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4월호

성매매특별법 비웃는 서울의 밤 르포

이동 윤락에서 그룹섹스 야유회까지, 상상은 곧 현실이 된다!

  • 이남훈 자유기고가 freehook@hanmail.net

    입력2006-03-27 14: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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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매매특별법 비웃는 서울의 밤 르포
    성매매특별법(이하 성특법)은 성매매를 근절하기 위해 시행된 법이지만 역설적이게도 새로운 성매매 시장을 확대, 변형시킨 계기로 작용했다. 입법 취지마저 무력하게 만드는 성매매업자들의 기민한 대응과 사라지지 않는 성매매 수요가 어우러져 예전보다 더 기형적이고 변태적인 성문화가 성행하고 있다. 성특법 시행 초기부터 우려되던 문제점들, 예를 들면 ‘그런다고 성매매가 뿌리뽑히겠냐’ ‘오히려 더 음성적인 성문화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예상은 현실로 나타났다.

    지금 한국의 성매매 문화는 ‘애니웨어, 애니콜(Anywhere, Anycall)’이라는 말로 압축할 수 있다. 언제 어디서든 전화 한 통, 클릭 한 번으로 쉽게 성을 사고팔 수 있다는 이야기다. 강력한 단속으로 성매매집결지(집창촌) 불빛은 어느 정도 꺼졌을지 몰라도 이젠 도시 전체가 홍등 불빛으로 물들고 있는 셈이다. 특히 새로운 유흥업태의 발전 속도는 눈이 부실 정도다.

    애니웨어, 애니콜

    성매매를 중심으로 모든 시스템이 ‘더 효율적으로’ ‘더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안마시술소를 중심으로 한 성매매는 가장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른바 ‘안마 1번지’로 불리는 서울 강남역 인근의 한 안마시술소 업주는 놀랍게도 “성특법이 고맙다”고 했다.

    “안마업소들은 성특법의 최대 수혜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특히 강남 업소들은 대부분 성특법 이후에 새로 단장했어요. 그만큼 수요가 이쪽으로 몰리고 있다는 얘기죠. 집창촌을 집중단속하면 그곳을 찾던 사람들이 어디로 가겠습니까. 정부에서는 일찍 집으로 가서 발 닦고 잘 줄 알았는지 몰라도, 천만에요. 밀려드는 손님을 다 못 받을 지경이라니까요.”



    안마시술소라고 해서 예전처럼 시각장애인이 안마를 해주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오해다. 내부 시스템이 완전히 바뀌어 강남 룸살롱 아가씨들 못지않은 늘씬한 미녀들이 안마는 물론 성서비스까지 제공한다.

    현재 강남에는 100여 업소가 성업 중이다. 시설 또한 대부분 월풀 욕조를 갖추고 있는 등 고급 모텔 수준을 능가한다. 하룻밤 이용료가 18만원이나 하지만 매일 밤 밀려드는 손님으로 업소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강남 P안마의 이모 실장은 “평일에는 하루 100여 명, 주말에는 150여 명의 손님이 찾는다. 다 수용하지 못해 다른 업소로 발길을 돌리는 손님도 많다”고 전한다.

    또 다른 안마타운이라고 할 수 있는 동대문구 장안동 일대는 강남보다 저렴한 10만원 정도의 비용으로 강남 못지않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장안동 K업소의 정모 실장은 “평일에는 150여 명, 토요일 밤에는 300명 정도가 온다. 소문을 듣고 찾아온 외국인들도 있다”고 했다.

    장안동 일대는 한때 ‘이발소 거리’로 불렸다. 간단한 안마와 퇴폐 윤락이 성행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발소는 퇴조하고 대신 안마시술소와 함께 이른바 ‘2차 클럽’이라는 성매매 전문 룸살롱이 들어섰다. 늦은 밤 이곳에서 만난 한 호객꾼은 “빠르고 화끈하게 2차를 할 수 있다”며 사람들을 유혹했다.

    장안동의 이러한 변신도 성특법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서 5년 동안 이발소를 운영하다 최근 2차 클럽으로 업종을 변경한 김모씨의 이야기다.

