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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强兵)이 있어야 부국(富國)이 있는 것”

박세환 대한민국재향군인회 회장

  • 최호열 기자 │honeypapa@donga.com

“강병(强兵)이 있어야 부국(富國)이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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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에게 보낸 편지

“강병(强兵)이 있어야 부국(富國)이 있는 것”

박세환 회장이 지난해 10월 향군 60주년 기념행사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연합사 해체와 전작권 환수는 노무현 정부 때 결정됐다. 주권국가로서 자존심이 상한다는 게 주요한 이유였다. 그러면서 미군을 대체할 전력을 육성하겠다고 했다. 올해 우리 국방예산은 34조 원으로 전체 예산의 10%에 해당한다. 그중 방위력 개선비가 10조 원 안팎이다. 결코적지 않은 돈이지만 미군 전력을 대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자주국방을 이루려면 방위력 개선비를 지금보다 몇 배는 더 늘려야 한다. 우리가 과연 이 정도의 방위비를 지출할 능력이 있는지, 설령 있다 하더라도 이런 천문학적 금액을 국방비에 쏟아 붓는 게 현명한지 따져볼 일이다. 그 여력으로 경제발전과 복지 증진에 주력하는 게 더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 연합사 해체와 전작권 환수 연기를 위해 향군이 많은 노력을 한 것으로 압니다.

“원래 2012년 4월로 예정돼 있던 것을 1000만 명 서명을 받는 등 혼신의 노력을 한 결과 일단 2015년까지 연장하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상황에서 보듯 2015년이라고 안보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습니다. 북한의 핵무장과 적화통일 야욕은 오히려 더 강화될 게 불을 보듯 합니다. 지난해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궁여지책으로 ‘미니 연합사’ 구상을 내놓았는데, 이것은 연합사 해체의 문제점을 인정한 것에 불과합니다. 길이 아니다 싶으면 빨리 돌아가야 합니다. 박근혜 정부는 전작권 환수 반대에 서명한 1000만 애국 국민의 충정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전작권 환수가 무리라는 게 확인된 이상 오는 5월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담판 지어야 합니다.”

▼ 박근혜 대통령에게 그런 뜻을 전했습니까.



“2월 15일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가 향군을 방문했습니다. 내정 통보를 받고 제일 먼저 향군을 방문했다고 하더군요. 그 자리에서 김장수 내정자에게 이 부분을 강하게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김 내정자 편에 당시 박 대통령 당선자께 서한도 전했습니다. 한미연합사 해체와 전작권 환수를 반드시 연기해야 한다고 썼습니다. 며칠 전 장교 합동임관식에서 박 대통령을 만났는데 웃으면서 ‘편지 잘 받았다’고 하더군요. 뜻이 충분히 전달됐다고 생각합니다.”

▼ 궁극적으로는 정전체제에서 평화체제로 전환돼야 할 텐데요.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하루빨리 구축돼 국민이 전쟁의 공포로부터 해방돼야 합니다. 정전에서 평화로 가야 하는데, 북한은 지금 정전체제마저 백지화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어요. 평화체제 정착을 위한 선결조건이 있습니다.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에 대비하라’는 경고가 있지 않습니까. 먼저 우리가 절대 우위의 군사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힘이 약한 나라는 아무리 평화를 외쳐봤자 힘이 센 침략자를 이겨낼 수 없어요. 진정 평화를 원한다면 북의 도발을 억제하고 응징할 힘이 있어야 합니다. 굳건한 한미동맹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둘째, 북한이 핵과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해야 합니다. 우리의 대북정책도 북한 핵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풀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박 회장은 안보 얘기를 풀어가면서 제주 해군기지 문제와 지난 대선에서 나온 군 복무 기간 18개월 단축 공약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박 대통령 부녀와의 인연

“제주 해군기지 건설은 국가안보 백년대계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핵심 국책사업입니다. 사회 일각에서 지금까지 제기해온 여러 문제점과 우려에 대해 이미 충분한 논의가 이뤄졌고 절차상의 합법성도 확보했습니다. 해군기지 사업을 마지막으로 명분도 실리도 없는 ‘반대를 위한 반대’가 완전히 없어지기를 바랍니다. 군 복무 기간 단축도 그렇습니다. 노무현 정부 때 선거공약으로 18개월 복무기간이 확정됐지만 국민적 우려를 반영해 현행 21개월에서 멈춘 바 있는데, 정치권이 또다시 18개월 공약을 내건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선거 때마다 안보를 팔아서 표를 사려는 행태는 더 이상 없어야 해요.”

▼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인연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중위 계급장을 달고 베트남에 파병됐을 때 ROTC 후보생 장학금 모금운동을 주도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께서 그 소식을 듣고 300만 원을 기부했습니다. 제가 대표로서 유재흥 국방부 장관을 통해 전달받았습니다. 당시 11만 원을 주고 서울 종암동에 집을 샀으니 300만 원이면 아주 큰돈이었죠.”

▼ 박정희 전 대통령은 향군에도 애정이 많았다면서요.

“제대 군인들의 복지에 큰 관심을 갖고 서울 잠실의 향군회관 부지와 중앙고속, 향우산업을 우리 향군에 선물하셨죠. 이것이 오늘날 향군의 재정적 기반을 구축하는 토대가 됐습니다. 당시 박 대통령이 친필로 작성한 중앙고속 기부영수증 사본을 채병률 실향민중앙협의회장이 보관하고 있다가 며칠 전 제게 보내왔습니다.”

▼ 박근혜 대통령과도 인연이 있었나요.

“15대 국회의원 시절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 달성군 보궐선거에 출마했습니다. 당시 제 지역구가 인접해 있어서 선거운동을 지원했죠.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로 있을 때는 정책위 부의장을 맡아달라고 해서 그렇게 한 적도 있습니다. 17대 총선 때는 제가 공천에서 탈락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박 대통령이 당시 당 대표를 찾아가 ‘공정한 공천’을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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