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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 의혹과 궁금증 9가지

‘계약내용 투명하게 공개하고 추진과정 한 점 의혹 없어야’

  • 정현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 의혹과 궁금증 9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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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 의혹과   궁금증 9가지

7월17일 이주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이 정부청사에서 나로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 러시아 앙가라 프로젝트와 무슨 관련?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에네르고마시와 흐루니체프사가 모두 이 엔진이 ‘앙가라호’와 관련이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는 것. 민주당 김영진 의원의 서면 질의에 대해 교과부는 “나로호는 한·러 기술협력에 따라 공동 개발되고 있으며, 흐루니체프사의 앙가라 로켓 개발과는 별개의 프로젝트다”라고 답변했다.

반면 이주진 항우연 원장은 “RD-151과 RD-191은 모두 러시아의 차세대 로켓 개발 프로그램인 앙가라 로켓 계열인 만큼 자신들의 고유한 개발 일정에 따라 명명한 것으로 추론한다”고 밝혔다.

7월30일 연소시험이 나로호를 위한 것이었다면 왜 러시아는 나로호(KSLV-1) 혹은 RD-151의 연소시험이었다고 하지 않고 RD-191과 앙가라를 언급했을까. 결국 이런 의혹 때문에 한국의 우주개발사업이 러시아의 차세대 우주발사체 개발에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것이다.

앙가라 프로젝트에는 러시아가 소유즈, 프로톤 등 과거 우주발사체를 넘어 차세대로 확장하려는 야심이 담겨 있다. 흐루니체프사가 주도하는 이 사업의 이름 앙가라는 시베리아의 강 이름에서 따왔다. 1992년 소련이 무너지면서 앙가라 프로젝트 사업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1994년 흐루니체프사가 이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러시아 항공전문가 아나톨리 자크 박사가 운영하는 우주항공 전문사이트(www.russianspaceweb.com/angara.html)를 보면 KSLV와 앙가라의 관계를 짐작할 만한 내용이 나온다.

‘흐루니체프사는 앙가라의 1단인 URM-1(범용로켓모듈)의 생산을 옴스크시에 있는 PO폴리엇사에 위임했다. 흐루니체프는 2007년 PO폴리엇을 흡수했으며, 2008년 옴스크에서 제조시설의 업그레이드를 약속했다. 2008년 폴리엇 출신 기술자들이 모스크바의 흐루니체프사 공장에서 일했는데, 이들이 앙가라 URM-1과 아주 닮은 한국의 KSLV 요소들을 만들었다. 2009년 모스크바에 있는 KSLV의 생산라인이 해체돼 옴스크에서 재조립됐는데, 이는 앙가라 프로그램을 위한 것이었다.’

3 왜 연소시험 전에 발사체 조립했나

항우연은 1단 액체로켓은 나로우주센터 준공식이 열린 지 8일 만인 6월19일 국내에 들여왔다. 연소시험은 7월30일에 있었다. 상식적으로 연소시험도 완료되지 않은 모델을 왜 서둘러 들여왔을까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더욱이 발사체 1단부 최종 연소시험을 마치기도 전에 발사체 총조립에 나선 것도 의문이다.

흐루니체프사 홈페이지 자료에 보면 ‘연소시험은 지상 개발 사이클의 의무적인 단계다’라는 표현이 나온다. 그리고 아나톨리 자크 박사의 웹사이트에 보면 URM-1의 두 번째 연소시험이 2009년 9월초에 예정돼 있었고, 원래 같은 추진체(엔진)의 3회 연소시험이 예정돼 있었다는 표현이 나온다.

그러나 교과부는 7월30일 처음 시행된 연소시험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항우연 이주진 원장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나로호 발사 목적에 맞게 설계된 대로 개발완료된 1단 엔진 RD-151 모델은 작년까지 모두 90여 차례에 걸쳐 2만여 초 넘게 시험을 거쳐 검증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 측 RD-151 개발사가 이 모델 혹은 그 유사 엔진에 대해 추가 시험 일정을 잡아놓은 것은 나로호 발사 목적과는 다른 자신들의 고유 개발 계획에 따른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교과부 홍남표 대변인은 “연소시험 전에 로켓을 들여온 데 대해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고가의 제품을 다루는 우주산업의 특성상 로켓을 수출하고 나서 동일 기종으로 연소시험을 하는 것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4 나로호 사업 과장선전 이유는

나로호 발사 이후에도 우리가 우주개발 자립국이 되지 않는데도 교과부와 항우연은 마치 그것이 당장 가능할 것처럼 선전해왔다. 최근까지 항우연 홈페이지에 오른 홍보 동영상에는 나로호 발사를 ‘우리의 기술로 처음 만들어지는 위성발사’라고 표현하고 있다. 또 이주진 원장은 나로호 발사의 의미를 “우주개발의 새 장을 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1992년부터 여러 차례 인공위성을 발사했지만, 이는 전부 외국에서 이뤄진 것이다. 이제 ‘우리 땅에서 우리 발사체로 우리 위성’을 쏘아 올려 명실 공히 세계 제10대 우주클럽(Space Club)에 진입하는 것이다”라고 분명히 밝혔다.

그런데 과연 우리 기술인가. 우주발사체의 핵심 기술인 1단 액체로켓을 러시아에서 들여왔음에도 왜 굳이 과장된 표현이 필요했을까. 우주클럽이란 자기 기술로 만든 발사체를 자기 땅에서 쏜 나라라는 뜻으로 사용하는 용어인데, 우리 소유의 발사체이므로 아주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로호 사업 내용을 잘 알고 있는 한 전문가는 정부가 좀 더 솔직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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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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