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7월호

고향 냄새 물씬 풍기는 가족 휴양지 베스트 7

  • 글: 양영훈 여행작가 travelmaker@hanmir.com, www.travelwriter.co.kr

    입력2003-06-26 18:27: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고향 냄새 물씬 풍기는 가족 휴양지 베스트 7

    승봉도의 삼형제바위<br>해안에 곱게 핀 해당화

    승봉도는 인천 연안부두에서 쾌속선을 타고 약 1시간30분만 가면 닿을 수 있는 작은 섬이다.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과 가깝지만, 의외로 순수하고 깨끗하다. 천혜의 자연풍광도 크게 훼손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주민들도 인정이 많다. 커다란 콘도미니엄과 번듯한 민박집들만 아니라면 다도해의 한 외딴 섬에 온 느낌이 들 정도다.

    승봉도는 전체 면적이 2.2㎢, 해안선의 길이가 10여 km에 불과하다. 덕분에 쉬엄쉬엄 서너 시간만 걸어도 섬 구석구석을 훑어볼 수 있다. 섬 전체를 한바퀴 도는 해안도로와 산책로도 비교적 잘 개설돼 있다. 하지만 굳이 차를 타고 다닐 필요는 없다. 오히려 휴가철에는 심각한 체증 때문에 발이 묶이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승봉도 해안은 경치가 아주 빼어나고 바닷물도 동해 못지 않게 깨끗하다. 특히 북쪽 해안에는 남대문바위, 부챗살바위, 삼형제바위, 촛대바위 등 기묘한 형상의 바위가 유달리 많다. 또 곳곳마다 한적한 자갈해변이 형성돼 있다. 썰물 때는 바닷가에서 조개, 낙지, 해삼 등을 직접 잡을 수 있다. 동쪽 끄트머리의 부두치해변 주변에는 작은 무인도가 하나 있는데, 썰물 때에는 걸어 들어갈 수도 있다.

    부두치해변에서 승봉도 마을까지는 울창한 솔숲길이 이어진다. 길바닥에 깔린 솔잎의 푹신한 감촉, 그리고 코끝에서 진동하는 솔 향기가 심신의 여독을 말끔히 씻어준다. 마을 한쪽에는 금빛 모래가 곱게 깔린 이일레해수욕장이 있어서 온 가족과 함께 해수욕을 즐기기에 좋다.

    ◆ 숙식



    선착장 옆에 20평형의 객실 150개와 식당, 슈퍼, 커피숍, 당구장, 노래방 등 부대시설을 갖춘 동양콘도미니엄(032-832-1818)이 있다. 마을에는 바다풍경(831-0305), 승봉민박(832-3678), 우리집민박(831-3659), 선창휴게소(831-3983), 고개마루쉼터(831-3581), 파라다이스(832-1034), 할매민박 (832-5449) 등 시설 좋은 민박집이 많다.

    ◆ 가는 길

    인천항 연안부두에서는 원광해운(884-3391)의 파라다이스호, 안산시 대부도의 방아머리선착장에서도 대부해운(886-3090)의 대부고속페리가 승봉도까지 왕복운항한다. 약 1시간30분 소요. ※여름 피서철에는 날씨와 승객에 따라 출항 횟수가 늘어나므로 정확한 출항시간은 사전에 전화로 알아보는 게 좋다.

    고향 냄새 물씬 풍기는 가족 휴양지 베스트 7

    팔공산 북쪽 기슭의 치산계곡에 자리한 팔공폭포

    팔공산(1192m) 하면 흔히 대구에 있는 명산으로 생각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팔공산은 대구뿐 아니라 칠곡, 군위, 영천, 경산 등에 걸쳐 있다. 산이 높고 산자락이 넓은 덕택에 골짜기도 여러 개 있다. 그 중 가장 때묻지 않은 자연미를 보여주는 곳이 팔공산 북쪽 기슭에 자리한 영천시 신령면의 치산계곡.

