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수 돌산도 작금마을 앞 바다에서 배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
미항(美港) 여수의 아름다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그 남쪽에 고구마처럼 매달린 돌산도다. 돌산도에는 겨울이 없다. 북풍한설 몰아치는 한겨울에도 춘광춘색(春光春色)만 가득하다. 바닷가 구릉지대에는 싱그러운 초록빛 시금치와 갓이 무성하게 자라고, 햇볕 따사로운 산비탈에는 성급하게 꽃망울을 터뜨린 동백꽃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해안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더 내려가니 바다를 온통 은빛으로 채색한 한낮의 햇살이 따갑게 느껴진다. 한 계절을 훌쩍 뛰어넘은 듯한 풍경만 본 탓일까. 봄날 오후의 춘곤증 같은 나른함이 파도처럼 밀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