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월호

유현경

  • 글·박성원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장소·미투(정동스타식스 신관)

    입력2006-01-02 11: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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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현경
    유현경


    유현경(24·한양대 연극영화과 2년)은 싱그러운 살구색 드레스가 무척 잘 어울렸다. 연기자로 데뷔한 지 13년째라는데, 장난기 어린 눈빛이 여전히 맑다. 옅은 핑크 톤을 머금은 여인이 자줏빛 벽에 나른한 듯 기대어 있고, 여기에 글로벌 워싱턴 주니어의 은은한 트럼펫 연주가 곁들여지니 뉴욕의 고급 사교 모임에 나온 기분이다.

    그런 그에게 사뭇 관능적인 검정색 드레스는 아무래도 부담스러울 듯했는데, 옷을 갈아입고 나오는 자태를 보니 한껏 피어난 한 떨기 흑장미다. 2004년 MBC 일요일 아침 드라마 ‘단팥빵’에서 푼수를 떨어대던 소녀의 이미지는 간 데 없다. 농염한 무희를 연기해도 제격이겠다 싶었는데, 아니나다를까 KBS 1TV ‘무인시대’에서 기생 역할을 했단다. “악녀 역이었는데, 선배들이 ‘너무 잘한다’며 칭찬했어요. 남을 짓밟는 연기를 할 때는 희열감마저 솟아나데요. 제 안에 악녀 기질이 있나 봐요.”

    딱히 히트작이 없는 건 너무 평범한 탓이 아니냐고 삐딱하게 물었더니 “평범해야 연기를 잘 한다”며 똑 부러지게 받아쳤다. “어떤 역할을 맡아도 제대로 몰입하려면 평범한 하얀색이 돼야 해요. 몰입하는 에너지가 중요하죠.”

    기회가 있다면 정신이상자 역을 해보고 싶단다.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이 종잡을 수 없을 만큼 물결치는 심리상태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얘기를 듣다가 슬쩍 그의 눈을 쳐다봤는데, 정말 ‘환자’와 마주앉은 것처럼 오싹했다. 역시 몰입의 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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