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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택 기자가 만난 사람

대북비밀송금 수사한 송두환 특검

“돈세탁 솜씨 뛰어나 150억 종착역 못 밝혔다”

  • 글: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대북비밀송금 수사한 송두환 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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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비밀송금 수사한 송두환 특검

황호택 논설위원(왼쪽)과 대담하는 송두환 특검

송특검은 이 대목에서 “인터뷰 약속시간 한 시간 반 전에 사무실에 나와 이것저것 생각하고 고민했다”며 “인터뷰 기사 원고가 완성되면 인쇄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언론사 고문변호사를 지낸 김종훈 특검보의 자문을 받은 것 같았다.

김특검보는 인터뷰가 성사되는 데도 도움을 주었지만 인터뷰 원고를 사전에 볼 수 있는 방법까지 자문해준 모양이다. 필자는 “원고를 사전에 보여주는 조건으로 인터뷰가 성사됐으면 그렇게 하겠지만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 보여달라는 부탁은 들어주지 않는다”며 “나를 믿고 인터뷰를 그냥 진행하자”고 말했다. 인터뷰를 하는 중간에 이런 제의를 받아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송특검은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에 조건을 걸려다가 경황이 없어 말을 못했는데 그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인터뷰를 못하겠다”며 강하게 나왔다. 그는 “특별검사로서 인터뷰를 하고 난 뒤 자신의 이야기가 충분히 잘 전달됐다고 느낀 적이 열 번에 한두 번밖에 되지 않았다”며 “내가 한 말을 매체 또는 기자의 성향에 따라 입맛대로 재단하는 일도 왕왕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원고를 미리 보더라도 무리한 부탁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뷰를 계속하자면 그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도리밖에 없었다. 필자는 “쓰는 사람의 권리를 존중해 원고 내용을 바꾸어달라는 말은 되도록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조건을 달아 수용했다.

-특검이 북한에 메시지를 보냈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중단이 됐습니다.



“보도가 잘못된 것입니다. 우리는 특검 수사가 남북관계의 장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수사관이 당사자들을 조사하다 보면 남북관계에 대해 이런 저런 소견을 더러 얘기하게 됩니다.

우리 수사팀 중 한 사람이 방북을 앞둔 정회장을 조사 도중 우리도 남북관계를 손상시킬 뜻이 없다는 것을 당신도 이해해주고 북쪽에서도 이해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정도의 대화를 나누었다는 겁니다. 짐작을 보태 이야기하면 정회장이 방북하기 전에 여기 와서 조사를 받았으니까 북쪽에 갔을 때 특검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느냐, 큰 고생을 하지 않았는가 라는 등 대화를 하지 않았겠습니까. 정회장은 느낀 대로 뭔가 얘기했겠지요.”

우리 사회의 가치를 최종적으로 수호하는 역할을 하는 법조계는 일반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편이지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노무현 정부와 비교적 코드가 맞는다고 할 수 있다. 그 대칭점에 있는 단체가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이다.

민변 공식 입장은 진상규명

노무현 정부 출범 후 민변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강금실(姜錦實) 법무부장관, 문재인(文在寅) 민정수석, 박주현(朴珠賢) 국민참여수석이 민변 출신이다. 청와대 비서관에도 민변 출신이 5명이나 된다.

민변은 1980년대 후반 반독재 민주화 운동에 동참했던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설립돼 지금은 회원수가 390명에 이른다. 송두환 특검과 김종훈(金宗勳) 특검보도 민변 출신이다.

-민변은 아무래도 김대중 정부의 화해협력 정책을 지지하는 쪽에 가깝지 않았습니까. 민변 내부에서 특검 수사가 너무 나간다는 비판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민변 회원 중에는 그런 의사를 표시하는 사람들도 있었답니다. 민변에서 공식적으로 한 적은 없고….

민변의 공식적인 입장은 검찰 수사 혹은 국회 국정감사 등을 통해 진상이 규명돼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게 잘 안 되면 특별검사를 통해서라도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 민변 성명서에 나오는 공식 입장입니다. 민변 회원들 사이에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민변의 공식적인 견해는 내 개인적인 입장과 일치했습니다.

나도 특별검사까지 오지 않고 그 이전에 다른 경로를 통해 적정한 해법이 찾아졌으면 더 바람직했을 것이라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수사를 하게 되면 어떤 결과와 맞닥뜨리게 될지 예측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사건의 진상규명을 성실하게 해놓지 않으면 어떤 결론을 내더라도 국민을 설득할 수 없습니다. 양쪽이 첨예하게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쪽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은 논리상 불가능합니다. 다만 양쪽 모두 수긍할 수는 있는 정도의 결과를 내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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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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