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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담 전 조평통 위원장 조카 허창석 등 8명, 암살기도 혐의로 체포·처형”

‘용천 폭발은 김정일 암살시도였다’ 정보당국 보고서 작성

  • 글: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허담 전 조평통 위원장 조카 허창석 등 8명, 암살기도 혐의로 체포·처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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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한 북한연구자는 “휴대전화를 기폭장치로 활용한 것 같다는 외신보도가 사실이냐고 물었더니 부인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래프’지는 6월13일자 신문에서 평양의 소식통을 인용해 “폭발사고 현장에서 기폭장치로 활용된 것으로 보이는 접착테이프가 붙어 있는 휴대전화 잔해가 발견되었다. 북한 당국은 그 휴대전화의 소유자를 추적해 조사를 벌였으나 이후 그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며, 인민보안성은 평양 주민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고 1만여대를 압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분노한 ‘주변부 로열 패밀리’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은 과연 허창석이 김정일 위원장을 암살하려 한 동기는 무엇이며, 그 배후는 누구인지에 관한 것이다. 이를 유추하기 위해서는 허창석 본인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허창석은 1970년대 북한 외교부장을 지냈으며 김일성 주석의 핵심 측근이었던 허담의 조카로 알려져 있다. 더욱 중요한 포인트는 허담의 아내이자 허창석의 숙모가 되는 김정숙 현 ‘민주조선’ 책임주필이 김정일 위원장의 사촌누나라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허창석은 김정일 위원장의 사촌매형의 조카가 된다. 인척관계로는 7촌이므로 한국에서였다면 크게 의미 있는 관계가 아니지만, ‘로열 패밀리’의 위세가 엄청난 북한에서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허담은 이미 사망했지만 1982년부터 현재까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이며 1988년부터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을 겸직하고 있는 김정숙은 지금도 최고 실세 가운데 한 사람으로 손꼽힌다.

이러한 명문가 출신인 허창석이 김 위원장 암살을 시도할 까닭이 있을까. 정보기관의 확인작업 자문에 응한 이들을 비롯해 북한 출신 인사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개연성은 ‘직계 로열 패밀리에 대한 분노’다.



우선 무역 등의 경제실무에 종사하던 허창석과 그의 동료그룹은 중국 등 외부를 자유롭게 왕래한 까닭에 국제사회의 흐름이나 북한의 현실을 비교적 정확하게 알고 있었으리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또한 40대 중반이라는 그의 나이는, 그가 한창 자신의 능력에 자신감을 갖고 있지만 김정일 위원장의 직계 인척이 아닌 까닭에 최고위직까지 나가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담고 있다. 이른바 ‘주변부 로열 패밀리’들에게서 쉽게 나타나는 특징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다.

가장 직접적인 계기는 역시 최근 평양에서 가시화되고 있는 3세대 세습과정이었을 공산이 크다고 북한 출신 인사들은 분석했다.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는 김정일 위원장의 아들 김정철의 나이가 불과 스물셋임을 감안하면, 60대인 김 위원장과 20대인 김정철의 중간세대에 해당하는 테크노크라트들의 반감은 충분히 상상할 만하다.

한편 용천과 관련해 전혀 별개의 소식통에서 전해진 정보는 허창석 건과 관련해 묘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국제문제조사연구소의 조성렬 박사는 지난 여름 한 중국계 소식통으로부터 용천사건과 관련해 흥미로운 내용을 전해들었다. 중국 최고지도부 및 북중 관계에 관해 믿을 만한 내부정보를 제공해왔다는 이 소식통은, 용천사고가 김정일 암살 시도였다는 내용을 중국측 각도에서 다음과 같이 전했다는 것이다. 이른바 ‘중국의 암살시도 방조설’이다.

‘용천사고에서 주목할 부분은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 최고위 지도자들을 줄줄이 만나고 돌아오는 과정에서 폭발이 일어났다는 점이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물론 장쩌민 중앙군사위 주석, 원자바오 총리 등 지도부가 총출동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대폭의 무상원조와 다양한 기업합작이라는 선물도 안겼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당초 예상됐던 것과는 달리 핵문제를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6자 회담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수준의 발언이 전부였다. 사실상의 거부였다.

이를 계기로 중국 최고지도부는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지지를 포기했다. 오히려 새로운 정권이 등장해 자신들과 보조를 맞춰갈 수 있다면 최근 그들이 이 지역에 대해 갖고 있는 계획, 즉 동북공정·동북개발로 상징되는 그랜드 디자인에 더 적합하리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 무렵 북한 내부에서는 김정일 체제 전복을 계획하고 있던 일군의 친중국 인사들이 김 위원장의 귀국일인 4월22일을 ‘거사일’로 잡고 중국 최고지도부에 그 지지 가능성을 은밀히 타진해놓은 상황이었다. 판단을 굳힌 중국 최고지도부가 최소한 용인 또는 방조하겠다는 사인을 보내자 이들 그룹이 감행한 것이 용천 폭발사고였다.’

재미있는 것은 여기서 등장하는 ‘친중국 인사’가 허창석일 개연성이 다분하다는 점이다. 대중무역에 종사했다는 허창석 본인의 직업도 직업이거니와, 그의 삼촌이라는 허담은 외교부장을 지내는 동안 덩샤오핑 등 중국의 최고위 관계자들과 깊은 신뢰를 쌓은 인물이다. 허창석이 대중무역에 종사하게 된 것 또한 그러한 삼촌의 인맥이 바탕이 되었으리라는 점은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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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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