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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의 周遊天下 ③

운명을 바꾸고 싶다고? 인성人性 죽이고 신성神性 받아라

명리계 고수 청원도사

  • 조용헌| 동양학자, 칼럼니스트 goat1356@hanmail.net

운명을 바꾸고 싶다고? 인성人性 죽이고 신성神性 받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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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강력한 효과를 내는 주문(呪文) 경전이 3개가 있다. 천수경(千手經), 팔양경(八陽經), 그리고 옥추경이다. 천수경과 팔양경이 불교의 경전이라면, 옥추경은 도교의 경전이라는 차이가 있다. 불교는 사찰이 있고, 승가라는 조직이 있어서 천수경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옥추경은 교단도 없고, 성직자도 없는 도교의 경전이므로 일반에게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전국의 이 산, 저 산을 떠돌며 사는 도사들 사이에서만 전승돼온 비밀스러운 경전이다. 조선왕조 영·정조 때는 이 옥추경이 문제가 돼서, 민간에서 함부로 소장하고 있다가 발각되면 역적 혐의로 처벌을 받곤 했다. 그만큼 파워가 있다는 뜻이다. 조선조 ‘경국대전’에 보면 음양과 과목에 옥추경이 포함돼 있었고, 궁궐의 소속기관이던 소격서(昭格署)에서 주로 옥추경을 독송했다. 가뭄이 들면 도사들이 옥추경을 암송했던 것이다. 비를 내려달라고. 그러다가 조선 후기가 되면 민간으로 내려와 도사, 술사, 무속에서 널리 유통되다가, 20세기 들어와서는 그 맥이 완전히 지하로 들어간 경전이 옥추경이다.

옥추경은 중국 도교에서 고려시대쯤 넘어온 경전으로 추정된다. 이 경전의 성립 시기나 저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근래에 계룡산파를 이끌었던 봉우 권태훈 선생의 제자 모임인 연정원(硏精院)팀에 따르면, 옥추경은 동이계의 대선인이었던 문태사(聞太師)가 만든 것이라고 전해진다. 옥추경 앞부분에 기린을 타고 있는 신선 모습이 나오는데, 이 기린 타고 있는 분이 ‘문태사’라는 것이다. 문태사는 강태공과 라이벌이었다. 은(殷)나라의 사부가 문태사였다면, 은나라에 반기를 들고 일어난 주(周)나라의 사부가 강태공이었다. 그리고 이 은나라는 동이족이 세운 나라였다는 것이 계룡산파 권태훈 선생의 지론이었고, 은나라가 주나라와의 전쟁에서 패하면서 기린을 타고 있는 모습의 문태사는 옥추경의 신으로 신격화됐다고 한다. 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九天應元雷聲普化天尊)이다. 옥추경의 주신(主神)이다. ‘뇌성(雷聲)’이라는 단어가 핵심이다. 뇌성은 벼락을 뜻한다. 비가 오기 전에 하늘에 울리는 뇌성벽력 신이 바로 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이고, 이 뇌성신을 문태사라고 여겼다. 옥추경의 주문을 암송하고 기도한다는 것은 이 뇌성벽력 신에게 빈다는 뜻이다. 벼락신이 때리면 귀신은 전멸하게 마련이다. 귀신을 녹여버리는 강력한 효과가 있다고 믿어져왔다.

이 옥추경은 중국 도교에서도 크게 각광받은 경전은 아니다. 중국에 있는 도교 정일파(正一派)의 본산인 용호산(龍虎山)의 용호관(龍虎觀)에서 보관했다고 전해진다. 용호관에는 복마전(伏魔殿)도 있었다. 108명의 마귀를 지하에 봉인해놓은 건물이 복마전이었고, 실수로 이 복마전을 잘못 여는 바람에 108명의 마귀가 사람으로 변해 ‘수호지’의 등장인물이 됐다는 이야기다. 아무튼 동이계 문태사의 맥이 은(殷). 주(周) 전쟁에서 패한 뒤에 도교의 신격으로 승화돼 용호산으로 이어져왔다는 게 봉우 선생의 주장이었다. 따라서 이 옥추경은 원래 동이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단군신화에 보면 풍백(風伯), 우사(雨師), 운사(雲師)가 나온다. 사물놀이가 바로 단군시대에 하늘에 제사를 드릴 때 연주되던 악기들이다. 북, 장구, 징, 꽹과리가 이 사물(四物)이다. 사물은 네 신을 섬기기 위해 연주하던 악기인 것이다. 북은 둥-둥-둥 떠가는 구름신을 나타내는 악기이고, 장구는 후드득 떨어지는 빗소리를 나타내고, 징은 쏴아 하고 불어오는 바람신의 소리를 상징하고, 꽹과리가 바로 뇌성벽력 소리에 해당한다. 사물놀이 가운데 꽹과리 소리가 가장 시끄럽고 귀가 따갑다. 뇌성벽력 소리이기 때문이다. 뇌성(雷聲) 을 단군신화에 대입해보면 사물놀이라는 4가지 악기 소리 가운데 꽹과리 소리에 해당한다. 이를 바탕으로 추론해 보면 뇌성벽력은 단군시대부터 우리 민족이 하늘에 제사를 지낼 때 신으로 받들던 소리인 것이다. 바람, 비, 구름과 함께 받들던 뇌성신이었다. 이게 옥추경의 주신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구령주(九靈呪)의 신비로운 체험

“옥추경에 나오는 ‘구령주(九靈呪)’를 외우면 어떤 체험을 할 수 있는가. 미묘한 느낌이 있을 것 아닌가. 그 느낌과 신비 체험이 있으면 소개해달라?” “해남에 가면 달마산(達磨山)이 있고 거기에 미황사(美黃寺)가 있다. 미황사 산신각에서 100일간 구령주를 암송한 적이 있다. 구령주를 암송하다가 어느 날 꿈을 꾸었다. 수염이 하얀 노인이 도포를 입고 나타나 종이에다 사주팔자를 써놓고 나에게 풀이를 한번 해보라고 하는 게 아닌가. 그래서 내가 이 사주는 어떻다고 풀이를 했다. 그러자 그 노인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니야. 이렇게 해석을 해야지’ 하면서 새로운 관점에서 풀이를 해주었다. 그러곤 꿈을 깼는데, 그 뒤로부터 사주팔자를 보면 눈에 단박에 들어왔다. 그림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애매하던 부분이 선명하게 이해됐다.” 구령주를 외우니 꿈에 노인이 나타났다는 말을 들으니까, 필자도 생각나는 부분이 있다. 새로운 책을 낼 때 그 책이 잘 팔릴 책 같으면 꿈에 노인이 나타난 경험이 있다. 실제로도 그 책은 잘 팔렸다. 외국에 유학 가서 외국어를 배울 때도 그런 체험을 한 사람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러시아 모스크바대에 갔던 후배 한 명은 러시아어를 배우기가 무척 힘들었다. 어학 스트레스를 받아서 소화불량까지 걸릴 지경이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꿈에 자기가 러시아어를 유창하게 하는 게 아닌가. 그 꿈을 깨고 난 다음부터 실제로 러시아어가 귀에 들어오고 입에서 쉽게 술술 나왔다는 영험담이다. 외국어 배울 때도 그런데, 구령주를 외웠으니 꿈에 선몽이 없을 수 없다. 무슨 일이 잘되려면 반드시 조짐이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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