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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주호영 “의회 독재 시작…충무공 정신으로 싸우겠다”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돌아온 주호영 “의회 독재 시작…충무공 정신으로 싸우겠다”

  • ● 與 공수처·검찰 장악하려니 법사위원장 목매
    ● 1당 독재 완성, 의회 독재 시작됐다
    ● 김태년과 ‘어깨동무’? 뭔가 보여주려 연출한 사진
    ● 원내 전략은 팩트, 논리, 대안, 국민 여론의 힘
    ● 12척 충무공 정신, 103석 우리가 배워야할 정신
    ● 철저한 준비, 정확한 상황 판단, 단결력, 愛民정신
    ● 통합당은 홍보전, 약자 동행, 국민 아픔 공감에 실패
    ● 윤미향·조국 사태 똑같아…불의 덮고 자기편 옹호
    ● 백선엽 현충원 안장 반대는 인간사에 대한 몰이해 탓
    ● 홍준표 등 무소속 의원들 복당 반대 목소리 귀 기울여야
    ● 세력이 있다고 다 부리진 말라(勢不可使盡)
    ● 北 연락사무소 폭파했는데도 종전선언…정신 나간 당
[조영철 기자]

[조영철 기자]

주호영이 돌아왔다. 

전국 사찰을 돌며 칩거하던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6월 25일 국회로 돌아왔다. 미래통합당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주 원내대표의 재신임을 만장일치로 추인했다. 6월 15일 더불어민주당의 6개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과 상임위원 강제 배정에 항의해 사의를 표명한 지 11일 만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신동아’와 전화인터뷰에서 격한 표현을 써가며 그동안의 마음고생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배신감을 드러냈다. 목소리에서는 결기가 묻어났다. 앞서 6월 10일 ‘신동아’는 국회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실에서 그를 만난 대면 인터뷰를 했다. 주 원내대표는 4·15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를 옮겨(대구 수성갑→수성을) 여당 거물 김부겸 후보를 잡았고, 내친김에 원내대표 자리를 꿰찼지만 표정은 굳어 있었다.

이순신 장군과 12척의 배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6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6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그동안 전국 사찰을 돌며 칩거 아닌 칩거를 했는데. 생각을 정리했나. 

“한곳에 있으면 자꾸 찾아오니까, 사람들을 피해 다닌 것이지 사찰 순례를 다닌 건 아니다. 처음 아산 현충사와 대전 현충원 들렀을 때 나라를 지키기 위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버렸는데, 과연 지금 정치하는 사람들, 우리도 마찬가지지만 대통령이나 이런 사람들이 목숨 버린 사람들의 절절함을 제대로 알고 정치를 하는지 묻고 싶었다. 임진왜란 당시 왜군은 이순신 장군에 연패를 당하니 그 분풀이로 (충무공의) 아산 생가까지 쳐들어와서 아들을 죽였다(명량해전에서 대패한 왜군은 충무공에 대한 복수를 위해 아산을 공격했다. 이때 충무공의 셋째 아들 이면은 왜군에 맞서 싸우다 전사했다). 개인적으론 그렇게 처절하게 당했지만 공적가치에 헌신하는 충무공 정신은 참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 그리고 (명랑해전에서) 12척의 배로 왜군의 133척을 격파했다. 지금 우리 처지가 이와 비슷하다. 우리가 마주한 수적 열세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지 고민했고, 충무공 정신을 배울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충무공 정신은 뭔가. 

“철저한 준비와 정확한 상황 판단, 조직원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단결력, 그리고 군인이 아닌 수많은 백성을 하나로 모으게 한 애민(愛民)정신. 이걸 배우는 게 우리의 살길이 아닐까. 나머지 (칩거) 기간에는 이것만 생각했다. 



-소수 야당 원내 사령탑으로서 향후 대여 전략일 수도 있겠다. 

“그렇다. 국회선진화법이 있어 옛날처럼 적극 투쟁하면서 몸으로 막을 수도 없다. 결국 팩트와 논리와 대안, 그리고 국민 여론의 힘으로 막아야 한다. 언론 환경도 불리한 상황에서 철저하게 팩트, 논리, 대안에 집중해 지속적으로 국민에게 호소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여기에 우리 당 의원들의 행태가 국민으로부터 절대 지탄받는 일이 없고 좋은 평을 받는 언행으로 가득 차야 한다. 결국 국민을 보고 가야 한다.”

