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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 분담금 특종 2탄!

“이자 없다”는 주한미군사·국방부 해명은 거짓, 운용수익 1000억 美 국방부 입금…120억 탈세 의혹

  •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방위비 분담금 특종 2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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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 분담금 특종 2탄!

방위비 분담금으로 만들어진 6500억원가량의 양도성예금증서 자금을 관리하고 있는 뱅크오브아메리카 서울지점과 경영공시자료.

BOA 서울지점의 담당 본부장은 ‘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커뮤니티뱅크의 예금을 예치하고 있다는 사실과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커뮤니티뱅크가 2002년부터 이렇게 BOA 서울지점 등에서 벌어들인 이자수익만 1000억원이 넘는다.

그렇다면 이 이자는 어디로 갈까. 그 과정에 참여했던 관계자들에 따르면, 커뮤니티뱅크는 미 국방부와의 계약에 따라 1년 동안 발생한 이익 전체를 매년 9월말 정산해 미 국방부로 입금한다. 계약 자체가 수수료만 받는 위탁경영 구조이기 때문. 2002년 방위비 분담금 축적이 시작되기 전에는 미 국방부로 가는 영업이익이 50억원 미만이었지만, 7000억원이 넘게 쌓인 지난해의 경우 커뮤니티뱅크는 300억원에 달하는 이자를 미 국방부로 보냈다는 설명이다. 이는 전세계 미군기지의 커뮤니티뱅크 지점이 거둔 수익의 70~80%에 해당한다고 한다. 유럽이나 일본에서는 방위비 분담금이 은행에 쌓이지 않는 까닭이다.

물론 커뮤니티뱅크는 주한미군사뿐 아니라 일반 미군 병사 등으로부터도 예금을 받는다. BOA 서울지점에 예치된 자금 가운데는 이들의 원화 예금도 일부 섞여 있다. 그러나 방위비 분담금이 축적되기 전 커뮤니티뱅크의 평균 원화 예수금이 500억원 미만이었음을 감안하면, 7000억원이 넘는 현재의 BOA 예금은 대부분 방위비 분담금에서 온 것으로 봐야 한다. 물론 지난해 미 국방부로 보낸 300억원의 수익 역시 대부분 방위비 분담금으로 만든 예금에서 나왔다.

이렇게 미 국방부로 들어간 자금은 일반회계 세입으로 편성돼 미 국방부의 예산으로 아무런 제약 없이 사용된다. 한국이 지급한 방위비 분담금이 한국과는 상관없는 미국의 군사자금으로 쓰이는 것이다. 자금에 꼬리표가 달려 있지 않으므로 그 용도를 특정할 수는 없지만, 주일미군 기지나 이라크전 등 미군의 예산이 쓰이는 곳에는 어디라도 쓰인다고 봐야 한다.

같은 계열사끼리 알아서 면세?



이러한 운용구조는 ‘주한미군 주둔에 관련되는 경비’로 정의돼 있는 방위비 분담금 협정의 내용과 명백히 배치된다. 법무법인 덕수의 이정희 변호사는 “돈에서 나온 수익이 한 바퀴를 돌더라도 결과적으로 미 국방부의 일반회계로 쓰인다고 봐야 하고, 이는 양국이 합의한 방위비 분담금의 개념에 위배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애초에 분담금을 제공한 한국 국민의 의사와는 전혀 무관하게 진행된 일일뿐더러, 더욱이 미국측은 “이자가 나오지 않는다”는 말로 한국 정부와 언론을 호도하고 실제로는 자국의 군사자금으로 쓰고 있는 것이다.

특히 BOA 서울지점은 커뮤니티뱅크에 이자를 지급하면서 한국 정부에 납부해야 하는 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커뮤니티뱅크 위탁운영자의 법적인 지위는 한미주둔군지위협정상 ‘초청계약자(Invited Contractor)’로 규정돼 있다. 초청계약자는 미군과의 공무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의 면세혜택을 받지만, SOFA 15조 6항은 ‘투자를 위해 보유한 재산’에 대해서는 면세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미조세조약에 의거해 미국 법인의 예금이자에 부과되는 세율 12%를 적용하면, 쌓여 있는 돈의 이자 1000억원에서 그간 징수되지 않은 세금은 대략 120억원 안팎에 달한다.

경희대 법대 최승환 교수(국제통상)는 “커뮤니티뱅크가 자사에서 보유하고 있어도 되는 돈을 시중은행에 맡긴 것은 이자라는 상업적인 이득을 추구하는 행위이니만큼 ‘투자’로 볼 수 있고, 따라서 그 이자도 과세할 근거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주한미군이 자신의 명의로 예금해 이자를 받고 있다면 이는 공적인 자금으로 보아 SOFA의 면세혜택을 받겠지만, 법적으로 커뮤니티뱅크는 국가기관이 아닌 민간 상업은행인 만큼 이 논리는 적용되기 어렵다는 것. 재정경제부 국제조세과 관계자는 “좀더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해봐야겠지만, (설명대로라면) 세금을 추징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눈여겨볼 것은 현재 커뮤니티뱅크를 위탁받아 운영하는 주체가 ‘BOA 군사 금융 부문(military banking division)’이라는 사실이다. 커뮤니티뱅크와 자금의 대부분을 예치하고 있는 BOA 서울지점이 법인상으로는 별개지만, 그 운영자끼리는 사실상 같은 BOA 내의 ‘특수관계’다(한국의 대기업 계열사끼리의 관계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법인상으로 분리돼 있기 때문에, 한국 대기업 계열사끼리의 거래에 세금이 부과되는 것처럼 이 경우에도 세금 문제는 별도다). 미국 은행이 SOFA에 대한 한국 정부의 무신경을 이용해 사실상 ‘계열사끼리의 탈세’를 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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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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