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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만화 산업 진단

“침체 위기? 한국형 미래 산업 구조로 재편 중!”

  • 박석환│만화평론가,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콘텐츠팀장 comicspam@naver.com│

한국 만화 산업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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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만화 산업 진단

허영만의 ‘식객’은 드라마, 영화 등으로 재탄생하며 만화 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켰다. 영화 ‘식객’의 한 장면.

이 세 키워드의 약진에서 보듯, 최근 한국의 만화 산업은 매우 역동적인 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특히 학습만화는 과거의 코믹스를 대체할 만한 핵심 상품군으로 성장했다. 물론 코믹스가 변화의 흐름 속에서 위축되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장의 변화와 함께 코믹스계 만화가들 역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고 일부는 가시적 효과를 달성하기도 했다. 양씨는 팬카페에 올린 글에서 만화 그리기의 어려움을 고백한 뒤 “동료 작가들은 일본으로 가서 다시 도전하라고도 하고 어떤 작가들은 아무리 어려워도 한국에 남아 자존심을 지켜달라고도 합니다. …같이 잡지에서 연재하던 작가들이 일본으로 가서 노력 끝에 최소 저희의 5배 이상의 결실을 이뤄내는 것을 보고 있자면 아무리 초심을 외쳐봐도 마음잡기가 힘이 듭니다”라고 적었다.

2000년 이후 위축기에 접어든 코믹스계 만화가들이 코믹스의 본고장이랄 수 있는 일본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박성우, 박무직, 양경일, 임달영 등 다수의 코믹스 작가가 한국에서의 인기를 뒤로하고 일본의 신인 만화가로 출발해 현재는 중심 작가로 성장했다. 또 일본 만화의 세계화 흐름을 본받아, 유럽이나 북미권 수출을 목표로 하는 코믹스 창작에 도전하는 작가들도 있다. 우리나라 코믹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박산하, 이충호, 문정후 등은 새롭게 떠오른 학습만화 분야에 집중하면서 새로운 성과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양영순, 윤태호, 조재호 등의 만화가는 새롭게 등장한 웹툰 형식에 맞춘 작품을 발표하며 또 다른 전성기를 맞았다.

한국형 산업 모델

이처럼 다양한 모색이 이뤄지면서 만화 산업에 참여하는 기업의 모습도 달라지고 있다. 코믹스 중심 시장에서는 만화잡지를 출판하는 기업이 산업을 주도했다면, 현재는 특정 매체를 지니지 않은 단행본 출판사, 포털사이트, 에이전시 전문 기업, 멀티콘텐츠 기획사 등이 각자의 지분을 갖고 만화 산업을 이끌고 있다. 기존의 만화 기업들 역시 책 판매 중심의 매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영화영상, 게임캐릭터 분야의 사업부를 신설하고 저작권을 판매하는 등 매출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반면 변화의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거나 전통적인 만화 형식과 시장을 고수하고자 했던 만화가와 기업은 취지의 순수성이나 긍정성과 무관하게 지속적인 위기 앞에 놓여 있기도 하다.

현재 한국의 만화 산업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다양성을 바탕으로 미래 시장의 가능성을 확대해가고 있다. 학습만화나 웹툰, 만화를 원작으로 한 게임영상콘텐츠 분야의 성공이 우리나라처럼 눈부시게 나타나는 사례가 없다. 코믹스가 위축된 것은 사실이지만 새로운 만화장르가 활성화되고 있고, 코믹스 출신 만화가들의 활동이 위축된 것은 사실이지만 상당수 코믹스 만화가가 해외시장과 인터넷매체를 중심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필자는 한국 만화의 오늘을 비관하지 않는다.



인쇄매체에 대한 소비 수요의 축소, 만화의 최대 소비층인 청소년 인구의 감소 등이 우려스럽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한국만화계는 이미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새로운 전자매체에 적응해가고 있고, 내부시장의 불안을 수출이나 해외 현지화 방식을 통해 풀어가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한국의 만화 산업은 현재 위기라기보다 기회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과거의 만화 산업이 일본 만화계를 참조해 구축됐다면, 최근의 만화 산업은 지극히 한국적인 모델로 재정비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만화의 미래 가능성은 더욱 높다 할 것이다.

신동아 2010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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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환│만화평론가,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콘텐츠팀장 comicsp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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