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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보수 정당의 ‘젊은 정당’화 가속화할 것”

[사바나] 830 대표주자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인터뷰

  • 고재석 기자 jayko@donga.com

이준석 “보수 정당의 ‘젊은 정당’화 가속화할 것”

  • ●‘진박’이 추대한 黃, ‘친이계 대거 귀환’ 판 깔아
    ●安, 통합당과 손잡는 데 마음의 벽 허문 듯
    ●주호영, 김종인에 호의적…비대위 거부 명분 없어
    ●洪 복당 변수, 김종인 아닌 당내 ‘홍준표 트라우마’
    ●김종인은 민주당 있을 때도 40대 경제전문가 물색
    ●청년, 지역 유지 만날 시간에 동네 주민과 페이스북 해라
‘사바나’는 ‘회를 꾸는 , 청년’의 약칭인 동아일보 출판국의 뉴스랩(News-Lab)으로, 청년의 삶을 주어(主語)로 삼은 이들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입니다. <편집자 주>


[박해윤 기자]

[박해윤 기자]

이준석(35)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서울 노원병에서 세 번째 낙선했다. 2016년 총선 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맞대결해 31.3%를 득표했다. 2018년 재보궐선거 때는 바른미래당 간판으로 노원구청장 출신 김성환 후보와 붙어 27.23%를 얻었다. 김 의원과 재대결한 4·15 총선에서는 득표율이 44.3%로 올랐다. 그가 이번에 받은 4만6373표는 노원병에서 보수정당이 기록한 최다 득표다. 통합당이 수도권 121개 지역구에서 16석만 챙겼음을 고려하면 의미가 적잖다. 최근 통합당에 30대 기수론이 확산하는 점도 이 최고위원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는 배경이다. 5월 8일 서울 서대문구 동아일보 충정로사옥에서 그를 만났다.


“黃, 진박·짤박 건너뛰고 친이와 교류”

-왜 꼭 상계동(노원병)이어야 하나요. 

“처음 총선 나간다고 했을 때 목동 출마하라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많이 했어요. 양천구에서 중학교를 다녔거든요. 그런데 양천구는 정치하겠다는 목적의식이 생기지 않더라고요. 어릴 때 상계동 살면서 좋았던 건 전부 주공아파트 단지여서 위화감 없이 자랄 수 있는 점이었어요. 그 모델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게 정치하는 목적 중 하나예요.” 

-득표가 크게 늘었는데, 분위기가 점점 바뀌는 것 같나요. 

“이번에는 되는 분위기라고 봤어요. 비공개 지표지만 나쁘지 않게 나왔고요. 최고위원을 하면서 선거를 뛰었는데, 선대위 변수가 크다는 걸 깨달았어요. 2012년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지휘하던 선거와는 달리 굉장히 무질서했죠.” 

-그래도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있었는데요. 

“김 전 위원장이 늦게 합류했죠. 공천한 사람과 당 대표, 선대위원장 간 이견이 많았던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에요.” 



그는 “일찍이 ‘통합만 하면 이긴다’는 논리를 ‘통합무새’라고 비판했다”며 “그렇게 통합하면 무난하게 37% 받고 낙선할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거의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미래통합당을 두고 “황교안의 무능과 박형준의 몽상이 만든 잡탕당”이라고 독설을 날렸던데요. 

“황교안 전 대표가 나이브했어요. 황 전 대표는 친박 계열로 정치에 입문했어요. 친박·친이가 나중에 진박·비박으로 재편됐고, ‘짤박’(짤린 친박)과 친이가 한 덩어리로 엮였죠. 실제로는 짤박과 친이 간 관계가 진박과 짤박의 관계보다 더 멀어요. 2007년 대선의 앙금이 남은 거죠. 황 전 대표를 밀어 올린 사람들은 진박에 해당하고, 유승민 의원은 짤박이에요.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황 전 대표가 진박·짤박을 건너뛰고 친이와 교류한 거죠.” 

-친이계가 총선에서 대거 당선됐죠. 

“통합 과정에서 새로운보수당은 자유한국당과 정당 대 정당 구도로 협상하자고 했는데 황 전 대표는 직접 협상을 거부하고 이언주 의원 측, 이재오 전 의원 계파, 박형준 전 위원장을 끌어들였어요. 그 뒤 그분들이 통합추진위원회를 꾸렸는데, 그 안에 들어간 분들이 (친이계인) 김은혜 당선자, 안형환 전 의원, 정운천 전 장관이었거든요. 황 전 대표가 본인과 스펙트럼이 더 가까운 짤박 계열에는 거부감을 드러낸 거죠.” 