    “이발소는 워낙 ‘퇴폐 윤락’이미지가 강해 집창촌 다음으로 집중단속 대상이 될 것 같아 아예 업종을 바꿨어요. 집중단속이 벌어지지는 않았지만 요즘은 이발소보다는 노래방이나 다른 윤락업소를 찾는 사람이 많아져 잘 선택했다고 생각해요.”

    2차 클럽은 질펀한 술자리보다는 성매매 자체를 원하는 남성을 위한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1인당 40만원 정도면 양주와 안주, 그리고 ‘2차’까지 모두 해결된다. 서울 시내 룸살롱에서 이런 서비스를 받으려면 최소 60만원이 든다. 장안동의 2차 클럽 업주들은 예전의 ‘이발소 아줌마’ 이미지를 벗기 위해 20대 여성들을 고용하는 등 ‘수질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한다.

    성매매특별법 비웃는 서울의 밤 르포

    성특법 시행 이후에는 질펀한 술자리 대신 간단하게 마시고 성매매로 직행하는 2차 클럽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2차 클럽은 ‘술은 적당히, 2차는 확실하게’라는 콘셉트를 표방하는 만큼 나름의 마니아층도 형성하고 있다. 2차 클럽을 이용해봤다는 직장인 김모씨는 “나처럼 술을 많이 마시지 못하는 경우에는 긴 술자리가 지겹다. 하지만 마음에 맞는 사람끼리 장안동에 가면 적당히 술을 마시고 바로 자리를 옮길 수 있어 효율적이다”고 했다.

    성특법 시행 이후 성매매가 집중단속과 처벌의 대상이 됐는데 장안동 업주들은 어떻게 이처럼 노골적으로 ‘2차’를 선전할 수 있을까. 답은 그리 어렵지 않다. 단속반이 떴을 때를 대비해 건물 외벽에 CCTV를 설치, 거리의 오가는 차량은 물론 인도까지 손금 보듯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았다. 또한 비밀통로를 통해 외부로 빠져나갈 수 있게 해놓았을 뿐 아니라 일단 단속이 시작되면 ‘퇴각 시간’을 벌기 위해 안에서 철문을 완전히 잠가버린다.

    그러나 더욱 근본적인 것은 단속 정보를 사전에 알 수 있다는 것. 업주들은 한결같이 “뭐 그 정도야 다 나름대로 미리 준비를…” 하며 말꼬리를 흐렸지만 사전에 단속에 대비하는 ‘그 무언가’가 분명히 있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대딸방’에서 진화한 ‘하드방’

    최근 안마시술소는 이른바 ‘럭셔리 안마’라는 이름으로 점차 고급화하는 경향이다. 인테리어에만 수십억원을 쏟아붓는가 하면 각종 서비스에서도 최고급을 추구한다.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물론, 다음날 갈아 신을 양말을 제공하고, 와이셔츠도 다림질해주는 등 한마디로 남성을 위한 ‘최고의 성매매·휴식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업소가 많이 생겨나다 보니 차별화 경쟁도 치열하다. 소위 ‘이벤트’라고 해서 남자 1명에 여자 2명, 혹은 여자 3명이 동시에 성관계를 갖기도 한다. 비용은 좀 올라가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욕구가 언제든 충족될 수 있는 곳이 이런 안마업소뿐이라는 사실이다.

    이러다 보니 ‘삐끼(호객꾼)’를 고용하는 업소도 늘고 있다. 장안동 거리에서 만난 한 호객꾼은 “솔직히 지금 성특법이 있는지 없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 정도로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안마시술소가 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보다 더 변태적이고 엽기적인 안마 시스템도 등장했다. 대표적인 것이 ‘이동식 안마’다. 승합차 내부를 개조해 안마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현장에서 바로 성매매가 이뤄진다. 승합차는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 서울 도심 한복판을 운행한다.

    강남에서 출발해 명동과 종로, 그리고 다시 강남으로 돌아오는 동안 승합차 안은 ‘별천지’가 된다. 물론 차량 유리는 진하게 선팅이 되어 있다. 성매수자는 섹스를 하면서 동시에 서울 도심 풍경과 사람들을 감상하는 ‘섹스&시티 투어’를 즐기는 셈이다. 이동 안마 서비스를 받아본 30대 중반의 한 남성은 “평소에 아는 안마시술소 실장의 소개를 받아 호기심에 한번 이용해봤다. 차를 타고 가면서 섹스를 즐긴다는 것 자체가 환상적인 경험이었다”고 털어놨다.

