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세기의 라이벌 ⑩

참이슬 vs 처음처럼

불꽃 튀는 ‘소주 전쟁’은 계속된다!

  • 전성철| 채널A 보도본부 사회부 기자 dawn@donga.com

참이슬 vs 처음처럼

3/3
소주시장 달구는 광고전쟁

품질과 브랜드, 마케팅의 3박자가 어우러지며 처음처럼은 출시 1년 만에 시장 점유율을 10%대로 끌어올리고 소주시장 2위 자리에 올랐다. 처음처럼이 2007년 20도였던 알코올 도수를 19.5도로 낮추자 경쟁업체들이 잇달아 ‘19.5도 소주’를 내놓을 정도로, 처음처럼은 순식간에 소주시장의 트렌드 리더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2009년 두산주류BG가 국내 최대의 유통망을 갖춘 롯데그룹으로 편입되면서 처음처럼은 다시 도약의 계기를 맞았다. 처음처럼은 소주시장의 침체 속에서도 2009년과 2010년 연속 10% 이상의 판매 증가를 기록하며 지난해 말에는 시장점유율을 15% 선으로 끌어올렸다.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이른바‘소폭’이 유행한 것도 처음처럼의 약진에 도움을 줬다. 오비맥주의 ‘카스’와 처음처럼을 섞은 ‘카스처럼’이 유행하면서 처음처럼은 서울 강남과 여의도, 종로 등 오피스 밀집지역에서는 참이슬과 어깨를 견줄 수 있을 정도로 시장점유율을 높였다.

소주 광고전쟁은 참이슬과 처음처럼의 경쟁을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테마다. 진로는 참이슬을 내놓으면서 남자모델이 주류를 이루던 소주광고의 틀을 깨고 파격적으로 여자모델을 기용했다. 지금은 여성속옷 광고를 남자모델이 하거나, 남성용 화장품 광고에 여자 톱스타가 등장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지만 참이슬이 출시될 즈음만 해도 이영애를 기용한 참이슬 광고는 충격적이었다.



깨끗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의 이영애를 모델로 쓰면서 참이슬은 자연스럽게 부드러운 소주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다. 이후 참이슬은 박주미 김정은 김태희 남상미 하지원 이민정 문채원 등 인기 절정의 여자 연예인을 모델로 내세웠다. 참이슬 모델을 맡아야 당대 최고의 미녀라는 공식이 생겨날 정도였다.

처음처럼은 ‘소주 모델=여자 연예인’이라는 참이슬의 전략을 차용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길을 걸었다.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미녀를 기용한 참이슬과 달리 ‘섹시 아이콘’인 가수 이효리를 모델로 내세운 것이다. 2007년부터 이효리를 앞세워 시작한 ‘흔들어라 캠페인’은 처음처럼의 성장 발판이 됐다. ‘알칼리 환원수로 만들어 흔들어 마시면 더 부드러운 소주’라는 점을 강조한 이 캠페인은 소비자들 사이에 자연스레 소주병을 흔들어 마시는 습관을 전파할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소주병 라벨에 새겨진 이효리의 얼굴 사진을 술잔에 찢어 붙이는 ‘효리주’가 유행한 것도 처음처럼에는 행운이었다. 과거 진로 소주병 라벨의 두꺼비 그림을 찢어 잔에 붙이던 주당들의 놀이습관이 효리주로 진화한 것이다. ‘효리 받으세요’라며 장난스레 사진을 붙인 잔을 건네는 이가 늘어나자 롯데주류는 아예 이효리의 얼굴그림이 새겨진 소주잔을 만들어 식당과 술집에 나눠줬다.

월드스타 싸이 vs 현아·하라·효린

참이슬과 처음처럼은 지난해 말 비슷한 시기에 모델을 교체하며 새로운 광고전쟁을 시작했다. 하이트진로는 참이슬의 새 모델로 지난해 ‘강남스타일’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가수 싸이를 발탁했다. 싸이는 10월 초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8만여 명의 관중이 모인 가운데 무료공연을 펼쳤다. ‘빌보드 1위에 오르면 상의를 벗고 말춤을 추겠다’고 공약했던 싸이는 이날 비록 1위는 하지 못했지만 관객들 앞에서 약속을 지켰고 국내외의 관심이 집중된 이 자리에서 소주 한 병을 원샷하는 깜짝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싸이는 숨을 가쁘게 몰아쉬면서 “무대 위에서 술을 마시지 않기로 가족과 약속했는데 오늘은 도저히 못 참겠다”며 소주병을 들고 병나발을 불었다. 소주병에 찍힌 참이슬 로고는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로 생중계됐고 하이트진로는 그 덕분에 예상치 않았던 광고효과를 누렸다. 그 직후 하이트진로는 맥주시장에서 경쟁업체인 오비맥주의 카스 모델을 한 경력이 있는 싸이를 과감하게 자사의 소주, 맥주 모델로 낙점했다.

롯데주류도 그로부터 한 달 뒤 5년간 광고모델로 활동해온 이효리와 이별하고 걸그룹 포미닛의 현아, 카라의 구하라, 씨스타의 효린과 모델계약을 맺었다. 이효리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일찌감치 ‘포스트 이효리’로 불려온 현아, 귀엽고 상큼한 섹시걸 구하라, 파워풀한 섹시댄스에 폭발적인 가창력을 갖춘 효린을 함께 모델로 세우는 물량공세를 편 것이다.

방송에 의존해온 광고 관행도 깨뜨렸다. ‘물이 다른 소주’라는 처음처럼의 특징을 세 걸그룹 출신 모델이 각각 춤으로 표현하는 댄스 배틀 형식의 광고를 제작해 이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것이다. 모델 섭외 단계부터 “함께 광고를 찍을 모델이 누구냐”고 탐문하며 서로에 대한 경쟁의식을 드러냈던 현아, 하라, 효린은 인터넷에 공개된 동영상에서도 평소 무대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파격적인 안무를 선보였다. 이들은 광고 촬영에 앞서 각자 개인 트레이너에게 안무 훈련을 받을 만큼 철저하게 준비했다고 한다. 덕분에 처음처럼의 댄스 배틀 광고영상은 인터넷에서 총 조회수가 300만 건이 훌쩍 넘을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다.

신동아 2013년 2월호

3/3
이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목록 닫기

참이슬 vs 처음처럼

댓글 창 닫기

2020/0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