이 최고위원은 이번 선거의 의미 중 하나로 “친이계의 대거 귀환”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판을 깔아준 건 역설적으로 진박이 추대한 황 전 대표”라고 말했다. 

최근 정가의 관심사 중 하나는 통합당의 비례대표 전용 정당인 미래한국당의 행보다. 통합당과 한국당이 ‘합당 추진 선언’을 했지만, 여전히 일각에서는 한국당의 독자 행보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어서다. 이 최고위원은 인터뷰 이틀 전(5월 6일) 라디오에 나와 “한국당과 국민의당 간 연합교섭단체 구성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한국당과 국민의당 간 교섭단체 구성 시나리오에 강하게 반대 입장을 표했던데요. 

“홍 전 대표는 통합당에 바로 복귀하고 싶겠죠. 하지만 통합당에 홍 전 대표가 바로 복당하는 건 무리라고 보는 사람들이 있어요. 대권주자인 홍 전 대표가 한국당으로 가면 역할이 있을 거라는 거죠. 홍 전 대표는 그런 얘기하니 싫었겠죠. 또 안철수라는 또 다른 대선주자 얘기가 나오니 더 경계심이 들었을 테고. 대신 한국당에 무소속이 들어가면 안 대표가 들어갈 동력이 떨어지죠. 뒤집어서 안 대표가 교섭단체 구성에 참여하면 홍 전 대표가 들어갈 동력이 떨어지죠. 두 세력 간 눈치 게임이에요.”


“홍준표 굉장히 조급한 듯”

5월 4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합동 총선평가회를 통해 야권에 주어진 시대적 요구와 혁신과제를 공유하고 혁신 경쟁에 나서자”고 주장했다. 

-안 대표의 속내는 무엇일까요. 

“행간을 보니까 총선평가회는 아무 의미 없는 얘기예요. 국민의당의 총선전략이 무엇이 있었나요?” 

-마라톤…. 

“의료봉사 한 뒤 마라톤을 했어요. 저도 통합당 지도부로 있었지만 그걸 평가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반대로 안 대표 측이 우리에게 뭘 평가해 주겠어요. 안 대표 입장에서는 원 구성 전 자신을 범야권으로 분류할 이벤트가 필요한 거예요. 안 대표가 차기 대선에서 범야권으로 참여하고 싶은 의지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아주 긍정적인 시그널이라고 봐요.” 

그는 “안 대표 측에서 ‘탄핵정당의 후예와 무엇을 같이 하겠느냐’는 식의 워딩이 안 나오는 것으로 봐서는 (안 대표가) 통합당·한국당과 함께한다는 점에 서 마음의 벽이 허물어진 것 같다. 대선과 서울시장 선거에서 약한 당세에도 상당한 득표력을 보인 분이기 때문에 범보수 진영에서 끌어안을 수 있는 인사”라고 평했다. 

-통합당 안팎에서 보수라는 단어를 써야 하느냐, 실용이라는 단어를 써야 하느냐 분위기도 있는데요. 후자라면 안 대표의 역할 공간이 생길 듯도 한데요. 

“안 대표는 자신이 야권이지 보수는 아니라는 거거든요. 아직 그 부분에서는 마음의 벽이 존재하는 것 같아요. 결국 그 벽도 허물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자가 이 최고위원과 만나기 직전 통합당의 새 원내대표로 주호영(5선·대구 수성구갑) 의원이 선출됐다. 자연스레 화제가 ‘김종인 비대위’로 넘어갔다. 

-김종인 비대위 구성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나요. 아니면 물 건너갔나요. 

“가속도 있게 추진될 거예요. 주 대표는 김 전 위원장에게 호의적이에요. 또 당의 양 축이 원내대표와 당 대표인데,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당 대표가 있는 것 보다는 비대위원장이 있는 게 당 운영하기에 좋습니다. 정통성이 본인에게 있다고 판단할 테니까요. 특히 주 대표가 원내를 주도하고, 가장 힘든 당무인 재건 업무를 비대위원장에게 위임할 수 있거든요. (김종인 비대위를) 거부할 명분이 없다고 봐요.”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있는 상황에서 홍준표 전 대표가 복당할 가능성은 낮을 텐데요. 

