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권말부록

30여년 투병해온 탤런트 김성원씨 “당뇨병을 친구처럼 여기며 ‘동거’하세요”

  • 글: 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30여년 투병해온 탤런트 김성원씨 “당뇨병을 친구처럼 여기며 ‘동거’하세요”

2/2
마침내 어느 날 김씨에게 ‘위기’가 닥쳐왔다. 1980년, 방송 일로 과로가 겹쳐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응급실로 실려간 것이다. 3일 만에 의식을 되찾은 그는 20여일의 입원기간 동안 ‘대오각성’하고 본격적인 치료에 돌입했다. 즐기던 담배도 완전히 끊었다.

그후 김씨는 비교적 혈당조절을 잘해왔다. 그러다 몇 년 전 뮤지컬 ‘팔만대장경’의 워싱턴 공연 당시 극심한 저혈당증에 시달렸다. 식사한 지 2시간30분∼3시간이 지나면 어김없이 당분을 추가로 섭취해야 하는데 한참 쇼핑을 하느라 그만 깜빡 잊고 만 것.

“그래도 일을 안 할 땐 괜찮은 편이에요. 하지만 촬영이다 뭐다 해서 정신없이 바쁘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몸의 리듬이 깨지면서 때때로 저혈당증이 생깁니다. 눈이 침침해지고 기운도 없고 몸이 저려오면서 그야말로 고통의 나락으로 빠져드는 거죠.”

김씨는 1년7개월 전부터 경기도 안양 평촌동에 있는 한림대 성심병원 박성우 박사에게 진료를 받으며 경구용 혈당강하제 종류를 바꾼 뒤로 혈당조절이 좀더 잘 된다고 밝힌다. 그는 주치의의 지시를 잘 따른다. 7∼8년 전엔 많이 걷는 게 좋다는 주치의의 말에 승용차도 팔아치우고 걷기운동을 시작했다. 지금 그는 걷기 예찬론자다. 서울 영등포동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를 나서 천천히 걸으며 인근 백화점에서 쇼핑을 즐기기도 한다.

구두를 신으면 발바닥이 너무 아파 촬영이 없을 땐 언제나 푹신한 농구화를 신는다. 한달에 한 번 평촌의 병원을 찾을 때도 많이 걸으려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지하철을 이용한다.



“아침식사 후 30분~1시간 정도 걷는 게 습관화됐어요. 걷기 전엔 혈당치가 175mg/dl인데 걷고 나면 정상치인 115mg/dl로 떨어집니다.”

“걷기운동이 혈당조절에 큰 도움”

김씨는 현재 혈당조절을 잘해나가는 편이라고 여긴다. ‘파리의 연인’ 촬영 당시 규칙적으로 식사를 못해 한때 혈당치가 190mg/dl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종방한 뒤로는 혈당치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체중은 80∼82kg으로, 허리 사이즈는 34인치로 줄었다. 전립선 질환도 가진 터라 매일 토마토 주스도 거르지 않는다.

김씨는 촬영현장에서도 ‘당뇨인’임을 수시로 강조한다. 덕분에 동료 탤런트나 스태프들은 그의 건강을 염려해 상황에 따라 적절한 배려를 잊지 않는다. 술자리를 피하는 것도 이제 그의 지인들에겐 자연스런 풍경이 됐다.

“나는 인슐린 주사를 맞을 정도는 아닙니다. 아직은 합병증도 없어요. 하지만 나이가 나이인 만큼 노화가 점점 진행되면서 저혈당증에 빠지는 횟수가 1주일이나 열흘에 한 번쯤으로 잦아지고 있어요. 선후배 탤런트들 중에도 당뇨병 합병증으로 사망했거나 투병중인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김씨는 “당뇨병을 친구처럼 여기고 같이 생활해간다는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소식과 걷기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면서 주치의의 지시를 잘 따르는 것만이 당뇨병을 극복하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말을 같은 병을 앓는 환자들에게 꼭 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1시간30분간의 인터뷰를 마친 뒤 김씨는 내년 1월 선보일 악극 ‘어머니’의 대본을 읽어야 한다며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번에 맡은 역할도 매정한 아버지란다.

“그래도 해피엔딩이에요, 하하. 당뇨요? 어쨌든 (병과) 사이좋게 지내면서 손자에게 아파트 사줄 때까지는 일하고 싶습니다. 단 무리하지 않고 몸 상태에 맞게 해야죠. 일과 생명을 맞바꿀 수는 없잖아요.”

당뇨병 극복을 향한 그의 노력도 해피엔딩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신동아 2004년 11월호

2/2
글: 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목록 닫기

30여년 투병해온 탤런트 김성원씨 “당뇨병을 친구처럼 여기며 ‘동거’하세요”

댓글 창 닫기

2020/06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