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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국제도시’ 개발 주도하는 조용경 사장의 한숨

“국회 ‘젊은 대원군’들 때문에 사업하기 힘들다”

  • 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 사진·김성남 기자

‘송도국제도시’ 개발 주도하는 조용경 사장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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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하고, 즐기고…

-1200억원이나 드는 생태관을 꼭 지어야 합니까.

“그럼요. 서울의 도시 생활을 한번 그려보세요. 대부분의 사무실은 강남이나 강북 특정지역에 모여 있습니다. 일과가 끝나면 분당이나 일산 혹은 안양까지 전철이나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갑니다. 주말엔 골프를 치거나, 등산 또는 유원지에 가서 휴식을 취하고 싶은데 교외로 나가려면 교통체증 때문에 망설여집니다. 오가는 데만 몇 시간씩 도로에서 허비한다면 쉬는 게 아니죠. 일과 휴식을 한곳에서 할 수 없으니 이처럼 낭비하는 시간이 많아지는 거죠. 좋은 도시라면 낮에 일하고 저녁 때는 걸어갈 만한 곳에 즐길 수 있는 것이 많아야 합니다. 식구들과 극장도 가고, 골프도 치고, 생태관에서 다양한 생물도 구경하고… 이런 게 가능해야 좋은 도시예요.

7500만t 규모의 수조가 들어설 지상 6층짜리 생태관을 지어놓으면 꽤 볼 만할 겁니다. 건물 안에다 산을 만들어 갖가지 생물을 키우는 거예요. 관람객은 산꼭대기부터 물줄기를 따라 여행을 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물이 하늘에서 비로 떨어져 나무를 타고 내려와 모이면 시내가 되고 강이 되어 바다로 가잖아요. 우리가 사는 생태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역동적으로 보여주는 거죠.”

-국제박물관 건립도 그런 ‘좋은 도시’를 만드는 계획의 일환이겠군요.



“박물관 건립은 게일사의 스탠 게일 회장과 부인의 아이디어입니다. 뉴욕에서 프로 스포츠 구단을 운영하는 게일 회장은 문화산업에도 관심이 많아요. 그는 국제도시가 되려면 수준 높은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있어야 한다고 했죠. 2009년에 완공되면 외국의 유명 미술관, 박물관과 제휴해 세계적인 전시 프로젝트를 진행할 겁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경제자유구역이란 실험을 하다 보니 송도를 두고 이런저런 논란이 많습니다. 아직 개발 초기 단계지만 직접 사업을 추진하면서 어떤 어려움을 겪었습니까.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김대중 정부 말기에 경제자유구역이 설정됐어요. 경제자유구역 설정은 평등이나 균형발전과는 배치되는 전략입니다. 그보다는 ‘선택과 집중’이라고 할까요. 특정지역을 정하고 국내외 기업에 차별된 혜택을 부여해서 중장기적으로 경제적 수익을 보자는 것이죠.

그런데 이 정부 들어 철학이 달라진 것 같아요. 혜택을 주는 것이 백안시되고, 평등과 균형이 강조되다 보니 사업을 진행하기가 쉽지 않네요. 물론 평등과 균형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러나 (경제자유구역에서만큼은) 원래 세워둔 원칙은 고수해야죠. 외국인에게 이처럼 변화된 상황을 납득시키기가 쉽지 않습니다. 애로점이 많습니다.”

비영리법인만 학교 운영 가능

-선택과 집중이라는 당초 전략에서 벗어났다고 할 만한 사례라면.

“우선 게일이 꼽은 송도 사업의 성공조건 세 가지를 말씀드릴게요. 첫째는 인천공항과 송도를 연결하는 인천대교가 있어야 한다, 둘째는 외국기업과 외국인을 유치하도록 정주(定住)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고, 그러자면 외국인이 가장 중시하는 수준 높은 국제학교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셋째는 영어가 자유롭게 통하는 세계적인 병원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덧붙인다면 첨단 정보기술(IT) 환경이 있어야 하고요. 이에 대해 정부는 2001년, 2002년에 모두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어요.

다리는 우여곡절 끝에 예정보다 1년 늦어졌지만 공사가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국제학교 유치 문제는 당초 계획과 달라졌어요. 원래는 외국인 투자 형태로 학교를 유치하겠다는 것이었고, 그래서 몇 군데 외국법인이 투자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또 어느 단계까지는 국제학교의 정원 중 40%까지 한국 학생들로 채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정부가 구두로 약속했습니다. 교육인적자원부도 동의했고요.

그런데 이 법안(외국교육기관 설립·운영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로 가자 여당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교육주권의 포기’라며 반대했습니다. 결국 지난해 5월 법안은 손질이 돼서 통과됐지만 몇 가지 문제점이 있어요. 외국에서 학교를 운영하는 비영리법인이 들어와야 하고 과실(果實)송금은 안 된다는 것이 첫째 문제입니다. 둘째는 한국인 학생을 정원의 30%까지 받을 수 있지만, 초기 몇 년 동안만 이렇게 한다는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게 되니 투자하려던 외국의 교육법인들이 발을 뺐어요. 번 돈을 가져갈 수 없는데 누가 들어오겠습니까. 학교 유치 못하면 이 사업은 올 스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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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 사진·김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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