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3월호

대만, 홍콩 강타한 ‘내추럴 다이어트’

고구마 상식(常食)하고, 밤 8시 이후 생식(生食) 피하라

  • 송숙희 아이디어바이러스 대표 scarf94@joins.com

    입력2005-02-24 14: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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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홍콩 강타한 ‘내추럴 다이어트’
    내추럴 다이어트라니 듣기만 해도 왠지 편안한 느낌이 든다. 최근 대만과 홍콩의 지식인 네트워크를 통해 전파되고 있는 신종 다이어트 비법 이름이다.

    ‘무엇이든 자연스러운 것이 인간에게 유리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내추럴 다이어트의 창시자는 대만 여성 ‘미세스 챈(Mrs. Chan)’으로 알려져 있다. 16세 때부터 심장병, 암, 당뇨병 등 여러 가지 중병을 앓던 그는 서른 살 되던 해 의사로부터 더 이상 살 가망이 없다는 최후통첩을 받았다.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먹어보지 않은 약이 없고 시도하지 않은 치료법이 없지만 건강은 쉽사리 나아지지 않았다.

    잦은 와병으로 학교에 다닐 수 없었던 그는 어려서부터 독서에 빠져들었다. 병마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그는 중국문학과 서양문학을 탐닉하게 됐고, 이렇게 길러진 독서벽 덕택에 중국 대대로 내려오는 의약서나 자료들을 찾아 읽을 수 있었다. 그의 깊이 있는 독서와 공부가 종합적으로 반영되고 숙성된 것이 바로 자연 시스템에 입각한 내추럴 다이어트 비법(대만식 표현으로는 ‘自然律例的主張’)이다.

    내추럴 다이어트에 대한 의학적 검토나 검증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 그저 사람들 사이에 그 효과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그렇기에 민간요법의 하나로 폄하되어도 불만은 없을 터. 경험에서 우러난 하나의 ‘설(說)’로 이해해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내추럴 다이어트가 제안하는 방법들은 무리가 없어 보이고 따라하기도 수월해 나름대로 쉽게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사람 사는 일이 다 그렇듯, 믿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믿으면 기적을 부른다고 하지 않는가.

    미세스 챈은 오랜 시간 연구하고 효험이 탁월했던 방법들을 모아 관심을 보이는 주변 사람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했다. 가르침을 받고 실행에 옮겨 큰 효험을 본 사람들은 다시 자신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이 방법을 전파하고 있다.



    또한 대만의 의학전문가 린광창(林光常) 박사도 비슷한 개념을 연구, 개발해 ‘몸에 독이 없으면 몸이 가벼워진다’는 뜻의 ‘無毒一身輕’이라는 책을 펴냈다. ‘21일 동안 내추럴 다이어트로 몸 속 독성을 없애고 건강해지자’는 세미나도 열었다. ‘린 박사의 책과 세미나를 접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할 정도로 대만에서 내추럴 다이어트 열풍이 거세다. 그의 책 서문을 보면 한국의 출판사들이 번역출간을 제안했다니 조만간 한국에도 내추럴 다이어트가 상륙할 것이다.

    내추럴 다이어트의 핵심은 ‘자연이 의도한 대로 살면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 특히 먹을거리는 우리의 몸과 정신과 생활을 지배하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지닌 만큼, 무엇을 어떻게 먹는가가 내추럴 다이어트 방법론의 핵심이다.

    음식에서 나오는 에너지는 상한 신체를 회복하고 병을 치유하는 능력을 발휘한다. 이 에너지가 제대로 작용하면 젊음을 유지할 수 있다. 사람들은 흔히 피부를 탄력있게 유지하기 위해 피부 마사지를 하지만 이는 나무껍질에 영양분을 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뿌리에 물을 주어야 나무껍질이 재생되듯, 적절한 음식 섭취가 만병을 치유하고 병을 예방하는 지름길이 된다.

    적절한 음식을 제대로 된 방법으로 먹으면 면역체계가 바로잡히고 불필요한 독소도 빠져나간다. 필요한 면역물질은 이미 우리 몸 속에 있다. 다만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면역체계가 제대로 작동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음식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바탕으로 엄격하게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음식 섭취 7계명

    우리가 먹어야 할 음식은 우리가 거주하는 땅에서 나는 음식이다. 제철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타고난 건강을 누릴 수 있다. 가령 한국인이 봄에 많이 먹어야 할 음식은 밥과 겉절이 같은 야채지, 수입산 밀가루로 만든 빵이 아니다. 인간의 신체는 거주지의 기후, 토양에 적응하게 마련이므로 외국인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거주지에서 생산되는 토착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다음은 내추럴 다이어트가 제안하는 ‘음식 섭취 7계명’이다.

    1. 씹는 음식을 먹는다

    음식을 먹으면 침 속에서 효소가 배출되는데, 이것이 면역력을 키워준다. 중국에는 평소에도 밥 대신 죽을 먹는 사람이 많고 한국에서도 환자에게 흔히 미음을 먹인다. 그러나 죽이나 주스 등 씹지 않아도 되는 음식을 많이 먹으면 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픈 사람일수록 씹는 음식을 먹여야 한다.

