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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 밑 인도네시아에 한국 발사장 짓자”

인터뷰 | 김승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 이정훈 /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적도 밑 인도네시아에 한국 발사장 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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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패한 나로호 1, 2차 발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3차 발사에 올리는 위성은 어떤 것인가.

“실패했기 때문에 제작에서 조립, 발사, 관제 그리고 사고 조사까지의 전 과정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실패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기에 75t 로켓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알게 됐다. 1차 발사에서 바로 성공했다면 그러한 성과는 없었을 것이다. 3차 발사에 탑재하는 위성은 1, 2차 발사 때 실었던 과학기술위성-2호를 토대로 설계한 나로과학위성인데 상당한 과학장비를 탑재한다.”

“우주 개발은 정권과 무관해야”

▼ 케로신+액체산소 로켓으로 ICBM을 만들 수 있는가?

“못 만든다.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은 주로 고체로켓을 쓴다. 액체를 쓴다면 상온(常溫)에서 저장할 수 있는 액체를 써야 하는데,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이 만든 V-2 로켓은 액체산소를 썼고 북한의 ‘노동’과 ‘대포동’은 상온저장성 액체를 사용했다. 산소는 극저온인 섭씨 영하 183도 이하에서 액체가 되는데, 이러한 극저온 상태는 오래 유지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발사하기 직전에 로켓에 주입한다. 무기는 바로 쏠 수 있어야 하는데, 케로신+액체산소 로켓은 그렇게 할 수 없다. ICBM에는 값은 매우 비싸지만 상온에 둘 수 있는 고체연료 로켓을 탑재한다.”



▼ 추력 75t 로켓과 KSLV-2의 이름을 무엇으로 지을 것인가. 일본과 중국은 그들이 만든 위성과 우주선에 자국의 역사와 신화 속 인물 이름을 붙인다. 우리는 KSLV-1을 우주센터가 들어선 외나로도 이름을 따서 나로호로 명명했는데, 이는 국민을 하나로 묶는 역사의식이 부족하다는 접에서 아쉽다. 동북공정을 통한 중국의 역사 왜곡이 자심한데 그에 맞서는 명명을 하면 어떤가. 75t 엔진은 ‘단군’, KSLV-2는 ‘해모수’ 식으로….

“좋은 생각이다. 우주 개발을 통해 국민을 하나로 묶는 국가 대전략이 있는 것이 좋을 듯하다. 우리는 하늘을 숭배한 민족이니 하늘과 이어준 역사 속 인물 이름을 붙이는 것을 검토해보겠다.”

▼ 일본은 H-2를 개발한 뒤 상업적으로 운영할 회사로 미쓰비시를 지정했다. 추력 75t의 로켓 개발에 성공하면 이 로켓과 발사체 제작을 담당할 업체는 누가 되는가.

“대한항공이나 한국항공우주산업,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 같은 회사들이 원하면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경쟁 입찰을 통해 그중 한 회사를 결정하지 않겠나 싶다.”

“인도네시아와 공동보조”

▼ 나로우주센터는 발사각이 좁지 않은가. 나로호 발사만 의식하고 지었기에 덩치 큰 KSLV-2 발사에는 부적합하다. KSLV-2보다 훨씬 큰 정지위성 발사체 발사까지 고려한다면 제주도에 새 발사장을 지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도로 건설을 포함해 많은 돈을 들여 나로우주센터를 지었는데, 왜 제주도에 중복 투자를 하는가. 물론 미국의 시론치나 프랑스의 쿠르 발사장 예에서 보듯이, 정지위성 발사체는 적도 근처에서 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렇다면 우리도 적도 발사장을 구하면 되는 것 아닌가. 인도네시아는 수마트라와 보르네오 등 여러 섬이 적도에 걸쳐 있다. 이러한 인도네시아가 우리의 항공우주 개발에 관심이 아주 많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생산하는 T-50도 도입하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러한 인도네시아에 발사장을 지어 우리와 인도네시아가 같이 이용하면 되는 것 아닌가.”