김태년과 어깨동무한 이유

6월 23일 강원 고성군 화암사를 찾은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대화하는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제공]

6월 23일 강원 고성군 화암사를 찾은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대화하는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제공]

-6월 23일 강원 고성 화암사를 찾은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어깨동무를 한 사진이 보도되면서 원 구성 협상이 다시 시작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는데. 
 
”전혀 아니다. 내가 매일 사찰을 옮겨 다닌 것도 내가 있는 곳에 사람들이 하도 찾아오겠다고 해서였다. 그날은 내가 잘 아는 큰스님이 서울 병원에 가셨는데 ‘오후에 잠시 보고 내려가라’고 하셔서 기다리다 그렇게 된 거다. 다른 곳으로 갈 데도 있었다. 나는 기사나 보좌진 없이 혼자 운전하고 다녔는데 잠시 밖에 나갔다 와서 주차를 하려고 보니 내가 차를 대는 자리에 김 원내대표 차와 기사, 보좌관이 있더라. 내가 도망갈 필요는 없지 않나. 그래서 만나게 된 거다. 어떤 준비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 지역 통신사 기자가 찾아온 것이고. 그 기자는 ‘왜 이래 어색하냐. 어깨동무를 하라’ 했다. 일종의 연출된 사진이다. 자꾸 어깨동무를 하라고 한 걸 보니 짐작컨대 기자를 미리 섭외한 거 같았다. 나를 만나고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 거 같다.” 

-새로운 제안은 없었나. 

“전혀 없었다. 나라사정이 이러하니 그냥 국회로 돌아가자는 거였다. ‘뭔가 변화된 게 있어야지 않느냐’고 했더니 예전에 말했던 것처럼 ‘오직 국민만 보고 가면 안 되느냐’고 하더라.” 

-주 원내대표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김 원내대표의 모습이 ‘거총(据銃·사격 전 총 개머리판을 어깨에 댐)을 하고 좋은 말 할 때 할래, 맞고 할래’ 식이었다고 했는데. 

“딱 그런 식이었다. 김 원내대표와 협상을 한 게 하나가 (상임위원장) 18석을 다 가져가느냐 11대 7로 나누느냐 그것만 있었다.”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야당에게 준다는 말은 없었나. 

“그건 처음부터 안 된다고 했고.” 

-그렇다면 상임위원장 18석을 민주당에 다 내어 줄 건가. 아니면 법사위를 법제위와 사법위로 나누는 방안에 대해 민주당 ‘사인’을 지켜볼 건가. 

“자기들(민주당) 손아귀에 들어와 있는데 갈라서 주겠는가. 중요한 것은 매년 위헌법률심판(국회에서 제정한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헌법재판소가 심사) 제청 건수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상임위원장을 누가 가져가는지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지금 법사위에는 법제위원회와 사법위원회가 겹쳐있는데, 사법위만 해도 중앙부처 외에 전국의 법원과 검찰, 법제처, 헌법재판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감사원 등을 관할한다. 이렇게 많은 기관을 맡고 있으면서도 법제 기능까지 맡고 있다. 법안소위 위원 7명이 4년간 2800여 건의 법안을 다룬다. 그러니 법제위를 떼어내 법조인 출신 의원들이나 법안을 심사했던 소위원장들이 모두 가담해 입법의 질을 높여야 한다. 이걸 눈 감은 채로 일하는 국회를 만든다? 민주당이 말하는 일하는 국회는 위헌법률을 양산하는 국회를 말하는 거다.” 

-그랬더니 반응은 어땠나. 

“(법사위원장 자리가) 자기들 손에 들어와 있으니 안 내놓지. 일체 말을 안 한다.”

“계란으로 바위치기였다”


-그동안 야당 몫이던 법사위원장직을 여당이 끝까지 고집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우선 목적을 위해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당이라고 느끼고 있다. 우리가 법사위원장을 하더라도 거대 여당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도 할 수 있고, (법사위에서) 120일 이내에 심사를 마치지 않으면 본회의에 가져가도(상정) 되는데 그마저도 싫어한다. 자신들이 원하는 모든 걸 해야 하고, 조그만 장애도 두지 않겠다는 거다. 야당이 최소한의 견제 장치 하나를 남겨두자는 게 어찌 무리한 요구인가. 여기에 짐작건대, 법사위가 검찰과 공수처를 관장하니까 우리가 위원장을 하면 이들 기관 장악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 같다. 공수처가 검찰을 장악하기 위해 만들었고 자기편을 넣어야 하는데 위원장이 야당 출신이면 껄끄럽다고 생각하는 거 같다.” 