“홍 전 대표에게는 김종인 비대위보다 더 큰 변수가 있어요. 당내 젊은 사무처 당직자들을 비롯해 실무자 레벨에서 홍준표 체제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요. 2018년 지방선거 당시 홍 전 대표 지휘하에 몰락한 데 대한 트라우마예요. 홍 전 대표 개인의 막말을 문제 삼는 게 아닙니다. 대선·지방선거에서 홍 전 대표 노선의 확장성이 상당히 떨어진다는 점을 체감했거든요. 사무처 당직자들이 보는 눈은 굉장히 정확할 겁니다. 대선주자로서 홍 전 대표의 미래는 김종인 비대위의 존재 여부보다, 그와 같은 트라우마를 뛰어넘을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렸어요.” 

-홍 전 대표가 ‘8월 말 전당대회’ 규정을 삭제하려던 상임 전국위원회 일부 멤버들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보도도 있었는데요. 

“홍 전 대표로서는 김종인 비대위를 엎으려고 있는 힘, 없는 힘 다 쓰려 했잖아요. 홍 전 대표가 왜 그렇게 가볍게 움직였을까. 아직도 의아합니다.” 

-조급해서일까요. 

“굉장히 조급한 것 같아요. 이번에 나온 국민의당과의 교섭단체설도, 당 공식회의 석상에서 나온 얘기도 아니고 그냥 제가 개인적 시나리오로 제시한 건데 쌍수를 들고 반대하고 나섰어요. 조급한가 보다 생각했죠.”


“40대 경제전문가, 김세연·홍정욱 염두 아냐”

2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황교안(가운데) 당시 미래통합당 대표 주재로 통합 후 첫 최고위원회가 열렸다.   [김동주 동아일보 기자]

2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황교안(가운데) 당시 미래통합당 대표 주재로 통합 후 첫 최고위원회가 열렸다. [김동주 동아일보 기자]

-이번 총선으로 유승민계가 약진했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그런 식의 약진은 의미 없어요. 우리 당이 새로운 대선주자를 찾지 못하면 황교안, 유승민, 홍준표 외 몇몇 당내 인사를 저쪽 당 유력 주자와 가상 대결 시켜 유의미하게 우위를 보인 사람이 대선주자가 될 겁니다. 배신자니, 나쁜 놈이니 싸울 게 아니라 단 3%라도 지지율 더 나온 사람을 보수 전체가 옹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노무현·이회창 가상 대결에서 노 전 대통령이 앞서니 갑자기 떠오른 것처럼 말인가요. 

“그렇죠. 그 대상이 이낙연일지, 이재명일지, 제3의 인물일지 모르지만 보수 지지층은 그런 성적표를 보고 싶어 할 겁니다.” 

한편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은 차기 대권주자의 조건으로 ‘40대 경제전문가론’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이 최고위원은 “김세연 의원이나 홍정욱 전 의원이 거론되는데, 나는 아니라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2012년 새누리당 비대위에서 김 전 위원장과 함께 일했다. 

-김 전 위원장은 오래전부터 ‘40대 경제전문가’를 주장했죠. 

“과거 김 전 위원장 주변 분과 사적으로 교류하며 들은 바로는 민주당 비대위 대표 갔을 때도 그런 사람들을 찾아다녔다고 해요. 민주당에서 키워보려 한 사람도 몇 명 있다고 들었어요. 그런 노력을 꾸준히 하는 분이에요.” 

총선 후 통합당에 회자되는 구호가 ‘830 기수론’이다. 1980년대생·30대·2000년대 학번 중심으로 세대교체를 단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최고위원은 “830은 김세연 의원이 공천관리위원으로서 가진 공천 콘셉트였다”면서 이렇게 설명했다. 

“저를 포함해 김병민, 김재섭 등 30대 후보 여럿이 서울에서 40% 이상을 득표했어요. 젊은 사람이라고 해서 국민이 덜 지지하는 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한 겁니다. 패배했지만 유의미한 성과입니다. 보수정당의 ‘젊은 정당’화가 가속화하리라 봐요.” 

-낙선한 청년들의 지역구 활동이 녹록지만은 않은 일일 텐데요. 

“저도 동네 돌아다니면 이런저런 이야기 듣습니다. 청년 정치인은 수많은 속설과 싸워야 하거든요.” 

-속설이라면. 

“TV에 얼굴 비치면 으레 ‘쟤는 방송만 나오고 지역구 관리 안 해’라는 말이 나와요. ‘상계동에 안 산다더라.’ ‘집 앞에 매일 배달된 신문이 수북이 쌓여 있다더라.’ 사실이 아니지만 그걸 들은 사람은 ‘그런가 보다’ 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예를 들어 삼겹살집에 3명이 앉아 그런 이야기를 나눌 때 1명이 ‘나 아침 8시에 노원5번 마을버스에서 항상 이준석 보는데’ 이렇게 말할 수 있죠. 그럼 도리어 큰 효과로 돌아와요. 그러려면 시간이 필요해요. 시간을 고려하지 않고 조급하게 동네 사람들에게 다가선다고 될 문제가 아니죠.” 

