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밀착 취재

한국 남성-중앙亞 여성 결혼 사기 급증

‘얼굴마담’에 속고 ‘선불금 증발’에 울고 ‘사라진 아내’에 땅치고

  • 글: 박은경 자유기고가 siren52@hanmail.net

한국 남성-중앙亞 여성 결혼 사기 급증

2/6
국제결혼한 부부 여러 쌍과 자주 모임을 갖는다는 S씨는 “한국 남성과 결혼해 사는 한 러시아 여성은 술집에 나가 일한다”며 “아내는 ‘결혼은 결혼이고 술집에 나가는 건 즐기는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 남편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르더라”며 고개를 저었다.

한국인 남편이 러시아의 처가에 매달 100만원씩 생활비를 보내주다 형편이 어려워져 송금을 중단하자 아내가 친정에 간다는 핑계로 본국에 가선 몇 달째 돌아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100만원이면 러시아에서 1년 동안 편히 놀고 먹을 수 있는 거금. 러시아인 아내는 그 돈을 다 쓸 때까지 한국에 돌아오지 않다가 돈이 떨어지자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직접 데리러 오라고 했다.

급증하는 ‘우즈베키스탄 아내’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으로 한국인과 결혼해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배우자는 약 16만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한국 남성과 결혼한 외국인 여성이 약 10만명, 한국 여성과 결혼한 외국인 남성이 약 6만명이다.

또한 통계청에 따르면 2003년 외국인과의 결혼은 2만5658건으로 국내 총 결혼건수의 8.4%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보다 무려 61.2%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2003년 한국 여성과 외국 남성의 결혼이 6444건을 차지한 반면, 한국 남성과 외국 여성의 결혼은 1만9214건에 달했다.



한국 남성과 중국 여성(한족, 조선족 포함)의 결혼은 1만3373건으로 전체 국제결혼 커플의 69.6%였다. 다음으로는 베트남 여성이 1403건, 일본 여성이 1242건, 필리핀 여성이 944건, 태국 여성이 346건, 우즈베키스탄 여성이 329건, 몽골 여성이 318건, 러시아 여성이 297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전년도에 비해 베트남 여성과의 결혼이 세 배, 우즈베키스탄 여성과의 결혼이 두 배로 늘어났다는 점이다.

우즈베키스탄에 7년째 거주하며 수도 타슈켄트시 소재 국립 동방학대학 대학원에서 한국어 교수로 재직중인 김춘식씨는 “최근 2, 3년 사이 우즈베키스탄 여성과 결혼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 한국 남성이 급증했다. 우즈베키스탄 여성은 나이차가 20년씩 나도 상관하지 않고 한국 남성과 결혼한다. 주로 돈 때문이다. 이 나라는 국민소득이 낮고 경제상황이 어려워 일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남자는 물론, 여자도 대학을 졸업(국가 지원)해도 일자리가 없어 러시아나 주변 나라로 돈을 벌러 나간다. 이곳 여성의 최고 직업이 룸살롱 접대부라 할 만큼 경제사정이 어렵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국제결혼을 원하는 한국 남성이 해마다 증가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전복열씨는 자신의 경우를 진솔하게 들려줬다.

“30대 때 여러 번 사업에 실패해 결혼시기를 놓쳤어요. 저와 맞을 사람은 30대 중·후반의 여성일 텐데, 그런 여성들의 친구들은 이미 안정된 결혼생활을 꾸리고 있을 것 아닙니까. 그러니 눈들이 높지요. 나이 40이 넘도록 돈도 별로 못 모은 남자와 쉽게 결혼하려 하겠어요? 마흔이 넘어서도 결혼을 안 한 친구가 서너 명 있는데, 이들은 어렵게 맞선을 봐도 번번이 깨졌습니다. 선보러 나온 여자들이 최소한 아파트 한 채는 있고 연봉이 1억원쯤 되는 신랑감을 찾더라는 거예요.”

한국 남성들이 적극적으로 국제결혼에 뛰어든 이면에는 10명에 1명꼴로 여성이 부족한 성비 불균형, 독신여성의 증가, 남성의 경제적 능력을 중시하는 풍토 등의 요인이 있다. 또한 아직도 가부장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40세 안팎의 남성과 남녀평등을 외치는 여성 사이의 간극이 남성들의 국제결혼을 부추긴다.

결혼 적령기를 한참 넘긴 한국 남성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한국 여성과의 결혼 기피 이유’는 결혼조건이 너무 까다롭다, 부모 모시기를 싫어한다, 대기업 직원이나 전문직만 찾는다, 최소 연봉 4000만원에 중산층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키가 작거나 잘생기지 못했거나 대머리인 남성은 싫어하는 등 외모를 보는 기준이 까다롭다, 나이 많은 남자를 싫어한다 등이다.

영세업체의 생산직 근로자인 정모(45·남)씨는 2년 전 자신보다 스무 살이나 어린 러시아 여성과 결혼했다. 17평 아파트 한 채가 전재산인 그는 아내와 결혼할 때 외모와 학력만 고려했다. 정씨는 고졸이지만, 아내는 대학을 졸업한 데다 늘씬한 키에 모델 뺨치는 외모를 지닌 백인 여성이다.

“저야 변변한 직업을 가진 것도 아니고, 벌어놓은 돈도 없는 데다 생긴 것도 별로잖아요. 게다가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한국 여성과 결혼할 자신이 없었어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한테 국제결혼을 생각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더니 다들 한심해하더라고요. 자존심이 엄청 상하고 오기가 생겨, 그날로 러시아 최고의 여자와 결혼하리라 마음먹었어요.”

요즘엔 그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졌다. 친구들 모임에 아내와 팔짱을 끼고 등장하면 모두 마냥 부러워하는 분위기다.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쳐다보면 어깨가 으쓱해진다.

2/6
글: 박은경 자유기고가 siren52@hanmail.net
목록 닫기

한국 남성-중앙亞 여성 결혼 사기 급증

댓글 창 닫기

2021/1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