    ‘대딸방’이라고 하는 변태 업소도 진화하고 있다. 대딸방은 ‘대신 딸딸이(자위)를 해준다’는 의미다. 이런 부류의 업소가 영업을 시작한 지는 약 2년이 넘는다. 하지만 성특법이 발효된 이후 이용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대딸방은 직접적인 성기 접촉이 없기 때문에 사법부도 처벌에 대해 혼란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법은 대딸방 주인에 대해 ‘손을 사용한 유사 성행위’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지만, 같은 해 12월 수원지법은 ‘형사처벌에 의해 금지해야 할 행위라고는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이처럼 사법부가 혼란을 겪고 있는 사이 대딸방은 더욱 늘어났고 최근에는 일명 ‘하드방’이라는 이름으로 변신하고 있다. 대딸방이 손으로 자위를 해주는 데 그친 데 비해 하드방은 손으로 애무를 한 뒤 여성의 얼굴이나 입에 사정을 하게 하는 것. 3류 포르노물 장면을 연상시킨다. 이러한 유사 성행위 업소는 주로 강남역 인근 뱅뱅사거리 근처에 몰려 있다. 최근 인터넷을 통해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업소는 W, E, J 업소 등이다. 이곳도 심야시간에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많은 남성이 찾고 있다.

    원룸에서 마사지+性 서비스

    집창촌에서 빠져나온 일부 여성들이 나름의 영업전략을 갖고 ‘프리랜서 윤락’을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그중에서도 충격적인 것은 일명 ‘윤락 야유회’. 과거 집창촌을 운영하던 업주들이 알음알음 손님을 모아 성매매 여성들과의 1박2일 야유회를 알선하는 것이다. 비용은 각종 경비를 제외하고 1인당 40만∼50만원.

    성매매특별법 비웃는 서울의 밤 르포

    노래방 도우미에서 발전한 북창동식 노래방이 광화문 일대에서 성행하고 있다.

    야유회라고는 하지만 특별한 프로그램은 없다. 그저 근교로 나가 마음껏 성적 일탈을 즐기는 ‘질펀한 여행’이다. 여행을 가는 승용차 안에서부터 진한 스킨십이 이뤄지는 것은 물론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 마음껏 즐긴 후 다시 식사와 음주가 이어지고 또다시 성관계가 이어진다. 윤락 야유회는 특정한 업소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단속 위험도 거의 없다.

    최근 강원도 춘천으로 1박2일 윤락 야유회를 다녀온 자영업자 주모씨에 따르면 “상상 가능한 모든 형태의 윤락행위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 남성들끼리 마음만 맞으면 그룹섹스는 기본이라고 한다. 주씨는 “모든 연락은 휴대전화를 통해서만 이뤄지므로 윤락업주의 얼굴도 보지 못했지만 약속은 철저하게 지켜진다”고 말한다. 야유회 참여 의사가 있으면 일단 선금으로 전체 금액의 절반을 은행계좌로 입금한다. 그후 현장에서 아가씨들을 만나 잔금을 치른다.

    ‘가택 마사지’도 새로운 성매매 유형의 하나다. 기존의 ‘출장 마사지’가 손님이 정한 장소로 여성이 찾아가는 형태인데 비해 가택 마사지는 여성이 자신의 집으로 손님을 불러들여 오일 마사지와 함께 윤락을 하는 방식이다. 논현동이나 신사동 등에 원룸이나 오피스텔을 얻은 후 입소문을 통해 은밀하게 손님을 모은다. 비용은 10만원 안팎. 예전 집창촌의 성매매 가격보다는 비싸지만 오일 마사지를 해주고 더 편안한 환경에서 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비싼 것은 아니라는 게 종사 여성들의 주장이다. 성특법 시행 후 집창촌을 떠나 가택 마사지 일을 하는 최모(24)씨는 이렇게 말했다.

