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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冬栢) 外

  • 담당·최호열 기자

동백(冬栢)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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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가 말하는 “내 책은… ”

화폐의 전망

세종연구원·필립 코건 지음, 윤영호 옮김, 436쪽, 2만2000원

동백(冬栢) 外
최근 세계는 잇따른 금융위기를 겪으며 불안과 공포에 빠져 있다. 이처럼 전 세계를 엄청난 혼란과 시련에 몰아넣은 재앙은 어디서 비롯된 것이며 어떻게 해결될 것인가. 이 책을 번역하게 된 가장 큰 이유다. 현직 ‘이코노미스트’편집자이자 유력한 비즈니스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현 금융위기를 어떻게 분석하고 전망하는지 무척 궁금했다. 일단 그는 돈의 본질에 대해 주목하며 화폐의 역사를 채권자와 채무자의 투쟁으로 조명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지폐는 실질적 가치 없이 신용에 근거해 무한히 발행할 수 있다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는데, 여러 가지 복합적 요인이 있겠지만 바로 이 점이 현재의 위기를 초래한 단서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현대적 의미의 지폐는 처음에 그 가치의 기준이 되는 금을 담보로 하는 일종의 보증서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달러를 중심으로 한 금본위제는 한정된 금의 양이 급격히 성장하는 경제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고, 결국 1970년대 초 금과의 연계가 단절되면서 국가별로 환율을 관리하는 변동환율제가 성립되었다. 이후 40년 동안 전 세계는 거의 경기침체 없이 꾸준히 자산 가격이 상승했는데, 이면에는 신용의 폭발적인 증가가 도사리고 있었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은 미국 부동산 시장의 호황을 이끌었던 엄청난 부채의 거품이 빠지며 일어났다. 2010년의 유럽 금융위기를 몰고 왔던 그리스와 포르투갈은 유럽경제의 단일화 과정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부채의 함정에 빠진 총체적 부실이 드러난 것이었고, 아일랜드와 스페인은 신용과 투기, 단기자금과 경기침체가 맞물려 부채의 재난에 휩쓸린 것이었다. 이 혼란이 심각한 이유는 오늘날 부채는 돈이며 돈은 부채이기 때문에 엄청난 부채를 떠안은 채무자를 쉽게 처리할 수 없다는 점이다. 결국 채권자와 채무자 모두 고통을 분담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실제 아무런 가치가 없는 종이의 약속을 남발한 결과에 대한 우리 모두의 책임일 것이다.

한편 저자는 전 세계적으로 인구 감소와 고령화 추세가 지속되면서 점차 노동력이 감퇴하고 의료와 연금 같은 복지에서 적자가 누적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한 기존의 화석에너지가 고갈되면 에너지의 사용에 부담이 가중되고 대체에너지의 개발에 막대한 비용이 투입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현재의 금융위기를 해결하는 데도 오랜 기간에 걸쳐 큰 고통을 감내해야 하겠지만 우리는 장차 위협이 되는 사안들에도 신중하게 대비해야 하는 것이다.

아마도 많은 사람이 저자의 견해에 공감할 것이며 역자도 마찬가지다. 현대 세계는 사실상 신용사회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경제는 부채 없이 운영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결국 문제는 그 신용을 뒷받침하는 윤리가 아닐까 생각되며 최근 경제에서 도덕성이 대두되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과연 그 많은 돈이 어디로 사라졌는지는 어디서도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윤영호│전문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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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고 있는 한국 문화 버리기 | 최경원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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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도발적인 제목처럼 우리가 알고 있던 한국 문화를 새로운 측면에서 재조명했다. 저자에 따르면 1000여 년 전의 전통문화를 찾는 것은 찬양하고 흠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를 비추는 빛을 얻기 위해서다. 오랜 역사를 지닌 우리나라는 그런 점에서 아주 유리하다. 재해석할 유산이 많기 때문이다. 문제는 아무도 그것들을 미래 가치로 재해석하지 않는다는 것. 저자는 현대 디자인 연구자답게 요즘의 시각으로 전통문화를 재해석한다. 이를테면 감은사지 탑은 현대미술에서나 구현하는 비례의 미학을 완성한 예술품이고, 조선시대 달항아리는 형태를 해체하고 재구성한 피카소의 그림에 비견되며, 조그마한 철 조각을 기본 모듈로 만든 고구려 철갑옷은 20세기 초 서양에서 ‘기능주의’라는 이름으로 나타난 디자인 사조를 충실히 보여준다는 것이다. 현디자인연구소, 296쪽, 1만4500원

폭풍 속의 고독한 길 | 이범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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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번 없는 소년병사로 6·25전쟁에 참전한 것이 계기가 되어 직업군인의 길에 들어선 저자는 뛰어난 전술가이자 용맹한 지휘자로 명성을 날렸다. 육군 역사에서도 드물게 40여 개의 표창과 훈장을 받은 그는 마침내 모든 군 장교의 꿈인 장군 진급을 눈앞에 둔다. 하지만 돌연 전역서를 제출하고 군복을 벗는다. 이유는 단 한 가지, 장군이 되기에는 인사치레도 할 수 없을 만큼 자신이 가난하다는 것. 믿기 어렵지만 사실이다. 이처럼 회고록은 한 점 얼룩 같은 것도 섞이지 않은, 진실 그대로의 기록을 담고 있다. 어떤 부분은 너무 융통성이 없어 보일 정도로 고지식하게 사실 그대로를 적고 있다. 그래서일까, 읽다보면 참군인의 삶이 얼마나 숭고한지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인생이라는 전투 보고서’라 할 만하다. 동학사, 400쪽, 1만7000원

공연의 탄생 | 이종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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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우리나라 공연의 현대사를 가장 가까이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국내 공연장 역사의 산증인이라 할 수 있는 저자는 1963년 문화공보부 예술과 공무원을 시작으로 한국문화예술진흥원과 88서울예술단을 비롯해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성남아트센터, 충무아트홀 등 국내 대표 예술기관을 두루 운영했다. 올해 여든을 맞은 그가 ‘한 편의 연극처럼 훌쩍 지나간’ 50년의 기억을 반추해 그 뒷이야기를 풀어냈다. 그가 소개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따라가다보면 우리나라 공연 역사가 어떻게 이어져왔는지 그 변천사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마지막 장에는 김승업 영화의전당 대표, 김의준 국립오페라단 단장 등 5명의 예술경영 CEO와 인터뷰를 수록했다. 부록으로 실린 ‘공연장 CEO 시절의 공연들’ 목록은 그 자체가 한 편의 공연 역사다. 도서출판 숲, 376쪽,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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