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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등감 콤플렉스와의 끝없는 전투

  • 정여울 │문학평론가 suburbs@daum.net

열등감 콤플렉스와의 끝없는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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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과의 협력

부럽다고 지는 게 아니다. 부러움의 감정을 자신에게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가지 못하는 게 진짜 패배다. 나약함은 때로는 무기가 되어 타인을 공격하기도 한다. 자신의 허약함을 이용해 타인을 지배하려는 욕구는 그릇된 방식으로 자신의 콤플렉스를 순간적으로 보완하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그러한 시도는 실패로 끝나고 만다. ‘나약함을 무기로 한 순간적 승리’는 결코 진정한 행복을 보장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느 날 그녀는 자기가 아프면 주위 사람들에게 더 많은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그녀는 아픈 것이 곧 귀중한 재산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상적인 사람은 아픈 것을 싫어하지만 그녀는 그런 감정을 상실한 것이다. 그녀는 아프고 싶으면 언제든지 아플 수 있도록 연습을 하였다. 특히 무언가를 얻고자 할 때면 쉽게 아플 수 있었다. 그녀는 늘 무언가를 관철시키고자 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항상 그녀의 아픈 모습만 보았다. 이것은 일종의 ‘병 콤플렉스’이다. 아이나 어른을 막론하고 사람들은 아픈 느낌을 통해 권력이 강화되는 것을 감지한다. 이런 식으로 가족의 관심을 끌고 무한한 지배력을 행사하는데, 어리고 약한 사람일수록 그렇게 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사람들의 근심 걱정을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이 방법을 터득한다. (194쪽)

그렇다면 이렇게 모든 사람을 어떤 방식으로든 공격하는 열등감과 싸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아들러는 열등감 콤플렉스를 극복할 대안으로서 공동체 의식을 길러야 한다고 역설한다. 현대인은 자신의 ‘능력’을 인정만 받으면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는 자기계발의 공식이 각인돼 있지만, 실제 사회생활을 해보면 능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타인과의 협력’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협력이 부정적인 방식으로 흐르면 윗사람에게 아첨하거나 부정·부패로 흐르겠지만, 긍정적인 의미에서 진정한 공동체적 협력은 인간 개개인의 행복을 위해서도 분명히 기여한다. 바이올린 독주를 잘해내는 것도 훌륭하지만, 현악 사중주의 완벽한 하모니를 이룰 수 있는 연주자는 개인의 재능뿐 아니라 협력의 위대함도 보여준다. 멤버들끼리의 신뢰와 연대감이 없다면 결코 좋은 협연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나 혼자만 잘하면 되지’라는 생각의 밑바탕에는 ‘협력의 소중함’을 부정하려는 열등감 콤플렉스가 담겨 있기 마련이다. 개인심리학이 결국 사회심리학과 연결될 수밖에 없는 지점이 바로 이것이다. 개인이 훌륭하게 자신의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타인의 도움과 타인에 대한 자신의 믿음이 필요하다. 누군가에게 이해받을 수 있다는 감정, 누군가를 아무런 계산 없이 사랑하고 존중할 수 있다는 감정 없이 인간은 결코 행복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오직 자신의 능력을 통해서만 만족을 얻는 사람은 개인적인 성취감은 느낄 수 있지만 사회적인 협력을 통한 충족감은 느낄 수가 없다. 1인 기업이든 1인 가족이든 ‘나 아닌 다른 사람들과의 연대’없이는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기 어렵다.

야뇨증, 밤에 혼자 있는 것에 대한 공포, 그리고 자살, 이 세 가지 증세는 모두 동일한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 그것은 “나는 엄마 옆에 있어야 해” 또는 “엄마는 늘 나를 돌봐줘야 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렇게 사회적으로 용인하기 어려운 행동도 나름대로 의미를 가진다. 우리는 나쁜 버릇을 보고도 그 사람을 판단할 수 있다. 이러한 부적절한 행동은 그 사람을 전체적으로 이해할 때 비로소 교정될 수 있다. (240쪽)

상생의 윤리학

오늘날 아들러가 대중에게 각광받는 이유는 ‘인간은 반드시 자신의 노력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낙관적 희망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인내심을 상실해버린 시대, 유치원까지 경쟁의 전쟁터로 변해버린 시대에 아들러는 타인을 짓밟고 올라가는 성공이 아니라 함께 노력함으로써 서로의 장점을 끌어올리는 상생의 윤리학을 제시한다. 아들러는 만약 선생님이 아이의 잘못을 꾸짖기만 하고 벌을 주기만 한다면 그것은 ‘나는 제대로 교육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아이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인도할 힘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본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서로의 콤플렉스를 비판하기만 하고, 어떻게든 서로를 배제하려고만 한다면, 그것은 배제하는 쪽의 무능을 증명하는 것이다.

아들러는 오직 신중한 교육과 강력한 공동체의 윤리만이 인간의 열등감을 극복할 수 있는 길임을 믿는다. 콤플렉스의 가장 나쁜 결과는 타인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관계 자체를 포기해버리는 것이다. 오직 타인과의 아름다운 관계 맺음을 통해서만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는 깨달음 또한 더 깊어지는 요즘, 나는 아들러를 통해 ‘너와 내가 함께해야만 이룰 수 있는 그 무엇’을 꿈꾸고 있다.

신동아 2015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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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울 │문학평론가 suburb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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