    계곡 아래 치산리 마을과 치산저수지 사이에는 왕복 2차선의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잘 닦여 있다. 저수지 바로 아래에는 영천시에서 치산관광지 개발사업 일환으로 조성한 주차장이 있다. 주차장을 지나면서부터 비포장 산길이 이어지는데, 치산계곡의 진면목을 감상하려면 적어도 수도사를 지나야 한다.

    치산저수지에서 1km쯤 떨어진 곳에 위치한 수도사는 신라 진덕여왕 14년(647)에 자장율사가 창건하고 원효대사가 수도했다는 천년고찰이다. 창건 당시에는 금당사라 불렸다가 큰 화재로 소실되어 다시 세워진 뒤 수도사라 명명됐다. 하지만 괘불탱화(보물 제1271호) 이외에는 눈길을 끌 만한 문화재도 별로 없고, 고찰다운 예스러움도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고향 냄새 물씬 풍기는 가족 휴양지 베스트 7

    치산계곡의 맑고 시원한 물가를 찾은 피서객들

    수도사를 뒤로하고 상류 쪽으로 오를수록 계곡은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각종 활엽수와 소나무들이 빼곡하게 들어찬 숲도 좋고, 유리처럼 맑은 계류가 흐르는 소와 웅덩이도 시원스럽다. 게다가 계곡 내에는 갖가지 형상의 바위와 널찍한 반석이 많아서 탁족을 즐기기 좋다. 물가의 울창한 솔숲에서는 야영도 가능하다.

    수도사에서 계곡을 따라 1.6km 가량 올라가면 팔공산의 여러 폭포 가운데 가장 낙차가 크고 수량도 풍부한 3단 폭포를 만난다. 그러나 웅장함보다는 아기자기하고 섬세한 멋을 풍기는 폭포이다. 이 폭포 주변 풍광이 총 6km에 달하는 치산계곡에서 가장 수려하다.

    팔공폭포 위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면 갈림길이다. 여기서 왼쪽으로 가면 팔공산 능선의 신령재를 너머 동화사까지 갈 수 있다. 오른쪽 길은 진불암으로 이어진다. 진불암은 고려 문종 때 혼수대사가 창건했다는 고찰인데, 팔공산 연봉(連峰) 중 하나인 동봉과 염불봉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치산계곡 입구에서 팔공폭포까지는 비포장 찻길이 있지만 길이 비좁아서 마주 오는 차와 교행하기도 불편하고 흙먼지 때문에 다른 등산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므로 가급적이면 느긋하게 걷는 게 좋다.

    ◆ 숙식

    치산계곡 입구의 치산리에 소원식당(054-337-4748)과 치산식당(337-2199)이 있다. 소원식당에선 토종닭백숙, 산채비빔밥 등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고, 치산식당은 칼칼하게 끓여내는 고디(다슬기)탕을 잘하는 집이다. 그밖에 신령면 소재지에는 장성숯불가든(한우숯불구이, 333-8885), 느티나무식당(찌개류, 332-0987) 등의 맛집이 있다. 숙박은 소원식당이나 치산방갈로가든(337-3702)에서 가능하다.

    ◆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 영천IC→영천(28번 국도, 군위 방면)→신령 사거리(좌회전, 919번 지방도)→치산리→치산계곡

    고향 냄새 물씬 풍기는 가족 휴양지 베스트 7

    임실군 덕치면 장산마을 앞의 섬진강에서 다슬기를 잡는 모습

    섬진강은 불리는 이름이 곳곳마다 다르다. 강이 발원하는 진안군 백운면 사람들은 ‘서천’ 또는 ‘백운천’이라 하고, 그 아래쪽의 임실군 관촌면과 신평면 주민들은 ‘오원천’이라 한다. 섬진강댐을 끼고 있는 운암면에서는 ‘운암강’으로 불린다. 운암강의 물은 잠시 옥정호에 안겨 머뭇거리다 섬진강댐을 지나 김용택 시인의 고향인 임실군 덕치면 장산마을에 이른다.

    장산마을에서 천담, 구담을 거쳐 순창 장구목에 이르는 물길은 500리에 이르는 섬진강 물길 중에서도 가장 향토적이고도 자연미 넘치는 곳이다. 강물은 물 속이 훤히 들여다 뵐 정도로 깨끗하다. 강물 따라 이어지는 길은 그 자체만으로도 영화의 한 장면같이 서정적이다. 이런 풍광은 순창군 동계면 어치리의 장구목 일대에서 절정에 이른다.

