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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산업 대해부

‘고수익률’집착은 지는 게임, 비용 낮은 펀드 선택하라

  • 윤영호│동아일보 신동아 편집위원 yyoungho@donga.com│

펀드산업 대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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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씨는 은행 측이 선물환 계약의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상품 자체의 구조적 결함 의혹도 제기했다. 한마디로 은행 측이 펀드 손실과 환율의 상관관계를 잘못 분석했다는 것. 투자자들이 그에 따른 덤터기를 쓰게 됐다고 한다.

국민은행 제휴상품부 박정림 부장은 “2007년만 해도 환율이 하락 추세를 보여 선물환 계약에 따른 정산금을 받아간 고객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은행 입장에선 손해를 보니까 뒤늦게 은행에 책임을 돌리는 투자자들의 태도가 야속할 법도 하다.

박 부장은 또 “선물환 계약을 통해 은행이 얻는 이익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 마디로 은행이 고객에게 선물환 계약을 ‘강권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 그는 “국민은행이 판매한 역외펀드 가운데 60%만이 선물환 계약을 했다는 것은 고객의 선택권을 보장했다는 증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국민은행 선물환 계약 관련 실무 대책반장인 이용술 팀장도 “고객의 심정을 이해하지만 업무를 정상 처리했기 때문에 고객이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은행은 2006년 10월부터 피델리티의 차이나포커스 펀드를 팔기 시작했다. 11월24일까지 판매한 금액은 1조5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는 선물환 계약의 ‘강제성’ 의혹을 제기한다. 한 투자자는 “역외펀드에 가입하는 모든 고객에게 무조건 선물환 계약을 맺도록 하라는 내용의 지침이 있었다는 담당 직원의 증언을 녹취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6년 11월 H증권에서 차이나펀드에 가입했다. 그러나 그는 그 증권사 이름은 끝내 밝히지 않았다.



‘펀드 소송 대란’ 오나

이미 소송을 제기한 투자자들도 있다. 인터넷 사이트 다음 카페에서는 펀드 투자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투자자 모임이 활발하다. 이들의 움직임도 소송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야말로 ‘펀드 소송 대란’ 조짐이라고 할 만하다. 투자자들이 주가 폭락으로 슬픔의 눈물을 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분노를 표시하고 있는 것.

‘펀드 소송 대란’은 2008년 10월말 파생상품 펀드인 ‘우리파워인컴펀드’ 관련 소송이 8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이들에 이어 ‘우리2star파생상품투자신탁KW-8호’ 펀드에 투자한 217명도 지난 11월4일 76억원의 투자금 반환소송을 냈다. 11월21일엔 ‘블랙록 메릴린치 월드 광업주 펀드’ 등 역외펀드 2개의 투자자 4명이 소송을 냈다.

이들은 은행 등 펀드 판매사가 불완전 판매를 했다고 주장한다. 불완전 판매란 판매자가 상품 정보와 위험성을 충분히 알리지 않고 고객에게 파는 행위를 말한다. 금융상품의 경우 금융회사가 원금을 까먹을 가능성이나 투자 대상 등을 투자자에게 정확히 알려주지 않았을 때 불완전 판매에 해당할 수 있다.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하는 펀드인 ELF도 소송에 휩싸일 우려가 높다. ELF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이 다음 카페에서 의견을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상품 구조가 복잡한데도 은행 등 판매회사가 ‘안전하다’는 사실만 강조했고, 원금 손실 가능성을 충분히 알리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ELS는 기초자산의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연 20% 안팎의 높은 수익을 얻는 장외 파생상품. 그러나 주가가 기준시점보다 40~50%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날 수도 있다.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로 증시가 폭락하는 바람에 실제 그런 사태가 벌어졌다.

민원 제기도 늘고 있다. 2008년 10월 말 현재 금융감독원이 접수한 펀드 불완전 판매 분쟁 조정 건수는 655건으로, 지난해(109건) 대비 510%나 증가했다. 증시가 활황이던 2004~2006년엔 각각 25건, 69건, 40건에 지나지 않았다. 펀드 손실이 확대되면서 민원·분쟁이 급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2008년 11월11일 우리CS자산운용의 우리파워인컴펀드와 관련해 배상 조정 결정이 난 이후엔 분쟁 조정 신청이 하루 평균 90여 건 쇄도했다. 종전 하루 평균 건수(24건)의 4배 수준이다. 금감원은 이날 우리은행이, 우리파워인컴펀드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한 주부에게 손실액의 50%를 물어주라고 결정했다.

투자자의 이런 움직임에 때아닌 호황을 누리는 곳이 변호사 업계다. 일부 법무법인은 ‘펀드·주식 등 불완전 판매 피해자 모임 소송 카페’를 만들어 소송 참가 희망자를 모집하고 있다. 또 일부 변호사는 e메일과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이용해 마구잡이로 소송을 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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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호│동아일보 신동아 편집위원 yyo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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