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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운의 지중해 편지

그리스 산토리니

이아여, 너의 아름다운 하루여

  • 사진/글·최상운(여행작가) goodluckchoi@naver.com

그리스 산토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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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산토리니

레스토랑이나 카페 지붕 위의 멋진 장식품과 소파는 주변 풍광과 잘 어울린다.(상좌) 피라의 마을은 이아보다 꽤 번화한 인상을 준다.(상우) 산토리니를 그린 그림과 기념품들이 즐비한 가게들.(하좌)

눈물나게 아름다운 이아의 석양

마을을 둘러보다 요기나 할 요량으로 샌드위치 가게에 들어갔다. 이층 테라스에서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멋진 곳인데 주인아주머니가 참 재미있다. 더위에 지친 손님들에게 약간 투덜거리는 듯한 농담을 즐겨 하는데, 듣는 사람들 모두에게 웃음을 준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이지만 야박하지 않은 인심이다. 여기서 눈앞에 펼쳐진 바다를 보며 시간을 보내다가 일몰을 보러 절벽가로 향했다. 그런데 그리 넓지 않은 절벽이 벌써 사람들로 가득하다.

절벽 위에 겨우 자리를 잡고 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자니 문득 TV에서 본 한 장면이 떠오른다. ‘한 갓난아이가 할아버지 앞에서 재롱을 피우고 있다. 갑자기 아이가 넘어지면서 옆의 물건을 쓰러뜨린다.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자 할아버지가 아이를 안으며 달랜다. 그래도 아이가 울음을 그치지 않자 이제는 할아버지가 아이보다 더 크게 울면서 말한다. “아가야. 괜찮아. 이건 아무것도 아니란다. 앞으로 네가 더 크면 훨씬 더 많은 실수, 큰 잘못을 하게 될 거야”라고.’ 산토리니의 이아, 그 특이한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생뚱맞게도 우리말의 ‘아이’를 떠올렸다. 눈물나게 아름다워서 가슴이 서늘해지는 이아의 석양을 바라보자니 그 어린아이와 인생의 황혼길에 선 할아버지의 모습이 겹쳐진다. 이아의 저 노을을 당신에게 보낸다.

Tips

산토리니의 다른 이름은 ‘Thira’이고 그중의 한 섬이 피라(Fira)이니 헷갈리지 말자. 산토리니 남쪽의 페리사(Perissa) 해변은 검은색을 띤 모래밭이 넓게 펼쳐져 해수욕과 일광욕을 하기에 좋다. 주변에 저렴한 숙소들도 있다. 이아에서는 바닷가 절벽에 있는 호텔과 펜션에서 묵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석양을 보러 온 세계 각지의 사람들은 태양이 지면 대부분 곧 자리를 뜨는데 정말 멋진 노을은 그 후에 볼 수 있다. 조금만 더 기다려서 여유 있게 감상해볼 것을 추천한다.


신동아 2008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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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최상운(여행작가) goodluckcho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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