이 최고위원은 “지역구 활동에 대한 발상을 바꿔야 한다”면서 이런 말을 꺼냈다. 

“처음 선거 치를 때 ‘지역 유지한테 가서 인사하면 그분이 100표를 모아줄 것’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대한민국에 이제 그런 사람 없어요. 개개인이 스마트폰을 갖고 정치를 접하면서 판단의 주체가 됐습니다. 유지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아요. 통상적 선거운동 개념도 바뀌어야 해요. 아직 그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하니 지역구 활동이 고달픈 겁니다. 예전에는 악수한 사람이 그러지 않은 사람보다 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어요. 제가 경험한 바로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대화 한 번 나눠본 사람이 악수한 사람보다 더 강렬하게 저를 찍을 가능성이 높아요.” 


“나는 청년정치학교 반대론자”

-지역 주민이 페이스북에서 먼저 다가오나요. 

“제가 인스타그램에서 동네 사람을 100명 정도 식별해 친구추가를 합니다. 그 뒤부터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알고리즘이 알아서 동네 사람을 추천해 줘요. 젊은 후보들도 ‘100~200표 모아주겠다’는 사기에 놀아나지 말고, 본인 강점인 젊은 사람과 소통을 강화해야 해요.” 

청년정치를 두고 나오는 흔한 주장은 청년을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바른정당의 청년정치학교 등은 그런 고민의 결과물이다. 이 최고위원은 “특강 몇 번으로 정치할 능력이 생기느냐. 나는 청년정치학교 반대론자”라며 말을 이었다. 

“저는 사회에서 인정받은 사람을 공정하게 선발하자고 했어요. 바른미래당 시절 토론 배틀로 지방선거 비례대표 1번을 공천했어요. 그분이 김지나 경기도의원입니다. 능력치가 좋은 의원으로 소문났어요. 그 분은 어느 정치 집단에서도 교육받은 적이 없어요. 노무사로서 열심히 활동한 능력이 정치할 수 있는 능력이었던 겁니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발굴하면 되는 겁니다.” 

-지난해 한 행사에서 유승민 의원이 “‘평등’ ‘공정’ ‘정의’ 등 진보가 독점물 삼는 가치를 보수 세력이 개척해 나감으로써 보수의 지평을 넓혀야 한다”고 주장하더군요. 

“제가 쓴 책 제목이 ‘공정한 경쟁’인데요. 저는 대한민국 경제 발전과 사회진보를 이끌어온 핵심 개념이 경쟁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정치 담론에서 경쟁 개념이 폐기됐어요. 가령 교육의 경우 ‘줄 세우기는 비정하다’ ‘시험 한 번으로 인생이 결정되는 게 옳으냐’는 인식하에서 ‘하나만 잘하면 대학 간다’로 시작해 수시전형이 확대됐잖아요. 조국 사태를 겪으면서 국민이 인식한 게 뭡니까. 차라리 줄이라도 세우면 공정하겠다는 거예요.” 

그는 2007년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한 후 교육봉사단체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에서 활동했다. 그의 말에서 교육 문제에 대해 고민을 숙성시킨 흔적이 엿보였다. 그가 구상한 ‘대학교육 혁신안’은 이렇다. 

“저는 국공립대는 100% 정시 ‘줄 세우기’로 뽑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돈 없는 집 학생들이 조국 전 장관네 집처럼 논문 쓰고 특별활동 안 해도 공부만 잘하면 수능 잘 봐서 갈 수 있는 전형은 하나 있어야 하잖아요. 대신 사립대는 건학 이념에 맞춰 인재를 키워야죠.” 

이 대목에서 그는 하버드대 시절 일화를 소개했다. 

“팔레스타인 친구가 있었어요. 처음에는 저보다 영어, 수학 다 못했어요. 3학년쯤 되니 이 친구가 저보다 모든 걸 잘했어요. 그 친구랑 얘기할 때마다 느낀 게 뭐냐면 승부욕이에요. 또 애국심이 있었어요. 우리로 치면 일제 치하 조선인처럼 공부했던 거예요. 제가 죽었다 깨어나도 따라갈 수 없는 영역인데, 하버드대 입학사정관이 그걸 본 겁니다. 미국 사립대는 완벽한 자율화가 돼 있어 등록금 차등제를 하잖아요. 고소득층에게서 받은 등록금으로 저소득층을 위해 실험을 할 수 있는 겁니다.”




신동아 2020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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