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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민주노총 강력 비판하며 탈퇴한 前 간부 곽민형

“노동자에 무관심 친북반미에 열성… 민주노총은 새로 태어나야 합니다”

  • 이설│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now@donga.com│

민주노총 강력 비판하며 탈퇴한 前 간부 곽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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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눈치 보는 지도부

비정규직은 이제 일부의 문제가 아닌 보편적인 삶의 단면이 됐다. 노동계에 따르면 비정규직 노동자는 850만명을 넘어섰다. 곽씨는 “실제 비정규직 노동자수는 1000만명 이상일 것”이라고 말한다. 봉급생활자가 1500만명이라면 3분의2가 비정규직인 셈이다. 곽씨는 “비정규직을 도울 조직은 민주노총밖에 없다. 그런데 민주노총은 그 역할을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상층부에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하는 활동가는 없다고 과감히 말하겠습니다. 비정규직은 정규직과 대립하는 면이 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해고를 피하려면 정규직 노동자의 임금을 깎아야 하는 조처가 따르니까요.

민주노총은 대공장, 정규직 위주의 조직입니다. 그래서 간부들은 공약을 비정규직 처우 개선으로 내걸면 선거에서 진다고 생각하지요. 현장의 목소리는 정규직 문제 해결을 요구하니까요. 말로만 비정규직과의 연대를 주장합니다.

예컨대 이랜드 투쟁 때 민노총에서 이들의 월급을 주겠다고 했지만 화섬의 억대 귀족 노동자들은 돈을 안 냅니다. 같은 현장의 비정규직과 고통을 분담하기는커녕 그들 앞에서 임금인상 파업투쟁을 합니다. 비정규직의 처우를 개선하려면 정규직의 양보가 필수적입니다.”



‘양보’라는 모호한 단어를 어떻게 실천에 옮길 것인가. 곽씨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소통부터 시작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어떤 일이든 문제를 해결 하려면 협의가 우선이다. 회의를 통해 의견 개진과 반론을 거쳐 합의에 이르게 된다. 노조 일도 마찬가지다. 그는 그 실마리를 비정규직에게 문을 연 현대기아차 노조에서 찾았다.

현대기아차 외에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노조활동을 하는 조직은 드물다. 비정규직은 노조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면서도 노조에 참여하기는 주저한다. 회사 눈 밖에 나면 생계 수단을 잃을 수 있다는 걱정에서다. 비정규직 개정법 등 비정규직 문제가 사회 현안으로 떠올랐지만 노동계의 대응이 미미한 것도 이 때문이다.

곽씨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적대관계가 돼선 안 된다. 추세를 보면 앞으로 비정규직은 더 늘어날 것이다. 현재 정규직인 내가 정년퇴임한 뒤 재취업할 때, 또는 미래의 내 아이가 취업할 때 비정규직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정규직의 동의하에 50세 이상의 정규직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실시해야 한다”라고 했다. 아울러 그는 민주노총의 현실감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상에 치우친 민주노총의 방침은 전략적으로 옳지 않다는 것이다.

“이랜드, 대성, 하이닉스, 기륭전자, 코스콤, 홈에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한 건도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법원의 판결에 의한 인정은 있었지만 투쟁에 의한 인정은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다 보면 당사자들의 진의가 사라지는 경우를 종종 목도합니다. 적정한 합의점에 도달해도 도와준 사람들 때문에 구호에 그치는 요구를 계속하는 것이지요. 이 부분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라파즈한라시멘트 투쟁 때 교섭권을 갖고 협상했습니다. 프랑스로 원정투쟁까지 갔습니다. 일이 시끄러워지자 프랑스 본사에서 결국 해고기간 3년간 임금보상, 비정규직 고용, 노동조건 실사 등을 보장하겠다고 결정했습니다. 현행법과 상관없는 회사의 결정이었습니다. 그만하면 얻을 건 얻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민주노총 다른 지도자는 ‘조금 더 싸우면 다 받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상과 현실의 조화를 생각해야 하는데 강성으로만 갑니다. 결국 희생하는 건 현장의 당사자들입니다. 또 민주노총은 명분만 움켜쥐고 문제해결을 등한시합니다. 문제가 있으면 대화를 해야 해법이 생깁니다. 일전에 노사정 대표자 회의를 제안받았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의견을 나눠야 접점을 찾든 판을 깨든 상황이 진전됩니다. 그러나 민주노총 간부들은 상대편에 휘말린다며 반대부터 합니다. 지도부의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개인 영달을 위한 행동”

‘대응할 가치도 없다.…우리가 비정규 노동자를 위해서 얼마나 투쟁했나. 우리가 비정규직 입법을 막기 위해 13번이나 총파업을 했다. 이랜드 투쟁을 하면서 만든 공소장만 400여 페이지는 되는 것 같다. 이랜드 투쟁을 통해 130억원의 손해배상가압류가 걸려 있다. 민주노총 조합원이 11억원을 걷어서 이랜드에 성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런데 민주노총이 비정규직을 위한 투쟁을 안 하고 있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되고, 탈퇴의 변 중 민주노총은 1억원의 임금노동자를 위해 임금인상 투쟁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건 사실 무근이다.’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한 인터뷰에서 곽씨의 탈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곽씨는 “몸담은 조직에 칼을 겨눴으니 비난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아직 말 못한 부분이 많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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