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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또 실패, 로켓 말고 우주로 갈 다른 방법 없나?

  • 이한음|과학칼럼니스트 lmgx@naver.com|

나로호 또 실패, 로켓 말고 우주로 갈 다른 방법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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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또 실패, 로켓 말고 우주로 갈 다른 방법 없나?

나로호가 이륙 137.19초 만에 폭발하자, 지켜보던 국민들이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로켓 기술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의 헤르만 오베르트와 베르너 폰 브라운 같은 사람들을 통해 발전했다. 독일은 개발 속도가 늦어 전세를 바꾸지 못했고, 전후 독일의 로켓 과학자와 기술자들은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의 로켓 개발에 기여했다.

그러나 미소 냉전시대 로켓을 전쟁무기가 아니라 우주 탐사 쪽으로 방향을 돌린 쪽은 소련이었다. 소련은 치올코프스키 탄생 100주년이 되는 1957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우주로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충격을 받은 미국은 다음해 미국항공우주국(NASA)을 설치하고 우주 탐사에 나섰다. 그리하여 인류는 달에 사람이 가고 화성에 탐사선을 보내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로켓은 우주로 나아가는 유일한 수단이다.

치올코프스키는 로켓 이외의 우주 탐사 수단도 제시했다. 1895년 그는 파리 에펠탑을 보고 감명받아 케이블 끝에 붙어 있는 하늘의 성을 구상했다. 즉, 정지 궤도인 3만5800㎞ 높이에 성을 짓고 지상에서 성까지 탑으로 연결한다는 것이었다. 성까지는 엘리베이터로 오간다. 1959년 러시아의 유리 아르추타노프는 우주 엘리베이터를 좀 더 실현 가능성 있게 다듬었다. 그는 정지 위성에서 지상을 향해 케이블을 늘어뜨리고, 반대편 우주 쪽으로 중력을 상쇄시키는 평형추를 매다는 방법을 제시했다. 또 케이블의 두께가 정지 위성 쪽으로 갈수록 굵어지고 지상으로 올수록 가늘어져야 장력이 일정하게 유지된다고 했다.

우주 엘리베이터 개념은 그 뒤로 여러 학자가 다시 내놓았고 아서 클라크를 비롯한 SF 소설가들의 작품 소재로도 쓰였다. 그러나 많은 이에게 조롱받기도 했다. 무엇보다 인간이 알고 있는 어떤 물질로도 정지 궤도까지 이어지는 튼튼한 케이블을 만든다는 것이 불가능했다.

1990년대 탄소 나노 튜브가 발견되면서 다소 상황이 달라졌다. 탄소 나노 튜브는 탄소 원자들이 모여서 마치 여름에 끼고 자는 죽부인 모양의 통을 이룬 것이다. 탄소 나노 튜브는 지금까지 발견한 어떤 물질보다 튼튼하다. 그러나 우주 엘리베이터 케이블을 만들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서 미국항공우주국은 스페이스워드 재단과 공동으로 해마다 가장 강력한 케이블을 만드는 팀에게 후한 상금을 주고 있다. 이전 해보다 50% 강한 케이블을 만든 팀이 수상한다. 아직 우주 엘리베이터를 만들 정도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성과가 계속 나오고 있다.



케이블은 적도 상공에 설치하는 편이 좋다. 정지 궤도 바로 아래에 있고, 허리케인 같은 기상 변화가 적기 때문이다. 엘리베이터를 정지 궤도까지 올리는 데에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에너지는 탄소 나노 튜브를 통해 전달할 수도 있고, 레이저를 이용할 수도 있고, 그 외의 방법도 제시되어 있다. 미국항공우주국은 레이저를 쏘아서 화물을 많이 들어올리는 방법을 놓고도 상금을 걸었다. 이런 식으로 그들은 우주 엘리베이터를 향한 꿈을 차근차근 실현해가고 있다.

NASA의 우주 엘리베이터 구상

우주 엘리베이터는 로켓보다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 100분의 1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니 꿈을 꿔볼 만하다. 일본은 우주 엘리베이터 구상에 적극 참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은 이미 지난 5월 태양빛을 태양 전지판인 일종의 돛에 받아서 금성까지 항해하는 우주 범선 이카로스를 쏘아 올렸다. 범선이 바람만 있으면 항해할 수 있듯, 이카로스는 햇빛만 있으면 날아갈 수 있다. 우주 범선도 20년 전엔 공상으로 치부되던 것이었다. 일본에서 만화영화 ‘아톰’을 보고 꿈을 키웠던 세대가 움직이는 로봇을 만들고 있듯, 터무니없다고 여겨지던 우주 탐사도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우주 탐사와 관련된 또 다른 구상은 귀도 고리(Orbital Ring)다. 이것은 영국의 폴 버치가 내놓은 개념이다. 그는 우주 엘리베이터가 상정하는 궤도가 너무 높아 현재 기술로 케이블을 만들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했다. 대신 그는 고도 300~600㎞의 저궤도에 지구를 빙 도는 고리를 건설하자고 주장했다. 토성에 고리가 있는 것처럼 지구에도 고리를 끼우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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