    “솔직히 집창촌에 있을 때보다 조건이 훨씬 좋아요. 감시의 눈길이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강압을 당하는 일도 없어요. 다만 언제 단속 대상이 될지 모르고 이곳에 오는 사람들이 언제 범죄자로 돌변할지 모른다는 것이 불안하기는 해요. 그래서 가능하면 아는 사람들을 통해 안전한 손님만 받으려 하고 있어요.”

    직접 둘러본 가택 마사지 업소는 평범한 원룸에 불과했다. 다만 복층형 구조에 평수가 좀 넓은 것이 특징. 2층에는 화장품이며 옷가지 같은 생활용품이 정리되어 있었고, 1층은 ‘영업장소’인 만큼 깔끔한 침대와 각종 마사지 용품이 있었다. 최씨에 따르면 이곳을 찾는 남성은 하루 평균 5∼6명. 적을 때는 2∼3명에 불과하지만 많을 때는 하루에 10명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가택 마사지의 가장 큰 문제점은 성병관리다. 집창촌에선 어느 정도 성병 관리가 가능하지만 이곳은 성병에 관한 한 무방비 상태나 마찬가지다. 성병 관리 여부를 묻자 최씨는 오히려 반문했다.

    “정기적으로 성병 검진을 받으러 다니는 여자라면 뻔한 거 아니에요? 주부가 한 달에 한 번씩 성병 검사를 받으러 갈 리 없잖아요. 성매매가 불법인지는 누구나 다 아는데, 어떤 윤락녀가 성병 검사를 받으려고 하겠어요?”

    그들의 처지에서 보면 이해가 되지만, 성특법이 어떤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성병 문제는 가택 마사지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속칭 ‘회현동 여관바리’라고 하는 프리랜서 윤락녀 중에는 외국 여성도 여럿 있다. 그들이 체계적인 성병관리나 에이즈 관리를 받을 리 만무하다.

    흔히 ‘요정’ 하면 정치인들의 비밀모임을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오늘날의 요정은 전혀 다른 형태로 변했다. 강남 일대에 자리를 잡은 신종 ‘퓨전 요정’은 룸살롱 수준의 저렴한 주대와 ‘엘리트 여성들과의 성매매’를 무기로 남성들을 공략한다. 일반 룸살롱에서 한 명이 즐길 수 있는 30만원으로 술과 안주가 무제한 제공되고 한복을 입은 ‘엘리트 여성’들을 만날 수 있다. 상당수 여성이 대학을 졸업했으며 북이나 장구 등을 다루고 외국어 수준도 상당하다. 일부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엘리트 여성들, ‘퓨전 요정’에서 성매매

    모 요정 마담 김모씨는 “요정의 장점은 닳고 닳은 아가씨들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아마추어의 풋풋함과 요정에서 풍겨나오는 고풍스럽고 깔끔한 멋이 장점이다”라고 말한다. 요정을 자주 찾는 남성의 상당수가 기업 CEO, 임원급이다. 강남의 모 요정 앞에서 지켜봤더니 이곳으로 들어가는 승용차는 대부분 고급차들이었다. 요정들은 정문 관리와 주차 관리에만 3∼4명의 인력을 둘 정도로 대형화되어 있다.

    요정에서는 성매매를 노골적으로 홍보하지는 않지만 손님이 원할 때는 언제든 ‘OK’다. 다만 서비스가 고급인 만큼 2차 비용도 다른 곳보다 약간 비싸다.

    성매매특별법 비웃는 서울의 밤 르포

    강남 일대에 자리를 잡은 신종 ‘퓨전 요정’들은 룸살롱 수준의 저렴한 주대와 ‘엘리트 여성들과의 성매매’를 무기로 남성들을 공략한다.

    이제 노래방에서 여성 도우미를 부르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 됐다. 그런데 요즘은 이른바 ‘북창동식 노래방’이 급속히 번지고 있다. 기존 노래방 도우미들의 서비스에 북창동식 ‘하드코어(hardcore) 서비스’를 결합한 영업방식이다. 유흥업소에서 ‘하드코어’란 여성 도우미들이 거의 알몸인 상태로 춤과 노래를 선사하고 함께 술을 마시는 것을 의미한다. 북창동에서는 이미 보편화한 서비스지만, 노래방에까지 이런 문화가 전파됐다는 것은 곧 ‘북창동 놀이문화의 대중화’를 의미한다.

