의 악동 데니스 로드맨은 야광색으로 염색한 머리에 망사스타킹, 여성용 숄과 체인벨트 등 기괴한 복장으로 ‘최악의 드레서’ 명단에 올랐다. 이 밖에도 베스트 드레서에는 가수 브랜디, 배우 짐 캐리, 영국의 윌리엄 왕자가, 최악의 드레서로는 배우 팀 로빈스와 스티븐 시걸, 가수 조엔 오스몬 등이 뽑혔다고 한다.

우리 나라에는 아직까지 ‘최악의 드레서’를 뽑지 않는데 그것의 선정 기준을 정하는 것이 애매모호하려니와 사실 뽑는다 하더라도 본인에게 미칠 파장을 염려해서다.

사실, 베스트 드레서상을 처음 만들어 수상할 때도 수상자 대부분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베스트 드레서는 연예인들에게나 주는 화려한 상으로만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치인이나 경제인들은 베스트 드레서상을 두고 자칫 ‘옷만 잘 입고 하는 일에는 신경을 덜 쓴다’는 이미지를 심어줄까 봐 수상하기를 꺼렸다는 뒷얘기도 있다.

문화방송 앵커인 권재홍 부장도 그중 한 사람. 97년 한국복장기술경영협회가 주관하는 베스트 드레서에 뽑힌 그는 선정 소식을 듣고 무척 당황스러웠다고 한다.

“일단 기분은 좋았지만 어떻게 나 같은 사람이 선정되었을까 생각하니 당황스럽기도 했어요. 베스트 드레서는 연예인이나 모델에게 주는 상인 줄 알았으니까요. 평소에 옷을 가려 입는 편인데 그게 시청자들에게 호감을 주었던 것 같아요.”

옷은 자기 표현의 수단

그는 각별히 유행에 민감하지는 않지만 세련된 옷차림을 하는 것으로 방송국에서 정평이 나 있다. 편안한 느낌을 주는 외모라 옷차림도 털털할 것 같지만 ‘절대 같은 차림을 이틀 이상 하지 않는다’는 철칙을 갖고 있을 만큼 옷에 대해서는 까다로울 정도로 세심하다.

권부장의 옷입기 비결은 와이셔츠와 넥타이에 있다. 아침마다 어떤 셔츠와 넥타이를 맬 것인가를 구상해 와이셔츠가 단조롭게 여겨지면 넥타이로 포인트를 준다. 흰색 셔츠는 다소 경직된 느낌을 준다고 생각해서 거의 입지 않는 편. 대신 붉은빛이 들어간 셔츠를 좋아하고 작고 잔잔한 무늬보다는 큰 무늬가 들어간 옷을 즐겨 입는다. 정장은 다소 비싸더라도 국내 기성복 중 고급품을 구입하는 편이고 셔츠와 넥타이는 부인과 쇼핑하면서 눈에 띌 때마다 구입한다.

“옷차림은 패션이라기보다는 자기 표현을 위한 수단이면서도 첫인상을 좌우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여러 번 만나서 대화를 나누기 전에는 그 사람을 파악하는 것이 어렵잖아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으면서 가장 기본적인 것이 옷을 골라서 입는 감각인 것 같습니다.”

퇴계 이황 선생은 방 안에 앉아서 공부할 때도 언제나 ‘의관을 갖추고 앉아’ 글을 읽었다고 한다. 어떤 일이든지 ‘격식에 맞는 옷을 챙겨 입고’ 뭔가를 하던 우리 선조들의 옷입기 철학이 다분히 반영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세련된 옷차림으로 상대방에게 어느 정도 신뢰감을 준다면 직장에서나 비즈니스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그만큼 올바른 옷차림은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며 동시에 자신의 품위를 만들어 나간다는 뜻이다.

하루아침에 옷입기에 변화를 주기는 어렵지만 패션에 대한 발상의 전환과 노력을 기울인다면 좋은 인상을 주는 성공적인 옷차림을 연출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요즘에는 상황과 장소에 맞는 적절한 옷차림을 해야 능력을 인정받는 시대다. 그저 남의 눈에 거슬리지만 않게 입는 소극적인 옷차림이 아니라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내어 연출하는 적극적인 옷차림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신동아 2000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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