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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김승호의 약초 이야기 ⑧

금(金)하고도 바꾸지 않는 지혈용 약초 삼칠

금(金)하고도 바꾸지 않는 지혈용 약초 삼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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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궤양에도 효과

그러고는 곧 칼을 들어 자신의 팔에 크게 상처를 낸 후 가루약을 꺼내 일부를 먹고 일부는 상처에 뿌렸다. 그러자 곧 출혈이 멈추고 상처가 아물었다. 사람들이 그 광경을 보고 모두 놀랐다.

실제로 삼칠은 파종으로부터 수확까지 3년 이상이 걸린다. 약효도 3~7년 된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본초강목’ 등 고전의서에 나오는 삼칠의 효능은 출혈을 멈추는 지혈(止血), 어혈을 흩뜨리는 산혈(散血), 종기와 부은 상처를 삭히는 소종(消腫) 및 통증을 가라앉히는 정통(定痛)이다.

우선 삼칠은 지혈효과가 뛰어나다. 신체 내외의 모든 출혈증상에 즉각적인 효과를 보인다. 또 지혈 후에도 어혈이 생기지 않게 한다. 지혈을 하면서도 산혈, 곧 활혈하는 효능이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정말 중요한, 삼칠의 돋보이는 효능이다. 지혈과 산혈을 동시에 한다는 것은 말이 쉽지 아직까지 현대의학도 해결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혈전이 두려워 지혈제를 쓸 수 없는 위험한 상황에 처하면 두 손을 들 수밖에 없다. 이때 삼칠근은 너무도 긴요한 약물이 된다.



타박상이나 골절, 도검(刀劍)상에 내복하거나 외용해도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즉 칼이나 흉기에 찔려 출혈이 그치지 않을 때 삼칠근 가루를 환부에 뿌리거나 내복하면 곧 지혈이 된다. 과거 전장에 나가서 도검에 베여 부상한 병사들에게 삼칠근은 아닌 게 아니라 금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약일 수밖에 없었다. 앞서 언급한 운남백약은 삼칠에 다른 약물을 더 넣어 이런 효능을 극대화한 것이다.

위장이나 십이지장의 궤양으로 인한 토혈과 출혈, 대장출혈, 여성의 붕루(자궁출혈), 산후의 지속적인 출혈에도 당연히 효과가 크다. 이름을 알 수 없는 각종 옹종(몸의 안팎에서 피부나 장기가 곪고 붓는 증상)으로 통증이 심한 경우에도 삼칠근의 가루를 환부에 도포하면 곧 낫는다. 가히 혈병(血病)의 성약(聖藥)이라 할 만하다.

최근의 삼칠근 연구 성과를 보자. 일본이나 중국에선 관상동맥성 심장질환에 보조치료제로 쓴다. 삼칠근 가루를 2~4g씩 하루 2~3차례 복용하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삼칠근에는 플라보노이드글리코시드라는 성분이 있어서 관상동맥의 혈류량을 크게 증가시켜 동맥압을 떨어뜨리며, 심근의 산소소비량을 감소시켜 심교통과 협심증을 치료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또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고혈압을 떨어뜨리며 저혈압을 정상화한다. 만성간염과 간경화에도 효과가 있어서 GOT, GPT수치를 떨어뜨리는 것으로도 보고된다. 만성C형 간염에도 두드러진 개선효과가 있다.

삼칠근의 효능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뇌혈관의 출혈을 멎게 한다는 것이다. 뇌출혈에 의한 반신불수를 흔히 중풍이라고 한다. 뇌출혈이 생기면 치료가 됐다고 해도 그 삶의 질은 거의 결딴난다. 수족을 못쓰고 질질 끌고 다니거나 자리에 드러누운 채 영영 사람구실을 못하게 된다. 한 번 뇌출혈이 생기면 재차, 삼차 내혈관이 터질 가능성이 많다. 삼칠근은 뇌혈관의 출혈을 멈추게 할 뿐 아니라 뇌혈관 파열 후 혈액순환장애를 개선하고 혈압을 떨어뜨려 뇌혈관이 다시 터지지 않도록 한다. 몸이 마비가 된 경우에도 삼칠근을 복용하면 뇌의 혈액순환이 개선되므로 회복이 현저히 빨라진다.

얼마 전 정치인 김근태 씨가 뇌정맥혈전증 치료를 받다가 치료 도중 뇌출혈이 생겨 사망했다. 혹시 이 삼칠근을 썼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떨칠 수가 없다.

한국에서도 어렵게 재배 성공

이시진의 본초강목에 오가피나무과의 삼칠과는 전혀 다른 삼칠을 기술한 대목이 나온다. 요즘 말하는 ‘국삼칠(菊三七)’이다. 이 대목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또 한 종의 삼칠이 있는데 잎사귀가 국화와 쑥의 그것을 닮았고, 늦여름에 노란꽃이 핀다. 꽃이 금실처럼 생겨 완상할 만하다. 줄기가 1~2m 정도 크게 자라고 뿌리도 우엉뿌리처럼 크다. 예의 삼칠과 그 효능이 같아서 금창절상(金瘡折傷)과 출혈 및 상하(上下)의 혈병을 치료한다.”

국삼칠은 국화과에 속하는, 삼칠과는 전혀 다른 식물이다. 그러나 약효는 삼칠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래서 이시진도 이를 삼칠로 분류했다. 최근에 와서 오가피과의 삼칠과 구별하기 위해 국삼칠이라고 하고 있다. 이 국삼칠의 재배에 성공한 이가 국내에 한 분 있다. 경북 영주에 사는 이병규 씨다. 10여 년 전 중국에서 우연히 삼칠의 효능에 눈을 떠 그때부터 국삼칠 재배에 도전했는데, 우리나라 토양과 기후에 적응하기 어려워 그동안 실패를 거듭하다 최근 대량으로 재배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아직까진 뿌리를 약재로 내다팔 정도는 아니다. 잎과 줄기를 효소화해 차로 만들어내는 정도다. 국삼칠의 잎과 줄기에도 역시 뿌리와 같은 효능이 있어 약재로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금(金)하고도 바꾸지 않는 지혈용 약초 삼칠
김승호

1960년 전남 해남 출생

現 광주 자연마을한의원 원장

前 동아일보 기자·송원대 교수


어쨌든 이 국삼칠도 윈난이나 쓰촨, 구이저우 같은 남방에서 주로 자라는 약초다. 이병규 씨의 국삼칠 재배가 기후와 풍토의 차이를 극복하고 성공한 것을 보면 오가피나무과의 삼칠도 한번 재배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무려 1000%나 되는 엄청난 관세를 물고 중국의 삼칠을 수입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실정이기 때문이다.

신동아 2012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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