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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님에서 수사방해자로, 김수사관에서 사기꾼으로

‘병풍’ 논란 두 주역 고석과 김대업의 악연

  • 글: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부장님에서 수사방해자로, 김수사관에서 사기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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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찰실장 대령 손○○이 ‘검찰부 고석 부장이 내 후배인데 그동안 기무사에서 상당한 도움(아마도 진급 및 보직관리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됐음)을 준 바 있고 최근에 만나 대화했는데 앞으로 기무사 요원에 대해 더 이상 구속이 없을 것이다’라는 확약을 받았으니 부산(김○○씨는 부산 기무부대에서 근무했다)에 내려가 근무나 열심히 하라고 했습니다. 또한 ‘기무사의 자존심이 있는데 검찰부에서 함부로 하지 못할 것이다’ 하면서 ‘고부장이 앞으로 출세하려면 기무사의 도움 없이는 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등의 이야기를 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전 기무사 감찰실장 손○○씨는 자신은 김○○씨에게 그런 얘기를 한 적 없다고 부인한 바 있다. 고석 대령도 마찬가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펄쩍 뛴다. 그렇다면 김씨가 소설을 썼다는 얘기인가.

2000년 2월 기자는 이 문제와 관련해 고석 대령에게 질문을 던진 바 있다.

-고대령이 기무 요원이 관련된 수사를 축소·은폐했다는 의혹이 있다.

“내가 수사할 때 기무·헌병 요원을 가장 많이 집어넣었다. 터무니없는 음해다. 천용택 국방장관한테 확인하면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기무사와 유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

“내가 수사해 사법처리되지 않은 사람이 있나. 두 달 동안 수사하며 기무 요원 5명을 구속하고 8명을 입건했다. 지방수사(각 지방 군병원에 파견돼 있는 기무 요원 수사) 해야 한다고 청와대와 천용택 장관에게 보고서를 올린 사람이 바로 나다. 그런데 제보자(김대업)가 KBS ‘추적60분’에 ‘검찰부장이 지방수사 안하고 있다’고 말한 것이 그대로 방송됐다.”

-중요한 정보원인 김대업씨 신분을 노출시킨 것은 수사방해 아닌가.

“어떻게 된 일인지 내부 수사자료가 밖으로 다 돌아다니더라. 그래서 그 친구(김대업)를 의심했다. 2차 수사할 때 그 친구가 나를 찾아왔다. 그래서 내가 ‘너 최초에 100건(병무비리)을 갖다 준다고 약속했는데, 20건만 가져와라. 그러면 너를 받아주겠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안 가져왔다. 그 다음에 5건만 가져오라고 말했는데 역시 듣지 않았다. 그는 수사대상이었다. 처음 들어올 때 약속과 달리 자신이 연루된 병무비리를 다 털어놓지 않은 데다 비위사실이 드러나고 전과자 주제에 수사관 행세하는 것을 두고볼 수 없었다.”

김대업을 둘러싼 갈등

김대업씨는 고석 대령과의 갈등에 대해 이런 얘기를 들려준 바 있다.

“나는 특별한 감정이 없었는데 그 사람은 달랐다. 당시 이수석(이명현 수석검찰관) 밑에서 일했던 나는 이수석에게만 모든 걸 보고했다. 그런데 어떤 일이 있었느냐 하면, 조사과정에 어떤 특별한 사람이 연루된 비리가 발견되면 그와 관련된 자료를 (고부장이) 다 가져가버리곤 했다. 그래서 내가 그러면 안 된다고 했다.”

고석 대령은 최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1999년 4월 어느날 김대업이 수사관 회의석상에 앉으려 하는 걸 내가 막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뒷날 멱살잡이까지 할 정도로 사이가 나빠진 고대령과 김씨의 갈등은 초기 병무비리수사 전개과정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이명현 중령을 비롯해 2차 수사 당시 수석검찰관이었던 유관석 소령, 기관(기무·헌병)요원 수사를 위해 탄생한 특별수사팀을 이끌었던 김의형 소령, 남성원 소령 등은 모두 병무비리수사에 대한 김대업씨의 열정과 능력을 인정하는 편이었다.

반면 고석 대령은 기무사와 마찬가지로 김씨의 수사참여를 반대했고 그를 사기꾼 취급했다. 아울러 김씨를 감싸는 법무관들을 비난했다. 김씨의 수사참여와 기무 요원에 대한 수사방향을 두고 마찰을 빚었던 두 세력이 3년이 지난 오늘날 국회와 언론을 통해 다시 맞붙은 것이다.

고석 대령과 김대업씨가 처음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아니다. 오히려 처음엔 관계가 좋았다. 이명현 중령의 증언에 따르면 김대업씨에게 ‘김수사관’이라는 호칭을 처음 붙여준 이도 고대령이다.

고대령은 1999년 가을 천용택 국방장관의 승인을 얻어 청와대에 병무비리수사를 위한 군·검합동수사팀 창설을 건의했다. 그때 청와대에 올린 보고서 초안을 작성한 사람이 바로 김씨다. 이렇게 보면 현 정권 들어 4년 가까이 진행된 병무비리수사는 김씨의 ‘손’(청와대 보고서)에서 시작해 김씨의 ‘입’(병풍)에 의해 마무리돼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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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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