    장구목에서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기기묘묘하게 팬 바위들이다. 진짜 요강처럼 생긴 요강바위를 비롯해 천태만상의 바위들이 강줄기를 따라 3km 정도나 늘어서 있다. 하나같이 일부러 조각해놓은 듯 섬세하고 정교하지만, 실은 수천 수만 년의 세월 동안 강물이 쓰다듬고 어루만져 태어난 작품들이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바위들마다 모두 물결 형상이 나타나 있다.

    장구목 주변의 강변과 마을 풍경은 마치 시간을 30~40년 전으로 되돌려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 강바람에 하늘거리는 미루나무가 있고, 때로는 물길도 되고 사람 길도 되는 길이 강줄기를 따라간다. 산자락은 강기슭과 맞닿아 있고, 강물은 산허리를 연신 쓰다듬으며 흘러내린다. 처음인데도 언젠가 한동안 머물던 곳이기나 한 듯 아늑하고 따뜻하다. 이곳이 영화 ‘아름다운 시절’의 주요 촬영지가 된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장구목을 지나는 섬진강은 강폭이 넓고 수심도 비교적 얕다. 그래서 큰물이 질 때만 아니면 강변에 텐트를 치고 천렵이나 수영을 하기에 제격이다. 여름철에도 인근의 지역 주민들 이외에는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지 않다. 영화 제목처럼 인정 넘치고 자연을 벗삼아 지내던 ‘아름다운 시절’이 목메도록 그립거든 섬진강의 장구목에 한번 들러볼 만하다.

    ◆ 숙식

    장구목이 있는 동계면 어치리에는 장구목가든(063-653-3917)과 토종가든(653-7196)이 있다. 모두 흑염소, 민물매운탕, 토종닭백숙 등의 메뉴를 내놓으며, 민박집과 식당을 겸하고 있다.

    ◆ 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태인IC(30번 국도, 태인 방면)→태인→강진면 소재지(717번 지방도, 동계 방면)→천담마을 입구를 조금 지나 고갯길이 시작될 즈음 오른쪽 시멘트길로 접어들면 어치리 회룡마을로 가는 길이다. 이 길을 타고 회룡마을을 지나면서부터 장구목 일대의 절경이 펼쳐진다.

    고향 냄새 물씬 풍기는 가족 휴양지 베스트 7

    풍광 좋은 오대천에서의 스릴 넘치는 래프팅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에서 정선군 북평면 나전리 사이의 59번 국도는 줄곧 풍광 좋은 오대천 물길을 끼고 이어진다. 특히 진부면 수항리~북평면 숙암리 구간은 해발 1000m 이상의 고봉들 사이를 비집고 흘러 물살이 세고 여울목과 소가 유난히 많다. 때문에 스릴 만점의 래프팅을 즐기기에 좋다. 2시간 가량 소요되는 장전교~숙암교 코스가 가장 많이 이용된다.

    장전교 아래에서는 한줄기의 맑고 차가운 계류가 오대천에 합류한다. 장전계곡을 타고 흘러내린 물이다. 진부면 장전리에 위치한 이 계곡은 장전교에서 가리왕산(1561m) 기슭 발원지까지 약 7.5km 가량인 소규모 계곡이다. 그나마도 커다란 바위들 사이로 물이 흘러 폭포나 못 등 계곡다운 형태를 보여주는 구간은 3km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암자골, 솔봉골 등 여러 지류에서 물이 흘러들어 수량이 늘 풍부하다. 덕택에 계곡 안 바위마다 파릇한 이끼가 녹색 융단처럼 뒤덮여 있다. 여름철에도 피서객보다도 사진작가가 더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장전계곡의 계류는 복더위에도 얼음물처럼 차갑고 그냥 마셔도 될 정도로 깨끗하다. 계곡 안에 자리잡은 24가구 주민 대다수가 산나물이나 약초 따위를 채취해 생업을 잇기 때문이다. 얼마 되지 않는 농사도 농약이나 비료를 칠 필요가 없는 옥수수 농사가 대부분이다. 계곡물을 더럽힐 오염원이 거의 없는 셈.