    하지만 북창동은 2차가 없는 반면 북창동식 노래방은 2차가 공공연하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북창동식 노래방 서비스가 가장 활성화된 곳은 서울 광화문 인근이다. 이곳에 있는 ‘노래밤’ ‘노래팡’ 류의 변형 업소들은 대부분 도우미를 상주시키거나 보도방을 통해 여성들을 공급받는다.

    광화문 C업소에 잠입, 윤락 여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비용은 1인당 12만원. 내부는 룸살롱 수준의 고급 인테리어는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공을 들여 꾸몄다. 양주와 기본 안주 등의 서비스가 제공된 후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도우미들이 입장했다. 잠시 술을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눈 후에는 본격적인 ‘쇼타임’이 시작된다.

    신분을 밝히고 노래방 도우미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에 의하면 이곳에서 성매매는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특히 일단 룸에서 2차에 대해 합의를 본 후 밖으로 나가서 다시 만나면 단속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현재 노래방에서의 도우미 고용은 단속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일단 ‘현장’에서는 별 무리가 없고, 업소 밖에서 개인적으로 만나는 것을 제지할 방법도 없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여성들은 과거 북창동에서 활동하다 ‘퇴역’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일본식 변태업소 ‘페티시’

    성특법 발효 이후 ‘밤의 세계’에서 활짝 핀 또 하나의 업종을 꼽으라면 페티시 업소를 들 수 있다. 이런 업소들은 성특법 자체가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볼 수는 없지만 ‘성장환경’을 제공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성구매를 하다 적발됐을 때 처벌을 받는다는 심리적 부담감이 성매매는 하지 않으면서도 최대한의 성적 흥분을 느낄 수 있는 일본식 변태 업소 ‘페티시’에 눈을 돌리게 했기 때문이다.

    페티시 업소는 아직 대중화됐다고는 볼 수 없다. 하지만 일부 페티시 마니아들 사이에선 3∼4개 업소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을 이용하려면 우선 인터넷으로 예약을 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취향, 즉 스타킹의 색깔이라든지, 복장의 종류 등을 맞춤 선택할 수 있다. 또한 간호사복, 스튜어디스, 정장, 가터벨트 등 다양한 복장이 구비되어 있다.

    여성들과의 만남이 이뤄지면 음란한 대화를 하거나 스킨십을 하면서 자신의 성적 욕구를 충족시킨다. 심지어 ‘리얼한 상황 설정’을 위해 갖은 아이디어를 동원하기도 한다. 일례로 영화관을 연상시키는 소규모 극장으로 꾸며진 작은 방에서 남성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여성이 들어와 옆자리에 앉은 후 스킨십을 유도하거나 자신의 다리를 만져볼 수 있게 한다. 이는 ‘극장에서 낯선 여성과의 스킨십’이라는 상상을 현실화한 것으로 많은 남성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직접적인 성기 접촉은 없지만 남성들이 자위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에 본질적으로는 성매매와 다를 게 없다. F업소 업주 김모씨는 “예상외로 한국 남성들도 페티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특히 성특법에 따른 단속에 걸릴 일이 없기 때문에 편한 마음으로 이곳을 찾는다”고 했다.

    지난해 9월 여성부는 성특법 시행 1년을 맞아 “남성들의 그릇된 성의식이 바로 잡혔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성특법의 실효성은 극히 미미하다. 유흥전문 사이트 ‘판도라21’의 구성모 대표는 “정부에서 성특법의 실효성을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본질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유흥업소 관계자 그 누구를 붙잡고 물어봐도 그러한 평가에는 코웃음을 칠 것”이라고 말했다.

    사정은 오히려 더 심각해졌고 그에 따른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성병 관리 부재와 더불어 갈수록 음성화, 변태화하고 있는 우리의 성매매 문화는 사회의 건강 자체를 해칠 수준으로 악화됐다. 겉으로 보이는 긍정성 뒤에 쉽게 치유될 것 같지 않은 부정성이 비대하게 자라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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