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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인터뷰

“대북정책에 ‘개방’ 쓰면 북한은 알레르기 반응”

‘김정일 死後 10개월’ 북한서 지켜본 박상권 평화車 사장

  • 송홍근 기자│carrot@donga.com

“대북정책에 ‘개방’ 쓰면 북한은 알레르기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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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 건강해야 북한 안정

“대북정책에 ‘개방’ 쓰면 북한은 알레르기 반응”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 때 박상권 사장의 조문을 받고 있다.

▼ 장성택의 부인이자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와 관련해 건강이상설이 나돌고 있다. 일부 언론은 9월 27일 ‘김경희 싱가포르 병원 입원설’을 보도했는데 10월 7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김정일의 노동당 총비서 추대 15주년 기념 중앙보고대회에 김정은과 함께 참석했다.

“4월 국가만찬 때 만났는데 안색이 많이 안 좋았다. 김경희 비서가 건강해야 북한이 안정된다.”

김경희는 북한의 이른바 ‘혁명 가계’에서 현재 최고의 ‘어른’이다.

4월 15일 김일성 생일 열병식 때 김정은은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졸라매게 하는 일이 없게 하는 것이 당의 확고한 결심”이라고 밝혔다. 4월 19일자 노동신문은 “인민들의 먹는 문제, 식량문제 해결을 선결 과제”로 제시한 김정은의 담화를 실었다. 김정일은 ‘우리식’으로 경제 관리 방식을 개선하려고 했으나 성과는 미미했다. 일부 내·외신 매체는 김정은이 6월 28일 ‘우리식의 새로운 경제관리 체제 확립에 대하여’(6·28 방침)라는 제목의 경제방침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개혁 조치의 윤곽을 드러낸 것” “개혁이 아닌 계획경제 정상화 노력”이라는 엇갈린 분석이 따라붙었다. 김정은이 과연 개혁, 개방에 나설 것인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북정책에 ‘개방’ 쓰면 북한은 알레르기 반응”

9월 8일 보통강호텔에서 런던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딴 북한 선수들을 위한 행사가 열렸다. 금메달리스트들과 기념촬영을 한 박상권 사장.

▼ 6·28 방침은 실제로 시행되고 있나.

“경제관리 개선 조치를 내놨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북측 인사들에게 물었더니 못 알아듣더라. 언론 쪽에서 만들어낸 게 와전된 것 같기도 하고, 예전부터 항상 내놓고 추진해가는 계획 중 하나인 것 같기도 하다. 무슨 조치가 나왔다면 사람들이 그것에 따라 행동해야 하고 지속적으로 지시들이 따라 나와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다.”

▼ 일부 농업 생산단위의 경영 자율권 확대, 협동농장에서 가족단위 분조제를 도입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분조제를 시작했다고 언론이 보도하던데, 그것 역시 공식 방침으로 나온 것은 없다. 북한 지도자가 지금 할 일 중 중요한 것이 식량문제 해결 아닌가. 사회주의 국가의 틀, 주체사상 국가의 기본 틀을 허물지 않는 범위에서 텃밭을 둔다든지, 여유 있는 땅에 농사를 짓게 한다든지 그런 노력은 다하지 않겠는가 싶다.”

▼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잘했다고 하면 북측에서 욕먹고 못했다고 하면 남측에서 욕먹을 텐데….”

그는 잠시 생각한 후 이렇게 말했다.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남북문제에선 생각보다 구호가 중요하다. 북한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비핵개방3000’이라는 것을 내걸었다. 이 구호에 담긴 내용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핵을 포기하면 1인당 소득 3000달러를 만들어주겠다는 아주 좋은 내용이다. 문제는 ‘개방’이라는 단어를 구호에 넣은 것인데 처음부터 북한이 수용할 수 없는 용어로 접근했던 것 같다.”

北, ‘개방’이란 단어 터부시

▼ 개혁·개방을 요구하지 않는 대북정책은 의미가 없지 않나.

“구호 하나를 잘못 내놓아서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거다. 북측이 두 차례 정상회담을 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 뭔가?

“개방하려고 정상회담을 한 게 아니라 개방하지 않으려고 한 것이다. 일반 사람들은 이명박 정부가 압박 정책만 구사한 것으로 잘못 아는데, 이런저런 대화 노력을 많이 했다. 오죽 답답했으면 안 될 얘기인 줄 알면서 정부 쪽에 비핵개방3000에서 ‘개방’을 빼야 한다고 조언한 일도 있겠나. 북한에서 비핵개방3000에 담긴 내용에 동조하는 사람도 개방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는 탓에 남측과 협상해보자고 제안할 수가 없다. 검토해보자고 얘기하는 순간 ‘개방을 하자는 것이냐?’는 질타와 공격을 받게 마련이다. 북한에서 개방이라는 단어가 뜻하는 것은 사회주의와 주체사상을 버리고 자본주의 국가가 되는 것이다. 개방은 또한 외세의 간섭을 의미한다. 북한은 주체의 나라가 아닌가. 사회주의 옷을 벗고, 주체사상을 버리고, 자유민주주의로 전환하라, 그러니까 북한 처지에서는 체제를 바꿔야 돕겠다라는 말로밖에 안 들린다.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끌려면 개방이라는 단어를 쓰면 안 된다.”

▼ 김정은 시대에도 개혁·개방이라는 말을 터부시하나.

“개혁이나 개방이라는 말이 있으면 어떤 제안도 못 받아들인다. 특히 개방은 북한에서는 훨씬 나쁜 낱말이다.”

▼ 중국식 개혁·개방이란 단어는….

“북한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주체를 생명처럼 여기는 사람들에게 중국식으로 하라, 베트남식으로 하라는 것 역시 주체사상 내지는 수령 절대주의에서 한 발짝 물러서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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