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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책부록 | 이제는 우주다

항우연을 국가개발연구원에 집어넣겠다고?

시론

  • 이영재 /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 younglee@konkuk.ac.kr

항우연을 국가개발연구원에 집어넣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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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성공 방정식이 우주 개발을 하는 데는 오히려 장애가 될 수 있다. 과기부, 정통부, 산자부가 이끌어주는 것은 우주 개발을 성공으로 이끄는 방정식이 되기 어렵다. 왜 그럴까. 필자를 포함한 항공우주 분야 종사자들은 타 분야 전문가들과 회의를 할 때마다 이유를 설명해주는데,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이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우리의 우주 개발은 답보를 거듭하는지도 모르겠다.

우주 개발은 오랜 시간을 요구한다. 그런데 결과물은 대량생산품이 아니어서 일반인은 사용할 수가 없다. 다른 산업과 달리 우주 개발은 주문생산을 하는 방식이다. 그러니 3대 기술 분야에 적용한 과거의 방정식으로는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 좀 더 체계적인 방법으로 설명해보자. 3대 기술 분야와는 달리 우주 개발은 전 기초과학이 동원된다. 지금 당장은 쓸모가 없어도 도전해서 기술을 확보하지 않으면 결코 강국으로 올라설 수 없다. 우주 개발은 군사 분야와 연결된 것이 많아서 진입장벽이 높다. 국가의 예산과 인력, 조직이 투입돼 긴 시간 씨름하지 않으면 전진할 수가 없다.

우주 개발은 체계 종합적이고 투자회임 기간이 긴 자본집약적 산업이다. 정부의 지원이 필수인 거대 과학이다. 6+1개국은 30~50년 이상 정부가 꾸준히 우주 개발에 투자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정부 지원은 예산 지원만을 뜻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지속되는 일관된 정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정권이 교체되고 정책 담당자가 바뀌어도 세워놓은 계획에 따라 그대로 추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권교체나 정책 담당자 교체에도 불구하고 바뀌지 않는 컨트롤 타워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정부기구 우주청 신설 필요

6+1개국은 모두 독립된 우주 개발 조직을 갖고 있다. 그 조직이 국가의 우주 개발 정책을 세우고, 필요한 국가 자원을 통합적으로 관리했으며 예산을 확보하고 조정했다. 유난히 눈에 띄는 것은 일본의 선택이다. 일본은 문부과학성 산하에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를 만들었는데, 이와 별도로 문부과학성보다 상위인 총리실 내각부에 우주전략실을 만들었다. 우주 개발 강국인 일본이 내각부에 우주전략실을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대통령선거의 계절이 다가왔다. 5년마다 정치의 계절이 찾아오면 항공우주 종사자들은 각 대선후보의 우주 개발 공약을 살피며 고민한다. 어떤 이가 대통령이 되는지에 따라 우주 개발 정책이 마구 바뀌기 때문이다. 그러니 장기 계획을 세우지 못한다. 최근 정부는 항우연을 비롯한 19개 정부 출연연구소를 통합해 ‘국가개발연구원(가칭)’을 만들려 하고 있다. 항우연을 국가개발연구원의 한 기관으로 묶어 놓으면 각각의 연구소들은 예산 쟁탈전을 벌여 사업기간이 긴 항우연은 지속적으로 우주 개발을 하지 못하게 된다.

항우연을 국가개발연구원에 집어넣겠다고?
이영재

1958년 서울 출생.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석사, 미국 텍사스주립대 박사, UCLA 교환교수 역임. 저서 ‘항공기 개념설계(공저)’, 논문 ‘항공기 탑재용 GNSS 수신기 고장 검출 알고리즘 및 운용범위 연구’ 외 다수


우주 개발을 제대로 하려면 항우연을 국가개발연구원에 집어넣을 것이 아니라 예산과 인사권을 갖고 연구와 사업을 하는 독립기관 ‘우주청’으로 만들어줘야 한다. 거대 산업은 공학자가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는 정치인과 국민이 키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도 항공우주국(NASA)이라는 정부 조직을 만들어 세계 최고의 우주 개발국이 됐다는 것을 안다면 한국이 가야 할 방향은 명확해진다.

신동아 2012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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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재 /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 younglee@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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