    장전계곡은 꼭꼭 숨어 있는 청정계곡이지만 쉽게 찾아갈 수 있다. 번듯한 도로가 장전교에서 상장전 마을까지 줄곧 계곡을 따라 나 있다. 이 길을 따라가다 적당한 곳에 차를 세우고 자리를 잡으면 된다. 텐트는 장전교에서 1.5km쯤 올라간 지점이 가장 적당하다. 장전교에서 3.3km 떨어진 물가에도 아담한 야영장이 있다.

    ◆ 숙식

    장전계곡과 그 주변에는 우미정(장전계곡, 황기백숙, 033-334-0739), 일월가든(막동리, 송어회, 333-1137), 정선 가는 길(마평리, 곤드레나물밥, 334-0002) 등의 음식점이 있다. 민박집에서 식사가 가능하다.

    장전계곡 내에는 우미정(334-0739), 털보민박(333-3131) 등의 민박집이 있다. 장전계곡 입구인 장전교에서 승용차로 10분 안팎의 거리에도 달과물안개펜션(수항리, 011-366-1177), 진부관광관농원(수항리, 333-7141), 순천가든(수항리, 333-9904), 송림가든(화의리, 332-8946), 마평관광농원(마평리, 332-0368) 등이 있다. 그밖에 오대천 래프팅 전문업체인 오대천레저(016-9650-8666), 파워레포츠(333-6631) 등에서 민박이 가능하다.

    ◆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진부IC(59번 국도, 정선 방면)→장전교(건너자마자 우회전)→장전계곡

    고향 냄새 물씬 풍기는 가족 휴양지 베스트 7

    풍광이 아름답고 물색이 깨끗한 꾸지나무골해수욕장

    충남 태안 읍내에서 603번 지방도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 이원반도가 나온다. 이 반도 북쪽 끄트머리에 만대포구가 자리잡고 있다. 태안읍에서 30km쯤 떨어져 있어 ‘태안의 땅끝마을’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바다 건너 왼쪽에는 대산산업단지 공장 굴뚝들이 하늘을 찌를 듯 우뚝 솟아 있다.

    호수처럼 잔잔한 가로림만을 끼고 있는 만대포구에는 40척 정도의 어선이 드나든다. 그래서 늘 광어, 우럭, 낙지, 굴 등 싱싱한 수산물이 많다. 꾸지나무골, 사목, 음포 등 주변에 있는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도 여기 들러 횟감이나 매운탕거리를 사간다.

    만대포구로 들어가기 직전에 나 있는 왼쪽 산등성이 길로 접어들면 ‘작은구매’, ‘큰구매’로 불리는 아늑한 해변이 나온다. 현지의 한 횟집 주인은 “동네 사람들만 알고 이용하는 숨은 해변”이라고 귀띔한다. 작은구매에서는 썰물 때 바로 앞 바다에 솟아 있는 삼형제바위까지 걸어갈 수 있고, 만대포구에서 곧장 큰구매로 들어갈 수도 있다.

    작은구매, 큰구매 부근에는 이원반도 최고의 비경인 꾸지나무골해수욕장이 있다. 길이 800여 m의 백사장을 끼고 있는 아담하고 아늑한 해수욕장이다. 해변 뒤편에는 수십 년 된 해송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또 뻘이 많은 서해안에서는 보기 드물게 물빛이 아주 깨끗하다. 게다가 백사장의 한가운데에 갯바위 지대가 형성돼 있어서 해변 풍경을 심심치 않게 해준다. 썰물 때마다 드러나는 넓은 모래밭은 족구나 비치볼을 해도 좋을 정도로 단단하다. 늘 한적하다 못해 쓸쓸해 보이는 해변이지만, 피서철에는 간이상점, 화장실, 샤워장 등이 들어선다.