-그래서 ‘의회 독재’라고 비판했나.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1당 독재의 완성이자 의회 독재의 시작이다. 42%의 국민을 대표하는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협상에 임했지만 계란으로 바위 치기였다. 나라의 미래를 위해 협치로 도와주고 싶었지만 그 마음도 이제 접어야 할 거 같다. 다수의 힘으로 야당을 밀어붙이고 가는 게 쉬워 보이겠지만 결국 ‘승자의 저주’ ‘권력의 저주’에서 헤어나지 못할 거다. 폭주 열차처럼 내달리다가 스스로 무너질 거다.” 

-돌이켜보면 21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은 처음부터 치열했다. 민주당의 “18석 독식” 주장에 “히틀러의 나치 정권도 ‘법대로’를 외치면서 독재를 했다”고 강하게 맞받았는데. 

“21대 원 구성 협상은 처음부터 협상이 아니라 협박이었다. 의원의 상임위 강제 배정과 상임위원장 여당 단독 선출 시도는 제헌 국회 이래 없었던 일이다. 민주당은 제헌 국회부터 내려온 협치의 전통을 무참히 짓밟았다. 협상 상황은 개원 때마다 바뀌었는데 그 때마다 자기(민주당)에게 유리한 주장만 하니 혼란이 있었다. 따지고 보면, 1988년 13대 국회 이전에는 한 석이라도 많은 정당이 전 상임위원장직을 독식했다. 국회법에 상임위원장은 본회의장에서 표결한다고 돼 있으니 다 가져간 거다. 그런데 13대 국회가 여소야대 4당 체제가 되니 어느 정당도 과반이 안 나와 방법이 없어 의석별로 가르자고 한 거다.” 

-민주당은 총선에서 177석을 얻어 국회 규칙을 바꿀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럼 13대 이후 과반 정당이 나왔을 때 예전처럼 전체 상임위원장직을 가져갔으면 되는데, 이후에도 의석별로 배분했다. 2008년 18대 국회에서도 민주당은 81석, 우리(당시 한나라당)가 153석, 친박연대 14석, 무소속 등 등 범여권이 200여 석이었다. 그 때도 의석 비율로 나누고 법제사법위원장은 야당이 가져갔다. 이게 관행이자 ‘룰’이었다. 그런데 민주당은 이를 잘못된 관행이라고 뻔뻔하게 주장했다. 야당을 단 한번이라도 협상 파트너로서 존중했다면 이렇게 막무가내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이는 일은 없었을 거다.”

“견제해야 하는 국회가 행정부 ‘백업’에 바빠”


-여당과 언론은 원 구성 법정시한(5월 8일)을 넘겼다고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아주 나쁜 프레임이다. 국회법은 일반법과 다르다. 국회 의사규칙을 법으로 정해놓은, 일종의 훈시규정, 권장 정도다. 강행규정이라면 당연히 정해진 날에 원 구성을 안 하면 효력이 없다. 그런데 이걸 자꾸 언론이 ‘법정시한을 놓쳤다’며 우리가 마치 협상을 지연시키는 것처럼 보도했는데, 이는 국회법을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원 구성이 4년간 국회 운영의 틀을 정하는 것인데, 국회의 본질적 기능을 거대 여당이 법대로 한다면 야당은 할 게 없다. 국회는 기본적으로 행정부를 견제하는 게 목적인데, 여당 국회의원들은 그 기능을 포기하고 행정부를 ‘백업’하는데 바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월 24일 국회를 찾아 박병석 국회의장, 김태년 원내대표와 면담했다. 7월 3일까지 임시국회에서 3차 추경 처리가 급하다며 주 원내대표도 만나겠다고 했는데. 

“다음 주 쯤에 온다고 하더라. 와서 징징거리면서 추경이 급하다고 하면 ‘민주당에 가서 얘기해라’고 할 거다.” 

-돌이켜보면 원내대표 당선 후 첫 행보가 상징적이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유가족 등으로부터 감사 인사를 받았는데. 

