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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홍 철쭉숲 피내음에 취하고 청정도량 해인의 薰香에 깨다

고요와 평안을 찾아 떠나는 여로, 경남 합천

  • 글: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사진: 김성남 기자 photo7@donga.com

진홍 철쭉숲 피내음에 취하고 청정도량 해인의 薰香에 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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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래도 합천의 최고 볼거리는 해인사다. 신라 애장왕 3년(802)에 세워진 해인사는 우리나라 3대 사찰 중 하나로 고려 팔만대장경을 봉안하고 있으며, 현재 500여 명의 스님들이 수행중이다. 합천읍에서 24번, 26번 국도를 차례로 탄 후 1084번 지방도를 타고 북쪽으로 1시간쯤 올라가면 해인사를 품은 가야산 국립공원에 다다른다. 가야산의 짙은 녹음과 시원하게 물방울을 튀기는 계곡을 보니 완연한 여름 느낌이다.

석가탄신일 직전에 해인사를 찾은 터라 수많은 연등의 대열이 사찰 입구에서부터 대웅전까지 이어졌다. 각각의 연등은 저마다 ‘건강기원’이며 ‘사업발전’ ‘학업성취’ 같은 불자들의 소원을 담고 있었다.

수학여행을 온 한 무리 학생들의 틈을 비집고 오랜 세월 팔만대장경을 보존해온 장경판전으로 들어갔다. 팔만대장경은 1236년 몽고군의 횡포를 부처님의 힘으로 물리치고자 만든 것. 산돌배나무와 돌배나무가 목판의 주재료로 밝혀졌는데, 이를 바닷속에 3년간 담갔다가 그늘에서 다시 3년을 말린 후 대장경을 만들었기에 오랜 세월 원형이 보존될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1996년 유네스코는 대장경판과 판전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산자락에서 산채한정식을 지나칠 수 없었다. 백운장식당은 1970년대 초부터 해인사 앞에서 산채한정식을 전문으로 해온 음식점. 더덕, 가죽나물, 참취, 고사리 등 가야산에서 자생하는 산나물을 뜯어다 만든 20여 가지 음식을 푸짐하게 차려낸다. 산채 특유의 향이 살아 있는 데다,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고 간장으로만 조리하기 때문에 담백한 맛을 낸다. 이집 주인 장정길(47)씨도 합천, 그것도 해인사가 있는 가야면 토박이다. 할아버지가 해인사 스님이었고 부모님대부터 열어온 음식점을 물려받았다. 가야산 국립공원 입장료와 주차비가 너무 올라 손님이 많이 줄었지만, 그는 단 한 번도 고향인 해인사를 떠나겠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아름다운 가야산과 장엄한 해인사에 안겨 살다보면 마음의 평안과 삶의 여유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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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사진: 김성남 기자 photo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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