    꾸지나무골과 이웃한 사목해수욕장도 가족 단위 피서를 즐기기 좋다. 길이 1km에 폭 100m쯤 되는 백사장이 있고, 주변에 솔숲이 울창하다. 썰물 때 드러난 모래밭에서는 조개를 직접 캘 수도 있다. 피서철에는 마을 부녀회에서 매점을 운영한다. 덕분에 오락시설이나 유흥시설은 하나도 없어 가족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 숙식

    만대포구, 꾸지나무골 해수욕장, 사목해수욕장이 있는 내리에는 운영수산횟집(041-675-3048), 꾸지나무식당(675-0081)등 횟집이 몇 곳 있다.

    민박집으로는 꾸지나무골해수욕장에 꾸지나무민박(675-7850), 내리콘도형민박(675-8857), 백마민박(675-8576), 사계절민박(675-8477), 사유민박(675-7853) 등이 있고, 사목해수욕장에는 고향민박(375-8449), 길순민박(675-7875), 남순민박(675-7923), 사목민박(675-6540), 억새풀민박(675-6562) 등이 있다.

    ※민박 문의는 꾸지나무골해수욕장 번영회(675-8870), 사목해수욕장 번영회(675-7876)

    ◆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32번 국도, 서산 방면)→서산→태안(읍내를 벗어날 즈음의 로터리에서 우회전, 603번 지방도)→원북→이원→꾸지나무골 해수욕장→만대포구

    고향 냄새 물씬 풍기는 가족 휴양지 베스트 7

    기암괴석 사이로 유리알처럼 투명한 계류가 흐르는 쌍룡계곡 풍경

    속리산의 주봉인 천황봉(1057m)과 문장대, 그리고 비로봉의 동쪽 기슭에는 쌍룡계곡, 용유계곡, 장각동계곡, 옥량동, 물안이골 등 깊은 골짜기가 많다. 또한 골짜기마다 장각폭포, 오송폭포, 옥량폭포, 큰폭포 등의 폭포수가 즐비하다. 그 중 여름철 피서지로 가장 좋은 곳은 쌍룡계곡이다.

    쌍룡계곡에는 화북면 일대의 모든 물길이 모여든다. 물이 깊고도 맑은 이 계곡은 청룡과 황룡 두 마리의 용이 노닐다 승천한 곳이라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실학자 이중환의 ‘택리지’를 보면, ‘청화산과 속리산 사이에 화양구곡과 쌍룡·용유계곡이 있고, 또한 청화산과 속리산 사이에는 경치 좋고 사람 살기에 좋은 복지(福地)가 있다’는 내용이 있다. 바로 그 청화산이 쌍룡계곡의 북쪽에 솟아 있다. 청화산과 마주보는 남쪽에는 해발 828m의 도장산이 우뚝하다.

    두 명산의 산자락을 타고 흐르는 쌍룡계곡은 무엇보다 천태만상의 기암괴석이 볼 만하다. 또 수십 길 높이의 바위벼랑 아래로 떨어지는 물줄기는 쌍룡폭포, 심원폭포 등을 이룬다. 쉼 없이 흐름을 이어가는 물길 곳곳에는 크고 작은 못과 소가 형성돼 있다. 물가의 숲그늘에는 평평한 자갈밭과 아담한 모래밭도 군데군데 있어서 돗자리를 깔고 신선놀음하듯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쌍룡계곡은 경북 상주시 화북면과 문경시 농암면에 걸처 있다. 하지만 계곡 대부분은 문경 땅에 속한다. 상류가 상주 땅에 속하지만 문경과 맞닿은 곳에 작은 다리 하나가 놓여 있어 드나드는 일은 식은죽 먹기다. 또한 물길을 따라서 왕복 2차선의 아스팔트 도로인 32번 지방도가 이어져 있어 찾기 쉽다.

    ◆ 숙식

    쌍룡계곡의 맛집으로는 용바위 앞의 지방도변에 자리한 늑천정가든(054-531-1994)이 가장 권할 만하다. 각종 버섯요리를 비롯해 토종닭백숙, 민물매운탕 등을 맛깔스럽게 잘하는 집이다. 그밖에도 용추가든(572-3500), 쌍용폭포설악가든(572-3690), 쌍용터널쉼터송어장(571-9911), 쌍용쉼터(571-8998) 등 민박집을 겸한 음식점이 여럿 있다.