“5·18 관련 유가족, 부상자 모임 대표들과 환담하고 고맙다는 얘기 들은 것은 처음일 거 같다. 사실, 정치가 국민 통합과 신원(伸冤·가슴에 맺힌 원한을 풂), 혹은 해원(解冤·원통한 마음을 풂)에 앞장서야지 갈등 구도를 조장하는 건 맞지 않다. 기념식에 참석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것은 그동안 당에서 할 수 없는 일을 내가 한 게 아니다.”

‘첫 행보’ 광주가 주는 의미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운데)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5월 18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단체로 참배하고 있다. [동아DB]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운데)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5월 18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단체로 참배하고 있다. [동아DB]

-어떤 의미인가. 

“우리가 집권했을 때 광주민주화운동으로 규정하고 국립5·18민주묘지도 만들었다. 그리고 그동안 우리 당 대표들도 참석했다. 내가 한 일이 우리 당의 평소 방향과 다른 게 아니다. 다만 몇 가지 행태, 예를 들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齊唱)하느냐 마느냐 같은 일이 정치 쟁점화가 됐다. 이 곡은 우리 정권 때도 불렸고, 합창단이 합창하고 참가자들은 자유롭게 부르도록 했다. 이 정권에선 의무적으로 부르게 한 게 차이다. 그런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노래가 금지곡도 아니고, 노래를 못 부르겠다면 행사장에 참석 안 하면 된다. 국민 통합에 앞장서야 하는 정치인이 이런 걸로 분열과 갈등을 조장해선 안 된다.” 

5·18은 김영삼(YS) 정부 때인 1995년 특별법에 의해 광주민주화운동으로 규정됐고, 1997년 국가기념일로 제정됐다. 민주묘지는 1994년 11월 공사를 시작해 1997년 5월 16일 완공됐다. 

-통합당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닻을 올렸다. 주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 영입에 적극적인 모습으로 비쳤는데. 

“김 위원장 체제가 최선은 아니다. 당에서 수습하는 게 최선이었다. 내가 김 위원장을 모시는 데 앞장선 것으로 보이지만, 나는 반드시 그분을 모셔야 한다는 자세가 아니었다. 5월 8일 원내대표에 선출됐을 때는 이미 비대위원장으로 모셔놓은 상태(4월 28일 전국위원회에서 가결)였고, 임기 문제가 남아 있었다. 내가 어떤 선택을 하려면 이 문제부터 정리하고 넘어가야 했다. 그 과정에서 다수의 뜻이 임기 제한을 풀고 가자고 정리되면서 내가 모신 거다(5월 22일 당선인 워크숍에서 김 위원장 임기를 내년 4월 7일 재·보궐 선거까지로 결정했다).” 

-김 위원장 체제는 어떻게 보나. 

“김 위원장의 경륜이나 여러 정책을 통해 우리 당에 도움이 됐으면 좋고, 그런 점에서 기대가 크다. 문제는 추진 과정에서 우리의 전통적 지지자들과의 갈등 요소를 최대한 없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성공 여부도 거기에 달렸다고 본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당이나 전통적 지지자들이 시비를 걸면 추진하기 어렵다.”

“중도실용으로 가는데 자꾸 ‘좌클릭’이라고 하니…”


-보수라는 말을 쓰지 말자거나 기본소득, 종일보육제 등에 대해 전통적 지지자들은 ‘좌클릭’이라고 비판한다. 

“‘좌클릭’이니 (김 위원장의) 보수라는 말을 쓰지 말자는 말 때문에 오해가 생길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좌우 대결이라는 틀 안에 집어넣으니 문제가 생기는 거다. 우리나라의 가장 중요한 사회안전망인 국민연금, 건강보험제도 등은 모두 보수정권에서 도입한 것이고, 특히 건강보험제도는 더 가진 사람이 더 내서 없는 사람 치료하게 해주자는, 일종의 사회주의적 정책이었다. 보수는 시장경제를 키우면서도 시장경제의 실패를 커버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 당면한 문제가 있다면 그리 가야 한다. 우리는 그걸 보고 가는데 밖에서 자꾸 ‘좌클릭’이라고 하니 …우리가 좌(左)쪽을 좋아해서 우(右)쪽을 버리는 것처럼 비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중도실용일 뿐이다.” 