    2. 제철 음식을 먹는다

    인위적으로 재배했거나 속성 재배한 음식에는 독소가 많이 들어 있어 사람에게 좋지 않다. 예를 들어 체리 토마토보다는 완숙 토마토가 낫다. 마찬가지 이유로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애저(兒猪)나 서양인들이 잘 먹는 송아지 고기 등은 독소를 함유하고 있어 몸에 좋을 리 없다.

    3. 잡곡을 너무 많이 섞지 말라

    최근 한국에선 보리, 조, 수수 등 여러 가지 곡물을 섞은 잡곡식이 유행하고 있는데 한꺼번에 너무 많은 곡식을 먹으면 위에 부담을 주게 된다. 특히 현미에는 거친 섬유소가 들어 있으므로 환자나 위가 약한 사람, 6세 이하 어린이에게는 주지 않도록 한다.

    4. 물을 가려 마셔라

    물을 끓이면 물 속에 있는 무기질과 비타민이 모두 파괴된다. 되도록 정수기로 걸러낸 물을 마시는 게 좋다.

    5. 오래 가열된 육류 섭취를 피하라

    단백질은 오랜 시간 가열하면 파괴된다. 오랫동안 끓인 탕이나 푹 삶은 찜은 단백질이 다 파괴돼 영양분이 부족한 음식이다. 짧은 시간 센 불에 요리한 고기를 먹어라.

    6. 고구마를 상식(常食)하라

    고구마에는 정제된 에너지원인 탄수화물이 들어 있어 인체에 매우 유익하다. 작은 고구마를 하루에 한 개씩 먹으면 몸에 더없이 좋다. 아이가 먹기 싫어한다면 하루에 한 조각이라도 먹게 하라. 밥과 함께 먹는 고구마는 내추럴 다이어트에 이상적인 식품이다. 껍질을 솔로 잘 문질러 닦은 다음 물에 직접 담그지 말고 겅그레 위에 얹어 쪄서 먹는다.

    7. 아이의 발달단계에 맞는 식단을 짜라

    부모의 식습관은 자녀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특히 젖을 떼고 이유식을 먹이는 단계에서 어떤 음식을 먹이느냐에 따라 성장이 달라진다.

    이유식의 경우 죽보다 씹을거리가 있는 것으로 시작하되, 치아가 나올 때쯤 먹이는 것이 적당하다. 돌이 지날 때까지는 육류를 먹이지 말고 생야채나 과일을 먹이도록 한다. 두 살이 될 때까지는 아직 위가 완전하게 발달하지 않은 상태이므로 성인이 먹는 음식 그대로 먹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분유는 성장하는 어린이에게 맞지 않는다. 분유를 먹고 자란 아이들 중에 아토피성 피부염에 시달리거나 과격하고 난폭한 성격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현미밥도 아이에게 좋지 않다. 투박한 섬유질이 아이의 위를 상하게 할 수 있기 때문. 또한 고기를 너무 일찍부터 먹이기 시작하면 변비에 걸리기 쉽다.

    바람직한 세 끼 식사법

    내추럴 다이어트는 엄격한 하루 세 끼 식사법을 제안한다. 식사 시간을 엄수하는 것은 물론, 끼니마다 알맞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이 식사법의 핵심이다.

    섭취한 음식의 80~90%가 영양으로 흡수되는 아침식사는 사람의 하루 컨디션을 좌우하는 중요한 끼니다. 아침 식사 시각은 오전 6시 전후가 알맞다. 늦어도 오전 9시 전까지는 끝내야 한다. 소장이 오전 7∼9시에 제 기능을 발휘해 신체의 영양분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아침을 먹지 않으면 소장은 섭취할 것이 없어 우리 몸에 남아 있는 분비물까지 흡수하게 된다. 당연히 병의 원인이 된다.

    아침식사로는 우유나 토스트, 빵, 두유보다 밥을 먹는 것이 좋다. 밥에 함유된 탄수화물이 우리에게 에너지를 공급하므로 거르지 않고 꼬박꼬박 먹어야 한다. 밥에는 두 가지 곡물 이상을 섞지 않는다. 또 익히지 않은 야채를 두 종류 이상 반드시 곁들인다. 야채로는 당근, 오이, 토마토 등이 좋은데, 김치는 이들을 대체할 만한 영양만점 음식이다. 고추에 함유된 비타민의 양이 레몬의 10배나 된다니 한국인에겐 김치만한 보약이 없는 셈이다.



    대만, 홍콩 강타한 ‘내추럴 다이어트’

    한국인이 먹어야 할 음식은 이 땅에서 생산된 제철 재료로 요리한 밥과 반찬이다.

    아침 식단에 제철 과일 한 가지도 곁들인다. 야채나 과일의 껍질에는 과육과 야채 속을 보호하는 면역성분이 들어 있다. 그러므로 과일이나 야채는 가급적 껍질째 먹는 것이 좋다.

