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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대박! 강원랜드의 실체

  • 이형삼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hans@donga.com

코스닥 대박! 강원랜드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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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강원랜드의 독점적 지위는 폐광개발 특별법이 효력을 다하는 2005년 이후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한승호 연구원은 “강원랜드가 독점권을 유지하려면 특별법을 대체하는 새로운 법안이 필요한데, 강원도만 내국인 카지노 사업을 계속하게 하는 법안 제정은 논란을 야기할 소지가 높다”며 “그렇게 되면 2006년 이후의 수익을 추정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특별법 유효기간이 끝났다고 해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확장한 강원랜드 카지노를 곧장 폐쇄하지는 않겠지만, 내국인 카지노를 추가 허용하지 않고서 강원랜드의 허가기간을 연장해줄 경우 다른 지자체들의 반발이 불보듯하다. 강원랜드가 개장 초기부터 예상을 뛰어넘는 수익을 올리자 서울 이태원, 인천 용유·무의도, 영종도 국제공항, 경기도 광주 곤지암, 부산 해운대, 경북 문경 폐광촌, 경주 보문관광단지, 충북 수안보, 제주도 메가리조트, 거제도 해양관광단지 등 전국의 지자체와 공공기관들이 카지노 유치계획을 봇물처럼 쏟아냈다.

문경 주민 김모씨는 “강원도 정선군에만 특별법으로 카지노를 허용한 것은 국민의 평등권에 위배된다”며 헌법재판소에 위헌소송을 냈다가 각하됐다. 최근에는 관광호텔업계가 강원랜드와의 형평성 문제를 거론하며 “슬롯머신 영업을 허가해주지 않으면 2002년 월드컵 참가 선수단과 국제축구연맹 관계자의 객실 예약을 취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현재로선 제2의 내국인 출입 카지노가 허용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폐광개발 특별법은 1개소에 한해 카지노를 허용하므로 사실상 강원랜드만을 위한 법이다. 그 외의 지역에 카지노를 허가하려면 관광진흥법의 내국인 출입금지 조항을 개정하거나 다른 목적의 특별법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가 또 하나의 ‘공인 도박장’을 허가하기 위해 거듭 초법적인 조치를 취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강원랜드 기정선 재무관리부장은 “또 다른 특별법을 만들어 카지노를 허용하겠다면 그 대상지는 고한·사북지역보다 더 경제사정이 열악하고 접근성이 떨어져야 설득력이 있을텐데, 그런 곳이 어디에 있냐”고 반문했다.



관광진흥법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30만명 이상 증가할 경우 외국인 카지노 2개를 새로 허가할 수 있게 돼 있다. 하지만 정부는 1995년 제주 라곤다 카지노를 허가한 이래 카지노 설립을 허가한 적이 없다. 그간 늘어난 관광객 수를 감안하면 10개의 카지노가 더 설립될 수 있었지만, 도박에 대해 부정적인 사회 정서와 정치적 부담 때문에 계속 불허해온 것. ‘관광입국’을 표방하면서도 외국인 카지노를 추가 허용하지 않았던 정부가 거센 논란을 불러올 내국인 카지노를 추가 허용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선거 바람이 의외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2002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와 대통령 선거, 2004년 총선 등 잇단 선거로 들뜬 정국에서 지자체와 지역주민들은 세수(稅收) 증대를 통한 재정 보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내걸고 카지노 허용을 더욱 강도높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 와중에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선심행정이 고개를 들 여지가 있다.

세계 최대의 카지노산업국인 미국에서도 1970년대 중반까지 네바다주 외에는 카지노가 합법화되지 않았으나, 이후 주정부들의 재정적자가 늘면서 세원(稅源) 창출과 지역개발을 명분으로 뉴저지 사우스다코타 콜로라도 아이오와 일리노이 미시시피 루이지애나 캘리포니아 미주리 등지로 급속하게 확대됐다.

