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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할인율·서비스로 골라 타는 재미 쏠쏠 가격경쟁력과 안전관리가 관건

저가항공 전성시대

  • 김지영 기자│kjy@donga.com

다양한 할인율·서비스로 골라 타는 재미 쏠쏠 가격경쟁력과 안전관리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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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국제선에서 국내 저가항공사들이 경쟁력을 갖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올 상반기 저가항공사의 국내선 점유율은 절반에 육박했지만 국제선 점유율은 3%에 그쳤다. 지난해보다 3배가량 여행객이 늘어난 동남아 지역 수송 분담률도 고작 5.4% 수준이다. 5개사의 여객기를 다 합쳐도 31대에 불과하다. 외국계 저가항공사와 싸우기엔 우선 규모 면에서 한참 밀린다.

아시아 최대 저가항공사인 말레이시아의 에어아시아는 보유항공기가 110대에 연간 실어 나르는 승객이 2600만명에 달한다. 에어아시아는 지난해 11월 인천-콸라룸푸르 노선에 취항했다. 운임은 기존 항공사의 반값이다. 일본, 싱가포르, 태국의 항공사도 잇따라 저가항공 설립과 한국 노선 취항 의지를 나타내 국내 저가항공사들을 위협하고 있다.

전일본공수항공(ANA)은 7월 에어아시아와 손잡고 에어아시아재팬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에어아시아재팬은 ANA가 51%, 에어아시아가 49%를 투자한 저가항공사로 내년 8월부터 국제선 운항을 시작할 계획이다. 도쿄 나리타공항을 근거지로 한국 노선도 개설할 방침이다. ANA는 이와 별도로 홍콩의 한 투자그룹과 손잡고 ‘피치’라는 저가항공사를 설립했다. 피치는 연말부터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다. 법정관리 중인 일본항공(JAL)도 호주 콴타스항공 자회사인 제트스타와 손잡고 저가항공사 설립에 나섰다. 싱가포르항공과 타이항공도 각기 자회사 형태로 저가항공사를 설립해 내년부터 한국~중국 노선에 취항할 계획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동북아 하늘 길을 장악하려는 저가항공 경쟁이 본격화하면 소비자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겠지만 기존 항공사는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진에어 관계자도 “일본, 중국, 동남아 노선은 1시간 안팎이 소요되는 국내선 경쟁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가격과 서비스 면에서 외국계 항공사와 대등한 싸움을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노선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항공료를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아시아나항공의 한 관계자는 “국내 저가항공사들이 국제노선에서 살아남으려면 항공료를 일반 항공사의 50%선으로 낮춰야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선 운임도 지금보다 더 싸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올여름 휴가철 대목을 맞은 일부 저가항공사는 김포~제주 노선의 항공료를 대형항공사의 요금보다 1만2000원 적게 책정해 무늬만 ‘저가’라는 원성을 샀다. 부산~제주 노선의 경우 1700원 차에 불과했다. 저가항공사들이 대형항공사보다 20~30% 싸다고 광고하는 저렴한 항공권은 주로 이른 아침이나 저녁에 운항하는 것이었다.

“국내 여건상 파격 할인 힘들다”

저가항공사는 여행객이 몰리는 성수기에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기 때문에 요금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강변한다. 하지만 평소 할인율인 20~30%도 유럽 저가항공사의 50~70%에 비하면 무색하다.

유럽 저가항공사들은 서비스를 철저히 유료화하는 대신 기본 운임을 최대한 낮춘다. 잉글랜드의 저가항공사인 라이언에어가 대표적이다. 라이언에어 항공기에는 비행기 좌석번호가 없다. 탑승하는 순서대로 앉게 한다. 창가나 복도에 앉고 싶으면 돈을 더 내야 한다. 수화물도 돈을 내야 짐칸에 실을 수 있고, 기내에 반입하는 가방 사이즈도 규정을 초과하면 돈을 더 받는다. 신문, 잡지는 물론 기내식, 음료도 유료다. 이 항공사는 실속파 고객에게 큰 호응을 얻어 지난해 항공운항실적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영국의 저가항공사 이지젯은 탑승시간을 줄이려고 티켓 발매를 하지 않는다. 신분증이나 예약번호를 확인하는 전산 시스템을 이용해 항공권의 발권 관리, 배달, 확인 등에 드는 막대한 경비를 절감했다. 불필요한 서비스도 없앴다. 1~3시간 정도의 단거리 노선에서는 기내식을 원하는 승객에게만 유료로 제공한다. 철저한 수요 공급 원칙에 따라 항공권 가격이 결정되며 모든 좌석의 90% 이상이 인터넷 예매로 판매된다. 67대의 항공기를 보유한 이지젯의 탑승률은 84%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저가항공사들도 기본적인 서비스만 제공하고 추가 서비스를 유료화하면 운임을 더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저가항공사들은 국내 여건상 유럽과 같은 파격 할인이 어렵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음료 제공을 비롯한 각종 부대 서비스를 유료화할 경우 우리나라 정서상 승객의 반감을 살 소지가 높고, 무엇보다 공항 이용에 따른 운항원가 부담이 크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진에어 관계자도 “유럽은 주요 도시 거점공항이 아닌 외곽공항을 이용해 항공운임을 낮춘다”며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저가항공사가 이용할 만한 외곽공항이 없어 거점공항을 이용하며 대형항공사와 동일한 공항세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언에어는 더블린-파리 노선을 운항할 때 파리에서 30㎞ 떨어진 샤를드골 공항 대신 직선거리로 70㎞ 떨어진 외곽의 부배 공항을 이용한다. 런던 노선을 운항할 때도 런던 도심에서 20㎞ 떨어진 히드로 공항이 아니라 그 두 배가 넘는 거리에 있는 관문인 스탠스테드 공항을 쓴다.

다양한 할인율·서비스로 골라 타는 재미 쏠쏠 가격경쟁력과 안전관리가 관건

이스타항공은 항공기마다 다른 독특한 기내 디자인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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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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