-보수는 그동안 성공신화를 썼고 건강보험제도처럼 성장과 함께 약자를 보호했지만, 4·15 총선 결과에서 보듯이 오늘날 보수는 걸맞은 평가를 못 받는 거 같다. 왜 그렇다고 보나. 

“우선 ‘진지’를 구축하는 데 소홀했다. 진지는 언론일 수도 있고 소위 이론가들일 수도 있다. 홍보전에 소홀했다. 그리고 오늘날 대한민국이 이룬 성취의 대부분은 보수가 이룬 것인데 현재 정권 잡은 사람들은 그 성취는 당연한 것처럼 여긴다. 그 과실을 누리면서도 성취 과정에 나타난 작은 흠만 집중 부각한다. 그런 점에서 국민이 경도된 측면이 있다. 또한 최근의 보수는 공동체에 대한 헌신이 없었다. 그렇다 보니 약자와의 동행이라든지 국민 아픔이라든지, 이런 걸 함께하는 정치 집단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지 못했다.” 

주 원내대표의 말이 빨라졌다. 

“저쪽(문재인 정권과 민주당) 정책은 국가의 지속가능성이나 발전에 대해선 한창 뒤떨어졌지만 감성적으로 접근하다 보니 국민 정서가 그쪽으로 가 있다고 본다. 우리는 정책 방향이나 담론은 훨씬 나은데 전달하는 사람들의 인간미, 소통 능력이 많이 부족해서 (국민 감정과) 멀어진 거 같다.” 

-그래서 김종인 위원장이 기본소득제(국민에게 최소 생활비 명목으로 일정 금액을 일괄 지급하는 제도)나 종일보육제(국가가 저녁까지 초등 1~중 3 학생 교육과 보육을 책임지는 제도) 등을 꺼낸 건가. 

“기존 복지체계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의 사회를 이끌어가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는 복지·임금체계 정립은 필요하다. 이런 논의는 활발하게 해나가야 한다. 철저한 재원 대책, 지속가능성, 효용을 점검하고 우리나라에 맞는 시스템을 가져올 수 있다면 우리 사회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좋은 장치가 될 거다. 다만 기본소득제에 버그(bug·컴퓨터 프로그램의 오동작 원인이 되는 프로그램)가 있다든지, 대선을 앞두고 포퓰리즘으로 흐른다면 망국의 길로 갈 수 있다. 기본소득에 관한 논의는 당리당략에 빠지지 않고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국민 인식과 행태에 맞는 제도를 만들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리고 전일보육제는…예전부터 전일보육제를 했던 나라다. 대가족 농경사회에서 아이들은 마을 사람들이 다 돌봐주지 않았나(웃음). 사실 복지나 제도라는 게 그물처럼 얽혀 있어 어느 하나만 좋거나 나쁘게 할 수 없다. 철저히 점검하고 다른 영역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방향에서 논의해야 한다.”


“외상이라면 소도 잡아먹는다”


-여권 대권 잠룡들도 기본소득제 도입 논의에 뛰어들었지만 국가채무 증가 속도와 한국 재정 여건을 감안하면 미래 세대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외상이라면 소도 잡아먹고,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말도 있지 않나. 긴급재난지원금처럼 선거에서 유리한 국면을 차지하는 포퓰리즘적 측면이 강하니…. 그게 걱정이다. 결국은 지속가능성과 민도(民度)에 달렸다고 본다. 스위스는 2016년 국민투표를 해 압도적으로 부결(77% 반대)시켰다. 기본소득제를 제대로 설계하고 거품 요소를 빼면 오래갈 수 있지만 선거 민심을 의식한다면 오래 못 간다.” 

-이용수 할머니의 폭로로 촉발된 이른바 ‘정의연 사태’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처신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윤미향 사태는 위안부 문제의 대의나 당위성을 이용해 국민을 속여왔다는 점에서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국민 성금을 피해자인 할머니들을 위해 쓰지 않고 정의연 운동 중심으로 썼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일본과 위안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는데 해결을 방해한 걸로 보인다. 둘째는 모금한 돈을 집을 사거나 딸 유학비 등 사적으로 횡령한 의혹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진영으로 나뉘어 이 사안을 옹호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된 게 현 정권 들어 옳고 그름 자체로 판단하는 게 아니라 진영이나 머릿수로 판단하는 세상이 됐다. ‘조국 사태’와 똑같다. 아주 불의한 일을 했음에도 불의를 덮고 옹호한다. 편을 가르고 사안을 흐지부지하게 만든다. 그러니 국민이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법치주의, 민주주의는 곪고 무너지고 있다.” 

