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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인터뷰④] “박근혜와 화해할 방법만 있다면 화해하겠다”

“총선 불출마 번복 없다… 나 하나라도 약속 지켜야”

  • 고재석 기자 jayko@donga.com

[김무성 인터뷰④] “박근혜와 화해할 방법만 있다면 화해하겠다”



[조영철 기자]

[조영철 기자]

1월 3일 김무성(69) 자유한국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20대 총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당시 최고위원과 공천관리위원들, 그리고 당이 이 지경이 되는데 책임 있는 중진들이 자리를 비워야 한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1주일 뒤 기자와 만난 김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지금 우파의 위기가 탄핵에서부터 시작된 게 아니다. 박 전 대통령의 불통에서 시작됐다. 그 뒤 공천 파동 탓에 우리가 제2당이 돼버려 빚어진 일이다. 공천 잘못해서 이렇게 됐으니 여기에 책임 있는 사람들이 불출마로 사죄(謝罪)해야 할 것 아닌가. 최고위원 중 안대희를 뺀 나머지 8명은 불출마해야 한다(안 전 대법관은 총선을 3개월여 앞둔 2016년 1월 21일에야 지명직 당 최고위원으로 임명됐다). 공천 신청하더라도 공천 주면 안 된다. 당시 공관위원들은 지금 대부분 출마할 상황이 못 된다. 딱 한 사람, 홍문표가 문제다. 홍 의원 지역구가 홍성·예산인데, 이 사람 아니면 당선될 수 없는 지역이다. 그게 고민이야. 안 주면 뺏기는데.”


“김태호, 무슨 낯짝으로 고향 출마하나”

-그럼 당시 최고위원 8명만 불출마하면 되는 셈인가? 

“그렇지. 단, 수도권 험지에 가서 떨어지더라도 한번 붙어보겠다면 (공천) 줘야지. 김태호가 거기에 해당이 돼.” 

-김 전 의원은 이미 고향인 경남 거창에서 출마를 선언했는데. 

“(거창에) 공천 주면 안 된다. 20대 때 공천 그렇게 망쳐놓은 장본인이 무슨 낯짝으로 고향 가서 출마하나.” 



-평소 주장대로 여론조사를 통해 경선하면 김 전 의원의 승리 가능성이 높지 않나? 

“그러니 ‘컷오프’ 해야지.” 

-대구·경북(TK)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은 전무한 상태다. 도리어 ‘나갈 사람은 요지부동이고, 남을 사람만 나간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세연, 김영우, 김도읍 이런 친구들은 앞으로 당을 끌고 나갈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 다 그만두고 그만둬야 할 사람들은 안 그만두니까 기가 막힐 노릇 아이가. 이 친구들이 왜 그만두겠어. 그만둬야 할 놈들이 안 그만두니까 보란 듯이 ‘쇼크 받아라’ 하고 그만둔 거거든. 그걸 왜 모르느냐 이거지.” 

-공천에 관여한 중진뿐 아니라 당시 ‘공천 파동’에 의해 당선된 ‘친박 초선’ 의원들을 물갈이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뭐 그까지는 번지게 하고 싶지 않다. 박근혜 정권 몰락에 책임이 있던 사람들, 뭐 이정도 하면 되지.”


“‘상향식 공천’으로 보궐선거에서 다 이겼다”

‘정치인 김무성’이 권력 분산형 개헌과 양 갈래로 주장해 온 정치개혁 방안이 바로 ‘상향식 공천’이다. 

“내가 당 대표 할 때 여당의 무덤이라는 보궐선거에서 전부 이겼다. 상향식(여론조사)으로 공천한 덕이다. 모 실세가 특정인을 강력히 추천한다는 건, 사실 자기 ‘꼬붕’ 심으려는 거 아니가. 거기다 플러스 요인이 돈이다. 나는 여당 대표 재임 중 공천하면서 내 사람 하나도 안 심고 돈 1원도 안 받았다. 그냥 타협해서 ‘대통령 다 추천하시오. 나 다 받아줄게. 나도 좀 심어야겠다.’ 그러면 내 사람 수십 명 챙겼지. 돈 갖고 오는 거 받았으면 수백억 챙겼을 거다.” 

공천은 보수통합 과정에서 가장 중대한 변수다. 김 의원은 “통합에는 지분 이야기가 필연적으로 나오게 돼 있다”면서 자신이 구상한 대안을 소개했다. 열쇳말은 역시 ‘상향식 공천’이다. 

“한국당 울타리를 없애고 당명도 바꿔야 한다. 외부 인사가 장벽 없이 들어와 희망 지역에 공천 신청하고, 공천권은 주민에게 맡기자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당원 50%, 국민 50% 비율로 공천했는데 이번에 한해서는 당원께는 미안하지만 국민에게 결정권을 줘야 한다. 이렇게 하면 신당 만들 필요도 없다. 언제 신당을 만드노. 시간도 없다.” 

이 대목에서 그는 “그쪽(새보수당)에서도 그걸(신당을) 꼭 원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형준 교수는 1월 9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2월 10일 이전에 신당을 창당하고 통합 합의 이후 양당이 공천심사위를 함께 구성하는 게 맞다고 했다. 

“신당 꾸리려면 당 해체부터 해야 하는데, 해체하려면 또 전당대회 열어야 한다. 찬성만 하겠나? ‘왜 우리가 당을 해체해야 하느냐, 탄핵에 찬성한 놈들이 뭔데 들어오게 하느냐’ 이렇게 싸움 일어난다. 그전에 이런 방법을 통해 합의하는 게 좋다. 컷오프할 사람은 하고. 그래야 세대교체가 되지. 동료 의원들한테 미안한 얘기지만 이젠 청·장년 중심으로 당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면 컷오프를 누가 하느냐의 문제로 다시 귀결되는데, 결국 공천심사를 할 사람들이 있어야 하지 않나? 

