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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사태’ 1년, 최승호 전 ‘PD수첩’ 팀장의 토로

“사실 아니라는 핑계 하나만 있어도 방송 내리고 싶었다”

  • 김승훈 동아닷컴 기획취재팀 기자 huni@donga.com

‘황우석 사태’ 1년, 최승호 전 ‘PD수첩’ 팀장의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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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 교수를 죽인 데 대해 국민에게 미안하다는 말인가요.

“죽이긴 뭘 죽여요.”

잠잠하던 최 팀장의 음성이 높아졌다.

“내가 얘기한 게 그대로 ‘팩트’입니다. 만일 황 교수가 옆에 있다면 ‘당신 왜 그렇게 거짓말 했냐, 우리가 얘기했을 때 당신이 그걸 받아들이고 미안하다고 고백했으면 됐을 거 아니냐’고 묻고 싶어요.”

끝내 최 팀장에게서 “그것도 있고…”의 뒷말을 듣지 못했다. 질문은 다 끝났다. 분위기도 바꿀 겸 그에게 보너스 질문을 던졌다.



▼ 취재하면서 알게 된 황 교수는 어떤 인물인가요.

“황우석이라는 사람의 본질은 ‘거짓말쟁이’라는 겁니다. 거짓말을 밥 먹듯 하죠. 이게 핵심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을 다뤄봤어요. 나름대로는 사람을 안다고 생각하는데, 황 교수만큼 능수능란하게 거짓말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어요. 그 거짓말에 놀아난 국민이 너무 불행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그 사람의 거짓말을 믿고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 너무 안타까워요.”

▼ 황 교수는 학자인가요, 아니면 정치꾼인가요.

“죽었다 깨어나도 학자라고는 할 수 없죠. 정치꾼이라고 봐야죠. 난 누구보다도 그 사람과 얘기해보고 싶어요. 왜 거짓말을 했는지 묻고 싶고, PD수첩의 취재방식이나 우리가 밝혀낸 진실에 문제가 있다면 어떤 부분인지 듣고 싶어요. 토론하고 싶은 거죠. 그런데 황 교수는 토론이라는 걸 도저히 감당하지 못할 겁니다.”

주위가 조용했다. 둘러보니 우리만 남았다. 11시가 훌쩍 지나 있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최 팀장에게 결례가 된 게 있으면 너그러이 양해해달라고 했다.

▼ PD수첩만 대변해줄 수 없기 때문에 좀 예민한 질문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예의에 벗어난 질문을 한 게 있다면 죄송합니다.

최 팀장은 호탕하게 웃으며 “아닙니다. 당연히 그래야죠”라고 답했다.

식당을 나왔다. 거리에는 황량한 바람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최 팀장을 배웅하고 택시를 탔다. 몸은 무거웠지만 정신은 또렷했다. 최 팀장은 왜 잘못한 게 너무 많다고 했을까. ‘그것도 있고…’의 뒷말은 뭘까. 기사를 쓰고 난 지금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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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훈 동아닷컴 기획취재팀 기자 h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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