▼ 인도네시아는 스페인과 함께 CN-235 수송기를 개발해 생산하는 등 나름대로 항공산업을 장려해온 나라다. 그러나 우주 개발은 한 적이 없는데 우리의 파트너가 될 수 있겠는가.

“항공우주산업을 하려면 전후방산업이 발전해 있어야 하는데, 인도네시아는 이 부분이 취약하다. CN-235를 생산하면서 그것이 문제란 것을 알았다. 반면 한국은 전후방산업이 탄탄하고 항공우주산업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으니, 파트너로서는 우리만한 나라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T-50을 구입했고, 한국형 전투기 KFX 사업도 같이 하겠다고 한 것이다.

인도네시아 관계자들이 우주 개발에 도전하기 위해 자국에 발사장을 지어 우리와 공동 운영하면 어떻겠느냐는 제의를 비공식적으로 해온 적이 있었다. 인도네시아에 발사장을 지어 공동으로 사용하게 된다면 우리는 프랑스의 쿠르 발사장을 부러워할 이유가 없다. 한국에서 생산한 발사체는 배나 항공기에 실어가면 되니까.”

우주 개발서도 대도약을

▼ 위성 사업은 어떻게 전개할 것인가. 아리랑-5호는 국산이 아니라는 지적이 있는데

“아리랑-5호에 탑재할 레이더영상(SAR)위성은 이탈리아의 알레니아에서 사왔지만 다음부터는 이 장비를 우리가 제작한다. 적외선위성(아리랑-3A호)도 최초의 것은 외국에서 제작하지만 다음부터는 우리가 만든다. 위성 제작에서 중요한 것은 탑재체(장비)를 실을 본체(bus) 제작이다. 본체에 카메라를 실으면 관측위성이 되고, 통신장비를 실으면 통신위성이 된다. 여러 탑재체를 잘 실을 수 있는 본체를 만들어놓으면 다양한 주문에 대응할 수 있다.

위성이 필요한 기관은 많다. 군은 물론이고 방재 업무를 하는 곳, 해양관측을 하는 곳, 기상관측을 하는 곳 등등…. 이러한 수요에 맞춰 다양한 탑재체를 실을 수 있는 본체를 만들어놓고 위성을 싸게 발사해주면 외국 수요도 끌어올 수 있다. 올 연말까지 항우연은 100kg에서 3.5t에 달하는 60여 종의 위성을 실을 수 있는 본체 10여 종을 소개하는 카탈로그를 제작해 국내외 예상 수요처에 보내려고 한다. 이미 중동과 중남미 동남아 국가에서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 후발국인 한국이 우주 개발을 할 경쟁력 있다고 보는가.

“엔지니어들은 자기 방식대로 하려는 고집이 있다. 우주 개발의 최선진국은 미국인데, 미국의 최고 엔지니어들은 오래된 방식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다. 놀랄 만큼 발전한 현대 기술을 외면하고 젊을 때 배운 익숙한 방법만 쓰려고 하는 것인데, 이는 사람의 속성이 그렇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발국이 후발국에 추월당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우주 개발은 정밀기계, 첨단 소재, 정보통신(IT), 전자기술 같은 전후방산업이 발전해 있을 때 본 궤도에 오른다. 요즘 동물을 보기 위해 아프리카로 여행하는 사람이 많은데, 같은 이유로 우주여행을 하는 사람이 늘어날 수 있다. 그렇다면 우주호텔을 만들고 왕복선 같은 우주비행기를 만들어야 한다. 새로운 산업 개척은 창의력 있는 사람들이 잘하는데, 한국은 이 분야에 강점이 있다. 전후방산업도 발전해 있으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우리는 우주 개발에서도 퀀텀 점프를 해야한다”.

신동아 2012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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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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