“우리 당에서 먼저 컷오프해야지. 저쪽(새보수당)은 컷오프할 만큼 사람 있는 것도 아니고.”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 인터뷰를 끝낸 직후 창밖에 서서 국회의사당을 바라보고 있다. [조영철 기자]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 인터뷰를 끝낸 직후 창밖에 서서 국회의사당을 바라보고 있다. [조영철 기자]

“황교안 체제는 유지돼야”

-보수통합을 위해 황 대표가 물러난 후 통합 비대위가 꾸려져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황교안 체제는 유지돼야 한다. 비대위는 황 대표 그만두란 소리 아니가. 그만두면 황 대표는 그걸로 끝나는데…. 비현실적인 주장이다. 지금 생긴 통추위가 이거(비대위)와 마찬가지다. 이걸로 대체하면 된다.” 

-통합을 위해 갈등의 골이 깊은 친박·비박이 화해해야 하고, 상징적 제스처로 김 의원과 박 전 대통령 간 화해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박 전 대통령과 만나서 화해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화해한다. 그런데 아무도 안 만나주니까 가능하겠나.” 

-여권이 보수 분열을 목적으로 박 전 대통령 사면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수개월째 회자되고 있다. 문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을 사면하리라 보나? 

“대법원 판결만 나면 무조건 사면하리라 본다.” 

-바른정당은 ‘반기문 대통령 만들기’ 실험이기도 했지만, ‘개혁보수 정당’ 실험이기도 했다. 바른정당에서 너무 이르게 철수해 버린 것 아닌가? 

“지방선거 때 한국당하고 바른정당하고 각각 공천해서 이길 수가 있나. 그러니 ‘돌아가자’ 이래 된 거지. 우리는 실패했으니까. 유승민은 ‘노’해서 절반은 잘라서 왔고. 그렇게 해서 지방선거 이겼으면 괜찮았을 텐데 홍준표가 망쳤잖아.” 

-그 뒤의 유승민 의원 행보는 어떻게 평가하나? 

“유승민은 개혁보수로 자기 브랜드를 만들었지. 유승민하고 합쳐야 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가치가 높아졌고. 유승민은 절반의 성공을 한 거지.”


“국회의원 6번 했는데 한 번 더 하면 뭐하노”

-한국의 보수 세력은 건국과 산업화에 기여했다. YS계는 민주화의 주역 중 하나였다. 하지만 2008년 이후 보수우파가 지도자 중심 이합집산, 계파주의 등으로 위기를 자초했다. 

“민주화 투쟁 세력과 산업화 세력이 통합한 3당 합당 정신을 이념화했어야 했다. 그런데 YS계가 JP(김종필 전 총리)를 쫓아내 버렸다. 거기서부터 우파 분열이 시작됐다. 지금 생각하면 잘못한 거지. JP 세력만 나갔나. 충청도가 완전히 떨어져 나갔다. 우리 국민이 토사구팽(兎死狗烹)을 가장 싫어하잖아.” 

이 대목에서 김 의원은 “자꾸 나보고 계보의 수장이라고 하는데, 비박은 언론에서 붙인 용어로 실체가 없다”면서 이렇게 설명했다. 

“국회의원 개개인은 정의감이 투철한 최고의 지성인이다. 그런데 집단화되면 개판이 돼버려. 사람 중심 붕당정치를 해왔기 때문이요. 친박, 친문, 친이 다 후진적 용어다. 지금 선거 공보에 ‘나는 친박입니다’ 할 사람 누가 있노. 붙이면 떨어지게 돼 있는데. 이번 선거 끝나면 친박은 모래알처럼 흩어지게 돼 있다. 현역 의원들이 있으니까 언론에서 자꾸 이야기를 하는데, 현역 아니면 보도가 되겠나. 그런데도 아직까지 ‘박근혜. 박근혜’. 완전히 박근혜의 정치적 노예 아닌가. 이제는 거기서 벗어나 가치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보수통합과 혁신을 성공리에 이뤄내면 총선 불출마를 번복하고 전격적으로 수도권 험지에 출마할 수 있나? 

“나 한 명이라도 약속을 지킨 정치인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 그러고 국회의원 6번 했는데 한 번 더 하면 뭐하노.” 

6선의 고지에 오르는 동안 그에게는 부침이 많았다. 이명박 대통령 집권초인 2008년 18대 총선 때는 ‘친박’이라는 이유로 공천에서 탈락했다.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미래권력으로 불리던 2012년 19대 총선 때는 ‘친박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역시 공천에서 배제됐다. 그 자신이 당 대표가 돼서는 사실상 ‘왕따’를 당했다. 

“극히 비민주적인 사고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 정치 지도자가 돼 우리 정치가 퇴보해온 점이 나는 정말 한스럽고 비통하다. 나는 민주화운동 하던 사람이라 권력에 아부하고 싶지 않아 어찌 살다 보니 비주류가 됐다. 지금은 최고봉을 이루지 못하고 이렇게 쓸쓸하게 떠난다 생각하니 마음 아프지. 그러나 그건 뭐 내 운명이지. 남을 원망할 것도 없고.”

[이 기사는 신동아 2월호에 실렸습니다]




신동아 2020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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