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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달라진 때깔을 확인하다

  • 김현미 동아일보 출판팀 차장 khmzip@donga.com

중국의 달라진 때깔을 확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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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뿐만 아니라 중국 여행정보는 정말 생물과 같다. 어제 가본 데를 오늘 또 가면 그 사이 입장료가 올라 있고, 없던 도로가 하루아침에 생기기도 한다.”

그렇다. 누구라도 생물처럼 진화하는 중국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 중국의 때깔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20세기 포토 다큐세계사-중국의 세기’(북폴리오)를 펼쳐 보라. 수많은 중국 연구서를 펴낸 예일대학 조너선 D. 스펜서 교수 부부가 집필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호기심을 자아내지만, 중국 바깥에서 출판된 적이 없는 300장에 가까운 사진이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해준다.

중국으로 통하는 모든 길은 야만에서 문명으로 이끈다고 믿었던 ‘중화제국’의 자부심이 무너지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려는 혁명주의자들의 등장, 내전과 일본의 침략, 대장정과 대기근, 홍군의 승리, 문화대혁명의 고통과 혼란, 4인방의 파괴행위와 몰락, 천안문 광장의 비극까지 어제의 중국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책에 실린 마지막 사진이 1990년대 중반 젊은 부부의 신혼살림인 것 또한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사진 설명은 이렇다. “한때 서양의 ‘조약항’이던 아모이, 즉 샤먼의 연안도시에서 젊은 부부가 배에 결혼선물을 실으면서 새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출원용 초와 전통 제사음식인 잘 익은 과일 등으로 상을 차려놓았으며, 다가올 미래에 대한 기대로 준비한 2인용 매트리스를 조심스럽게 옮기고 있다.” 1990년대 이후 풍요로운 중국인의 삶을 대변하는 사진이다.

중국은 경험하면 할수록 두려운 존재다. 거대 중국의 겉과 속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는 없는 걸까? 중국 주재 외교관으로 근무한 남상욱 대사가 쓴 ‘거대 중국을 경영하라’(일빛)는 놓쳐서는 안 될 대(對)중국 전략 지침서다.

중국은 어떤 나라인가(중국의 역사와 민족 사상), 중국은 지금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소비·성·사회·복고·이념의 5대 혁명과 집단열·과시열·해외진출열·도박열·향학열의 5대 열), 중국사회의 문제점(천안문 사태 이후 사회적 불만), 중국 공산당은 왜 강한가(사회주의가 무너지고 있는데 왜 공산당은 건재한가에 대한 물음), 황화론의 등장(세계 속에서 중국의 위상), 중국의 두통거리(타이완 홍콩 티베트 신장 문제), 중국의 전방위 외교(미국 일본 러시아 동남아 유럽 인도 몽골 등과의 관계), 욱일승천하는 중국 경제(질주하는 고속 경제 성장의 비밀), 분야별 중국시장(전자·통신, 자동차, 교통과 물류, 금융과 주식시장), 경쟁만이 살길인 지방 경제(베이징, 상하이, 광둥성, 서부대개발사업, 동북 노공업기지), 중국 경제의 문제점, 마지막으로 한중 관계까지 무려 12개의 장으로 나누어 오늘의 중국을 샅샅이 훑는다.



거대 중국을 알자

결론부터 보고 싶다면 12장 ‘새로운 5천년을 향하여’만 탐독해도 좋겠다. 이 책의 장점은 현실과 문제점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이 나아갈 바를 제시하고 있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은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 저자는 안보, 경제, 과학기술 측면에서 분석한다. 안보면에서 중국은 미국과 군사적으로 경쟁하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미국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경제면에서도 2004년 이후 대중(對中) 수출액이 대미 수출액을 초과했다지만, 중간재 중심의 대중 수출은 세계 시장에서 우리 상품과 경쟁하는 부메랑 효과를 내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완제품 중심의 대미수출이 여전히 중요한 이유다. 과학기술면에서 첨단 고급기술을 누가 더 많이 보유하고 있느냐를 따져야 한다. 미국이 과학기술을 나누어주지 않을 경우 우리가 중국에 무엇을 기대할 것인가.

저자는 강한 현실론자다. 문화적으로도 중국에 치우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미국 문화는 모든 문화가 융화된 범세계 문화라면, 중국 문화는 아직 지역 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중국 문화는 일본 문화와 달리 포용성과 흡인성이 강하다. 그래서 더 무섭다. 우리가 문화 예술을 계속 창의적으로 발전시키지 않는다면 중국이 한류를 중국화해 한국에 역수출할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지난 여름 이후 막연하게 느껴온 중국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솔직히 더 두려운 것은 말랑말랑하지 않은 이런 책을 독자가 철저히 외면한다는 사실이다.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다.

신동아 2006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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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동아일보 출판팀 차장 khm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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