-국민 통합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사에서도 가장 강조한 부분이다. 

“그러니까. 취임사 앞부분에 나온다. 가증스러운 것은 취임사는 너무나 지당한 미사여구인데 하는 행태는 아예 반대로 간다는 거다. 극단적 편 가르기, 자기편 덮기, 상대는 무조건 적폐…말과 행태가 너무나 극과 극이다.” 

문 대통령은 2017년 5월 10일 취임식에서 “오늘부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습니다. 저는 감히 약속드립니다. 2017년 5월 10일, 이날은 진정한 국민 통합이 시작되는 예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라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 부분을 인용했다. 

-백선엽 장군의 현충원 안장 문제도 논란이다. 백 장군의 간도 특설대 활동을 이유로 민주당 일각에선 안장을 반대하고, 일부 여권 인사는 ‘친일 파묘론’까지 제기한다. 반면 김종인 위원장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얘기”라고 했다. 

“이 정권은 반일 프레임, 친일 낙인찍기를 정치에 활용한다. 적극적 친일은 당연히 비판받고 배척받아야 한다. 그러나 독립이나 해방을 모르고 일제하에서 태어난 보통 사람들에게 피할 수 없는 삶의 친일을 이런 식으로 낙인찍는 것은 인간사에 대한 몰이해다. 김대중(DJ) 전 대통령도 ‘도요타 다이쥬(豊田大中)’로 창씨개명하고 대학(만주 건국대학)에 진학하려 했다는 걸 자서전을 통해 밝히지 않았나. 그렇다고 친일파로 비판받아야 하나. 사람의 일생은 칭찬과 비판으로 점철된 것인데 어느 하나만 떼놓고 평가하는 건 맞지 않다. 이 정권은 상대 진영이 피땀으로 성취한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걸 누리면서도 흠 하나를 찾아내 침소봉대한다. 그들 중에는 6·25전쟁 때 백선엽 장군의 활약이 없었다면 이 땅에 살 수 없거나 지금 누릴 수도 없었던 사람들도 있을 거다. 백 장군은 ‘구국의 영웅’이기도 하지만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 터를 잡은 사람이기도 하다.”

“대북정책은 파탄, 상대 善意에 기대서야…”

[조영철 기자]

[조영철 기자]

-최근 북한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가 하면 강한 어조로 문 대통령과 우리 정부를 비난했다. 여당은 종전(終戰) 선언 추진을 주장하는데. 

“우리는 굴욕적 대북외교에 관한 국정조사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대한민국 운명을 대한민국 국민 동의 없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가. 헌법상 제일 중요한 게 국가를 보위하는 일이다. 국립묘지에 가보면 숱한 젊은이들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는데 국가 안보에 관해 이렇게 허술하게 일하면 안 된다. 누구 말에 의하면 ‘분식(粉飾)평화’를 내세워서 국민들 속인 거 아닌가.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는 단순한 폭파가 아니라 대한민국 자존심과 상징이 폭파된 거다. 이런 상황이 눈앞에 있는 데도 종전선언을 하자,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을 말하는데, 이런 정신 나간 당이 어디 있는가.”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이 불러온 파장도 만만찮다. 그는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자유의집 앞에서 남·북·미 3자 정상이 만났을 때) 트럼프는 문 대통령이 근처에 없기를 바랐지만, 문 대통령은 완강하게 참석하려고 했고 가능하면 3자 회담으로 만들려고 했다”고 썼다. 

“그의 말을 다 믿을 건 아니지만 메모광이라고 알려져 있으니 메모에 근거해서 회고록을 썼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적어도 상대국과 상대국 원수에 관한 일은 함부로 쓰지 않았을 거라고 본다. 문 대통령은 이런 의혹에 대해 국민에게 소상히 밝히고 안보에 관해선 진짜 정신 차리고 국민적 동의 아래에서 추진해야 한다. 국립현충원에 한번 가보라고 얘기하고 싶다.” 

-여당이 추진하는 ‘대북 전단 살포 금지법’(가칭)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6월 4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가 나오자 법 제정을 공식화했는데.
 