    점심식사의 경우 섭취한 음식의 20~30%가 영양으로 흡수된다. 시간으로는 정오부터 오후 1시 사이가 가장 적당하다. 밥에다 한 가지 과일과 두 가지 익힌 야채를 곁들인다. 야채는 익힌 지 20분 안에 먹어야 한다. 이 시간이 지나면 영양소가 독소로 변한다.

    섭취한 음식의 10%가 영양분으로 흡수되는 저녁식사는 오후 6시에 하는 것이 가장 좋다. 늦어도 오후 8시 이전엔 식사를 끝내야 한다. 단백질을 모두 소화하는 데 4~8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저녁식사를 늦게 하면 잠자는 동안 위가 운동을 하므로 장기들이 휴식을 취할 시간이 없어진다. 오후 8시 이후에는 과일, 야채 할 것 없이 생식은 피한다. 이때 생으로 섭취한 음식은 독소로 변한다. 야식도 독소 축적의 원인이 된다.

    자연에 순응하는 라이프 스타일

    먹을거리와 더불어 인간의 건강을 좌우하는 것이 생활습관이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라이프 스타일은 큰 비용을 들이지 않으면서 건강을 유지하는 첩경. 다음은 미세스 챈이 제안하는 자연친화적 생활법이다.

    1. 햇볕을 쬐라

    태양 에너지를 받지 않은 먹을거리는 어떤 것도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태양 에너지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고 긍정적인 사고를 심어준다. 반면 햇볕을 자주 쬐지 않는 사람은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 자연과의 접촉이 적은 도시인에겐 마음을 열고 햇볕을 쬐는 여유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하루에 단 20분만이라도 따스한 햇볕과 바람을 느껴보자. 삶의 기운이 달라질 것이다.

    2. 쓰지 않는 전기기구 플러그는 뽑아라

    사용하지 않는 전자제품의 플러그가 콘센트에 꽂혀 있다면 여기서 발생한 전기 에너지가 인체에 해를 끼칠 것이다. 심한 경우 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전기담요 등 전기를 사용하는 제품은 되도록 몸에서 멀리하는 것이 좋다.

    3. 땀을 인위적으로 막지 말라

    무더운 여름날, 에어컨과 선풍기를 이용해 더위를 피하는 사람이 많다. 기온이 가장 높은 한낮에는 어쩔 수 없다 해도 적어도 수면 중엔 에어컨 바람을 쐬지 않아야 한다. 땀과 함께 인체의 더러운 분비물이 발산되는 만큼 땀이 흐르도록 자연스럽게 내버려두는 것이 좋다.

    4. 빨래는 자연바람에 말려라

    전자제품 상가에는 신속한 건조기능을 자랑하는 신형 세탁기들이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외국에서는 드라이어를 사용해 빨래를 말리는 일이 일상적인데, 인위적인 열로 빨래를 말리는 것은 인체에 그다지 유익하지 않다. 어쩔 수 없는 경우에도 속옷만큼은 반드시 자연바람에 말리자.

    5. 산책은 되도록 아침시간에 하라

    아침 공기가 저녁 공기에 비해 맑고 신선하다. 아무리 늦어도 오후 9시 이후의 산책은 피해야 한다. 산책을 할 때는 모래사장이나 잔디 위를 걷는 것이 좋은데, 단 토양이 오염돼 있지 않아야 한다. 공원 잔디의 경우 대개 소독약이 뿌려져 있으므로 이 위를 맨발로 걷는 것은 인체에 아주 해롭다.

    6. 건강한 기운의 사람들과 교제하라

    밝고 긍정적인 태도와 표정을 가진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 부정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을 지속적으로 만나다 보면 자신의 기운도 약해진다. 함께하는 시간 동안 자연스럽게 상대방과 기(氣)를 주고받게 되는데, 다른 사람의 기를 받을 때 그 사람의 사고, 감정, 성격까지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므로 되도록이면 정의감 넘치고 마음이 바르며 매사에 긍정적인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야 한다.

    몸은 가뿐, 에너지는 충만

    내추럴 다이어트의 신봉자들은 “저렴한 비용과 어렵지 않은 실천방법이 이 다이어트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한다. 홍콩에 사는 유희준(47·리더십 전문가)씨는 내추럴 다이어트를 경험하며 몸과 마음이 가뿐해졌다고 털어놓았다.

    “새로운 건강요법과 다이어트 방법이 나올 때마다 열심히 따라했습니다. 잠시 효과를 보기도 했지만 대부분 오래가지 않았어요. 그런데 내추럴 다이어트에는 특별한 애착이 생기더군요.

    먼저 조상들의 삶의 지혜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 친밀하게 느껴져요. 또 ‘건강해지는 데는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말을 그대로 보여줬고요. 내추럴 다이어트방법을 실천하면서 식비가 평소의 3분의 1로 줄었어요. 효과도 빨라 1주일 만에 그 효험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몸이 가볍고 머리가 맑아져요. 하루 종일 몸에 에너지가 넘칩니다. 이론은 좋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고 실행 방법도 까다로운 여타 다이어트에 비해 단순하고 저렴한 내추럴 다이어트를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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