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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본질 꿰뚫는 명상·구도 서적

  • 표정훈·출판칼럼니스트 medius@naver.com

삶의 본질 꿰뚫는 명상·구도 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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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를 거론한 이상 도올 김용옥이 펴낸 3부작 ‘달라이 라마와 도올의 만남’(통나무)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 3부작은 ‘장자’에 대한 곽상(郭象·252∼312)의 주석에 얽힌 이야기를 생각나게 한다. 곽상의 ‘장자’ 주석은 단지 ‘장자’의 자구를 풀이하고 해설하는 차원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는 주석 작업을 통해 사실상 자신의 독자적인 사상을 전개했다. 때문에 훗날의 어느 승려는 “곽상이 ‘장자’를 주석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장자’가 곽상을 주석했다”고 말했다. 요컨대 달라이 라마가 도올을 주석하고 있다.

명상서적이나 구도서적이 역사와 사회의식이 빠진 공허한 사색의 심각한 포장, 고도 산업사회의 경쟁에서 과중한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인 독자들을 절묘하게 자극하는 상략적(商略的) 고려의 결과라고 해도,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독서 수요에 적절히 부응하는 책들이라는 사실까지 탓할 수는 없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은 출판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 시대의 보기 드문 정신적 지도자이자 설교가인 틱낫한과 달라이 라마의 책을 읽음으로써 자신의 삶의 태도를 반성하고 마음의 평화까지 얻을 수 있다면, 그 또한 좋지 아니한가.

다만 우려하는 것은 ‘당의정(糖衣錠)’에 중독될까 하는 점이다. 당의정의 도움을 받을 땐 받더라도 날것 그대로의 현실, 당의를 입히지 않은 현실에 대한 쓰디쓴 성찰 역시 마다하지 않는다면, 그 또한 좋지 아니한가.

신동아 2002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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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훈·출판칼럼니스트 medi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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