“이제는 아예 비굴하다는 차원을 넘어 북한이 한마디 하면 우리가 이행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됐다. 남북관계는 전혀 진전되지 않는데 수십 년째 저러고 있다. 이번 일은 문재인 정권 등 좌파 정권이 주장해 오던 남북관계 질서와 대북정책 파탄을 말해 주는 사건이다. 우리는 진작 이러한 문제를 예상하고 ‘이걸로 안 된다’고 얘기했는데, 그럴 때마다 ‘전쟁하자는 거냐’는 논리를 편다. 아니 세상에 전쟁하자는 사람이 어디 있나. 튼튼한 안보를 기반으로 해야 대북 협상력이 생기는 것이지, 안보를 무너뜨리고 상대의 선의(善意)에 기대는 안보는 깨지기 마련이다. 

실제 7·4남북공동성명 등 보수정권 때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했다. 더우면 스스로 옷을 벗는 게 아니라 아무리 더워도 옷을 안 벗겠다는 사람에게 햇볕정책은 더는 필요가 없다. 대북정책을 수정해야 한다.” 

기자는 이즈음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으로 말머리를 돌렸다. 한 전 총리가 17대 대선후보 경선 비용 명목으로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2007년 3차례에 걸쳐 9억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을 산 사건이다. 2015년 8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9억 원 중 3억 원(1차 수수)은 대법관 13명 전원일치로, 6억 원(2, 3차 수수)은 8(유죄) : 5(무죄)로 나뉘었지만 역시 유죄를 확정했다. 그런데 최근 친여 성향 매체들이 한만호 전 대표의 옥중 비망록에 검찰이 위증을 강요한 내용이 있다고 보도하자 여당은 사건 재조사를 촉구하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5월 20일 한 전 총리에 대해 “검찰의 강압수사, 사법농단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여당은 사건 재조사를 촉구했는데. 

“한 전 총리의 재심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한 전 총리의 뜻을 확인하고 하는 말인지 묻고 싶다. 한 전 총리에게 확인을 하고 그런 주장을 하라고 권하고 싶다. 이미 확립된 사법체제를 함부로 뒤집는 것은 사법 파괴다. 이 사건은 재심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재심 사유는 전혀 없다고 본다.” 

-왜 그렇게 보나. 

“(한만호 전 대표의 옥중) 비망록도 이미 재판 과정에 증거로 제출됐다. 그 비망록 때문에 판결의 기본이 된 중요 증거가 위증·위조됐다는 확정 판결이 나야 재심이 가능하다. 법률적 용어로는 신빙성 혹은 증명력이다. 그런데 비망록은 이미 재판에서 다 반영됐다. (한만호 전 대표가 발행한) 1억 원짜리 수표가 한 전 총리 여동생 전세자금으로 사용한 금융 기록도 있고, 검찰 수사가 시작되기 전에 구치소 접견에서 한만호 대표가 모친에게 ‘돈을 전했다’고 한 사실 등이 있는데 이걸 재심을 한다고 다 공개한다? 실제 받지도 않은 돈을 받았다는 누명을 썼다면 억울해서 못 산다. 한 전 총리로서는 만류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는 곤란한 처지일 거 같다.” 

-야당은 비판하지만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여전히 높다. 

“시간이 지나면 그 지지율이 국가적으로 엄청난 독이 될 거다. 지지율이 낮으면 반성을 하는데 높다 보니 지금 잘하는 줄 착각한다. 불인 줄 알고 만지면 피하려는 의식에 화상을 덜 입지만 모르고 만지면 큰 화상을 입는다. 현재의 지지율이 ‘진짜 지지율’인 줄 착각하면 고치거나 피할 계기도 없다. 여러 분석이 있지만, 지지율은 상대 비교인 만큼 우리가 지지를 못 받으니 이런 일이 생겼다.” 

-그렇다면 원내대표로서 책임감이 크겠다. 

“원내대표가 다 하는 건 아니고(웃음). 당 구성원 전체가 국민들 눈에 지속적으로 (긍정적으로) 비쳐야 한다. 그 일환으로 우리 당 의원들의 세비 30%를 사회에 환원하고, 헌혈 및 장기기증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국민들에게 ‘통합당 국회의원은 감투를 누리는 게 아니라 봉사하는구나’하는 인식이 심어질 때 수권정당도 될 수 있다. 인재도 키우고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탈(脫)영남’과 ‘인(in)영남’은 구분이 안 된다”


-일각에선 통합당의 회생 전략으로 탈영남, 탈이념, 탈재벌을 꼽는 목소리도 있다. 