2005년 이후 설령 제2의 내국인 카지노가 생긴다 해도 대규모 카지노와 종합리조트 시설을 갖춘 강원랜드는 수익은 다소 줄더라도 시장에서 상당 기간 주도적인 위치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영종도 제주도 등 접근성이 좋은 지역에 카지노 설립허가가 논의되는 것 자체가 강원랜드 주가에 선반영될 수 있는 악재다.

많이 벌면 많이 뜯긴다?

카지노사업, 그것도 독점 카지노사업은 제조업과 비교하면 땅 짚고 헤엄치는 장사에 가깝다. 강원랜드가 지난 상반기에 상장기업 중 최고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은 세금과 인건비 말고는 별다른 비용지출 요인이 없는 독특한 수익구조 덕분이다.

강원랜드는 매출액 중 22%를 법인세로, 17%를 준조세 성격의 기금(관광진흥기금 10%, 폐광지역개발기금 7%)으로, 11% 정도를 인건비와 기타 비용으로 지출한다. 나머지 50%는 그대로 순이익이 된다. 법인세와 관광진흥기금은 외국인 카지노들도 같은 비율로 내기 때문에 강원랜드가 독점의 대가로 별도 부담하는 것은 폐광지역개발기금뿐이다.

더구나 카지노는 현금장사라 유동성도 풍부하다. 강원랜드는 올해 이자수입만도 186억원에 이른다. 강원랜드의 코스닥 등록 주간사인 삼성증권은 올해 강원랜드의 영업이익률을 67%로 예상했으며, 설비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런 수익구조에 힘입어 내년 이후 2005년까지는 58%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

교보증권 기업분석팀 김창권 연구원은 “2003년 경에는 강원랜드의 배당률이 낮게 잡아도 5∼6% 수준은 될 것이므로 매매차익은 차치하고 주식을 보유하기만 해도 은행예금보다 나은 재테크가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강원랜드는 제조업체와 달리 ‘앉아서 돈 버는 회사’라는 이미지가 강해 수익이 늘어나는 만큼 배당을 많이 하지 않으면 도덕성 시비가 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앉아서 떼돈 버는 공기업’은 ‘뜯어가기’의 표적이 되기 쉽다. 강원랜드의 외형이 계속 커지면 정부나 지자체가 세율을 올리거나 각종 기금 등 준조세 부담을 늘려 수익 폭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 중앙정부나 지자체가 카지노 허가권을 쥔 나라들은 대부분 카지노업체에 무거운 세금을 물리거나 여러가지 명목의 준조세를 걷고 있다.

강원랜드의 벤치마킹 대상인 말레이시아의 독점 내국인 카지노 겐팅하이랜드 리조트는 2000년 영업이익률이 29.4%로, 올해 강원랜드 영업이익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법인세 외에도 매출액의 25%를 게임세로 낼 뿐 아니라 수익의 사회환원 차원에서 축구협회 배구협회 하키협회 등의 체육단체와 자선·교육·리서치기관 등에 자금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독점이 일부 보호되는 유럽에서도 독일이 매출액의 85%, 이탈리아가 72%, 스웨덴이 60∼70%를 과세하고 있다. 이 때문에 외국 카지노업체들은 주가도 대개 낮은 수준이라고 한다.

강원랜드는 현재 세전이익의 10%를 폐광지역개발기금으로 내고 있는데, 영업 6년째인 2006년부터는 20%로 인상된다. 그런데도 지역에서는 벌써부터 “강원랜드가 큰 수익을 내고 있으므로 폐광기금 인상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공익 차원에서는 바람직한 일일지 몰라도 강원랜드 주주들의 ‘사익’에는 좋을 게 없는 조짐이다.

‘제4의 이해당사자’

폐광개발기금의 일부가 강원랜드 주변의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는 데 투입돼 결과적으로 강원랜드 고객을 늘리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겠지만, 주가는 먼 훗날의 ‘마케팅 여건 개선’보다는 코앞의 ‘수익 축소’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마련이다.

