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당추진모임 의장인 김원기 고문이 신당 운영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통합신당이 후퇴한 방안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5월16일 워크숍에서 대다수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합의한 신당의 방향이 통합신당입니다. 그 본질은 민주당의 업적과 전통을 계승하면서, 한계는 발전적으로 극복하자는 것입니다. 거기엔 물론 현실적인 판단도 있었겠지요. 우리의 자산과 역량을 발전적으로 확대하는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 무엇이냐 하는 것 말입니다. 그러한 판단을 후퇴로 보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현실적 힘을 최대화해야 개혁추진의 힘도 생기는 것 아닙니까. 그것이 ‘정치’와 ‘운동’의 차이겠지요.”
-그렇다면 신당추진을 위한 적기를 여러 차례 놓쳤다는 신주류 일부의 지적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겠네요.
“대통령 당선 직후 대통령을 가까이서 도왔던 사람들이 힘을 갖고 후다닥 해치웠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거기엔 동의하지 않습니다. 힘으로 밀어부쳐야 한다면 지금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급적 많은 당원의 합의와 공감 위에서 하려는 것입니다. 일부 사람들이 신당의 정신을 왜곡시키고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을 할 때면 솔직히 힘으로 하고 싶은 생각도 듭니다만, 목표가 옳으면 방법에도 무리가 없어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인내하면서 더 많은 분들이 신당의 취지에 공감하고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한 겁니다.”
-현재 신당의 방향은 모든 세력을 아우르는 통합신당이 대세입니다. 하지만 신주류 내부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습니다. 범개혁신당연대 등 외곽 신당추신 세력과 융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개혁신당 논의는 신당추진모임에서 이미 정리된 문제입니다. 소수가 그런 주장을 했지만 지금은 승복했고, 다시는 그런 주장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당 밖에는 개혁을 표방하는 다양한 집단이 있지 않습니까. 많은 분이 개혁을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합니다. 중요한 것은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정치의 중심에 있다는 것입니다. 민주당이 분열 없이 신당으로 가야만 우리가 목표하는, 방금 말씀드린 지역주의 타파를 비롯해 정치개혁을 추진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먼저 당 내부부터 수습을 한 뒤, 밖에 있는 개혁세력과 연대해 건전한 보수, 중도, 개혁세력이 합쳐지는 중도개혁정당을 지향하자는 것입니다. 국가경영에 대한 책임을 맡은 정당이기 때문에 모든 세력이 함께 참여하는 정당을 지향하자는 것이죠. 일부 과격한 주장을 했던 사람들도 이런 주장에 동조하고 있어요. 밖에 있는 분들이 너무 민주당 중심이 아니냐 하는 불만도 있지만 지금 우리가 걷고 있는 길이 당연하고 옳은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김고문께서는 보수와 중도, 개혁세력이 합쳐지는 정당을 내세우셨는데 성격이 애매합니다. 향후 정당구도가 어떤 방향으로 재편돼야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지금 성격이 애매하다는 지적은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유럽 등 전 세계적으로 국가경영을 주고받는 정당들은 정책 면에서 서로 접근해가고 있어요. 이념정당이 별로 없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형편상 이념정당을 지향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앞으로 정계개편 과정에서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의 색깔을 구분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겠군요.
“그렇지는 않다고 봐요. 한나라당은 군사정권의 중심이었던 민정당의 연장선에 있는 정당입니다. 민주당보다 훨씬 보수적이지요. 우리는 달라요. 그동안 걸어온 길만 봐도 알 수 있죠. 도저히 민주당에 참여할 것 같지 않는데 참여한 사람도 소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 민주화운동을 했던, 그리고 어려움 속에서도 개혁과 민족화해를 주장했던 세력이 주축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