“우리 당에서 ‘탈(脫)영남’과 ‘인(in)영남’은 구분이 안 된다. 우리 당이 가는 방향을 탈영남 등으로 규정하니 그렇게 보이는 거다. 중요한 건 다수 국민이 생각하는 방향과 맞추는 거다. 재벌의 효용성과 순기능은 살리면서 잘못된 행태는 배척하고, 북한을 무조건 압박·봉쇄하는 극우가 아니라 안보는 튼튼히 하면서도 여러 (정책) 변화가 있을 수 있다. 많은 국민 생각과 맞춰야 한다. 탈이념, 탈영남 이런 용어는 우리 변화 자체를 막는 프레임 용어다.” 

-앞서 인재를 키운다고 했는데, 김종인 위원장은 최근 ‘40대 경제전문가’ 대권 후보를 주장했다. 

“해외의 40대 총리나 정치인들은 40대에 처음 정치를 시작한 게 아니라 이미 18살 때부터 청년 당원이 돼 충분히 정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이다. 우리나라와는 환경이 다르다. 물론 경험이 있는 40대면 좋겠지만, 경험으로만 보면 해외 40대 정치인은 우리나라 60대 정치인 정도 된다. 사실, 정치도 아주 복잡한 영역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테크닉과 기술이 필요한데 탤런트 뽑듯 해서는 안 된다. 정치인을 제대로 훈련하고 검증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무소속 홍준표, 김태호, 윤상현, 권성동 의원에 대한 복당 문제는 어떻게 처리되는가. 

“의원총회에서 드러난 의원들의 생각은 다양하고 복잡했다. 이들 무소속 의원은 4선 이상으로 과거 우리 당의 지도자급 의원들이다. 개인적으로는 우리 편 통합도 못 하는데 무슨 국민통합, 남북통일을 하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다만 무소속 의원들도 복당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왜 나오는지 귀를 기울여야 한다.” 

-주 원내대표가 추구하는 정치는 어떤 정치인가. 

“중도정치, 중도 상생 실용정치다. 우리나라 정치 풍토에서 이런 정치가 자리할 장소가 작다. 이념·진영 대결이 빨리 사라져야 하고, 타협 없는 정치도 버려야 한다. 최대 다수 국민의 최대 행복이 뭔지 진지하게 토론하고 결론을 내는 정치가 필요하다. 세월이 흘러 그때 그 정치를 한 사람 때문에 우리나라가 번영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면 한다. 지금은 뭐, 평균 점수는커녕 완전 하(下)지 하(웃음).”

법연스님의 사계(四戒)

-차기 대권 도전은 어떤가. 총선 과정에서 주 의원이 출마한 대구 지역 신문에 대권 도전 기사가 났었는데. 

“아니 그건, 상대인 김부겸 후보가 대선 출마한다고 하니 기자들이 내 생각을 묻기에 ‘대선 나가겠다는 사람을 압도적으로 이기면 나는 무엇을 해야겠나’라고 한 거다. 그랬더니 ‘주호영, 김부겸 꺾고 대선으로’라는 제목의 기사가 났다(웃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자기가 감당할 짐이 100kg이라면 101kg만 져도 오래 못 간다. 99kg을 지면 오래 간다. 그동안 준비 안 된 대통령이 여럿 나와 나라가 어려워졌다. 이 말을 지인에게 했더니 ‘당신 그래선 장래성 없어’라고 하더라.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하늘이 내린 자리이고, 지금은 원내대표하기도 벅차다. 생각할 여유도 없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민주당이나 문 대통령에게 법연사계(法演四戒)를 들려주고 싶다. 오조 법연(?~1104) 스님께서 주지 소임을 맡아 떠나는 제자 원오극근(1063~1135) 스님에게 내린 가르침이다. ‘세력이 있다고 해서 세력을 다 부리진 말고(勢不可使盡), 복을 다 받아 써서는 안 되며(福不可受盡), 법대로 다 시행해서는 안 되며(規矩不可行盡), 좋은 말을 다 말해서는 안 된다(好語不可說盡).’ 달이 차면 반드시 기운다.”



신동아 2020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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