모 증권사의 강원랜드 담당 애널리스트 H씨는 “정상적인 기업이라면 챙겨야 할 이해당사자가 셋이다. ‘주주’에게 배당금을 줘야 하고, ‘채권자’에게 원리금을 상환해야 하고, ‘정부’에 세금을 내야 한다. 그런데 강원랜드는 이들 셋 외에도 또 하나의 이해당사자를 챙겨야 한다. 폐광지역 주민이 그들이다. 지역경제를 부양하는 게 강원랜드의 설립취지이긴 하지만 어느 선을 넘으면 기업 성장의 발목을 잡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런 이유에서 강원랜드의 종합리조트 건설계획에도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2003년까지 7100억원을 쏟아부어 스키장 골프장 테마파크 호텔을 짓는다는데, 이는 카지노 매출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지금 강원랜드를 먹여살리는 사람들은 그곳에 살다시피 하며 밤낮없이 카지노에 매달리는 진짜 ‘꾼’들이다. 그들은 리조트는커녕 주변에 변변한 식당 하나 없어도 좌석을 가득 메우고 도박에 열중한다. 가족과 리조트를 찾은 사람들은 적은 돈으로 그저 재미삼아 한두 번 카지노를 즐기고 간다. 종합리조트는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세원을 만들고 고용을 촉진할 수는 있어도 강원랜드의 수익을 크게 증가시키는 요인은 못된다. 워낙 현금 수입이 많아 투자비용은 곧 회수하겠지만, 주주들의 이익에 배치되는 투자라고 본다.”

이에 대해 서울증권 투자분석팀 김성욱 연구원은 “카지노의 종합리조트화는 세계적 추세며, 강원랜드에서도 리조트가 카지노 매출증가로 직결되진 않겠지만 카지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무시못할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반론을 내놓았다.

가령 강원랜드가 도박꾼들의 주머니를 터는 부도덕한 공기업으로 비쳐지고 카지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될 경우 세율 인상, 영업시간 단축, 베팅 상한액 인하 등 매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원랜드 송인화 일반회계팀장도 “VIP룸 고객만 집중 관리해도 매출의 30%가 고정적으로 확보되기 때문에 그 나머지는 ‘대중화’로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강원랜드의 미래를 밝게 보는 또 하나의 근거는 국내 사행산업이 이제 막 성장단계에 진입해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는 점이다. 경마, 경륜, 카지노와 같은 사행산업은 레저산업으로 분류되는데, 2000년의 GDP 대비 레저 지출이 일본은 16.6%, 미국은 5.7%나 되는 반면 우리나라는 2.9%에 그쳤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가계소비 지출 중 오락·문화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30년간 연평균 21.4%의 속도로 증가했다. 주5일 근무제와 휴가 분산제가 정착되면 그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다. 눈에 띄는 것은 미국의 경우 지난해 레저시장에서 사행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1.1%였는데 비해 한국과 일본은 각각 41.4%, 42.8%로 도박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다는 사실이다.

국내 경마·경륜시장은 지난 7년 동안 연평균 22%의 고속성장을 거듭, 배당금을 제외한 올해 순매출액 규모가 1조9000억원(경마 1조4000억원, 경륜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강원랜드 카지노의 올해 매출액을 4000억원으로 가정하면 경마·경륜 매출액의 21%에 해당한다.

이에 비해 미국은 카지노시장 규모가 경마·경륜시장의 7.7배에 이르고, 세계적 경마대국인 일본도 ‘일본형 카지노’라 할 수 있는 파친코시장이 경마시장의 3배나 된다.

국내 경마·경륜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구가했던 주원인은 그간 내국인 카지노가 없어 카지노의 대체재 기능을 해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강원랜드의 영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국내 카지노 시장도 머지 않아 경마·경륜시장에 육박하거나 오히려 능가하는 규모로 덩치를 키워가리라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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