    ◆ 가는 길

    중부내륙고속도로 충주IC(3번 국도, 문경 방면)→이화령터널→문경온천→마성 삼거리(가은 방면으로 우회전, 901번 지방도)→농암(32번 지방도)→쌍룡계곡

    고향 냄새 물씬 풍기는 가족 휴양지 베스트 7

    산청군 시천면 사리마을 부근의 덕천강변

    대전~통영간 고속도로의 산청IC에서 59번 국도를 타고 금서면 밤머리재를 넘어서면 금세 지리산 자락의 삼장면에 들어선다. 이 마을 국도의 물가에는 참나무가 빼곡이 들어찬 계림정숲이 있어서 잠시 쉬어가기에 좋다.

    삼장면의 첫 마을인 홍계리에서 덕천강을 따라 남쪽으로 조금 더 내려가면, 덕천강(남강의 지류)의 깨끗한 물길 위에 가로놓인 나무다리 하나가 보인다. 이 다리 건너편의 솔숲이 바로 송정숲이다. 송정숲은 배수가 잘 되는 모래땅이어서 캠핑하기 좋다. 솔숲 앞쪽에 덕천강 물길을 막는 보(湺)가 있는데, 이 보 덕분에 덕천강은 아이들 물놀이하기에 적당한 수심을 유지한다. 높은 지리산에서 흘러내린 물이라 물빛이 깨끗하다. 숲 주변에는 화장실과 급수대도 잘 갖춰져 있다. 나무다리 건너편 59번 국도변에는 널찍한 주차장을 비롯, 민박집, 모텔, 식당, 상점 등이 들어서 있다.

    송정숲에서 남쪽으로 약 4km 떨어진 삼장면 대포리의 대포숲도 한나절쯤 쉬어가기에 부족함이 없다. 물가에 울창한 숲그늘이 드리워져 있어 물놀이하거나 자리를 펴고 잠시 낮잠 자기 좋다.

    대포숲 앞의 찻길을 조금만 거슬러오르면 내원사에 당도한다. 송정숲에서 그리 멀지 않은 유평리에도 대원사란 절이 있다. 명산 지리산의 고찰답게 두 곳 모두 풍광 좋은 숲과 계곡을 껴안고 있다. 내원사 계곡과 대원사 계곡은 국립공원 구역이기 때문에 취사와 야영, 물놀이 등은 금지돼 있다.

    대포숲이 있는 삼장면 면소재지에서 다시 59번 국도를 타고 3km 가량 내려가면 산청군 시천면의 면소재지인 사리마을이 나온다. 덕천강은 이곳에서 지리산의 중산리계곡과 거림계곡에서 흘러온 내대천 물길을 보탠 다음 동쪽으로 방향을 튼다. 불어난 물만큼이나 강폭도 넓어진다. 넓은 강가에는 모래와 자갈이 뒤섞인 천연 유원지가 군데군데 형성돼 있다. 덕천강에서 천렵이나 수영을 즐기려면 시천면과 단성면 사이의 중류에 자리잡는 게 좋다. 특히 대가족이나 학교·회사 등 단체 단위의 야유회 장소로 제격이다.

    ◆ 숙식

    덕천강의 상류가 지나는 삼장면에는 털보농원(송정숲 부근, 055-972-6901), 장당농원(대포숲 부근, 염소불고기, 972-8422), 한벌농원(대포숲 부근, 972-8031), 금포정농원(내원사 입구, 973-4233) 등 민박집과 음식점을 겸한 농원이 여러 곳 있다. 그밖에 밤머리재의 고갯길에는 60실 규모의 신세계콘도(973-1890), 송정숲 주변에는 늘푸른가든모텔(973-7182)과 벽송장모텔(973-8238), 대포숲 부근에는 삼장모텔(973-3848)이 있다.

    ◆ 가는 길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산청IC(톨게이트를 벗어나자마자 우회전, 59번 국도)→금서→밤머리재→계림정숲→대원사 입구→송정숲→삼장(대포숲)→시천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