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호

이재명 파기환송, 이낙연과 대권 양강 구도…경쟁 과열로 여권 분열 씨앗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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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재석 기자

    jayko@donga.com

    입력2020-07-16 14: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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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경기지사. [박해윤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 [박해윤 기자]

    이재명(56) 경기지사가 기사회생했다. 16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대법관 노정희)는 이 지사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논란은 이 지사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TV 토론회에 나와 형을 강제 입원시키려 했느냐는 상대 후보 질의에 “그런 일이 없다”고 답한 데서 시작됐다. 1심은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은 일부 사실을 숨긴(부진술) 답변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며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공직선거법상 100만 원 이상의 형을 받으면 당선무효가 되고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그러나 이날 파기 환송으로 이 지사는 지사직을 유지하게 됐다. 

    이번 판결이 여권 내 대권 지형에 미칠 파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낙연(68) 의원이 앞서나가고 있는 여권의 대권구도 역시 급격히 요동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조기에 가시화한 양강 구도가 여권 분열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단 이 지사의 대권가도에 탄력이 붙었다는 분석이 많다. 이 지사의 발목을 옥죄던 장애물이 걷히면서 홀가분한 상황에서 차기 대선에 출마할 여건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여당 내 대권구도가 ‘이낙연 vs 이재명’ 양강 체제로 급속히 재편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 지사는 7월 8일 한길리서치가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직전보다 5.5%포인트 오른 20%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지지도가 4.5%포인트 떨어진 이낙연 의원(28.8%)과의 격차가 크게 줄어든 것. 

    경북 출신인 이 지사가 ‘영남후보론’을 띄울 공산도 크다. 그간 여당에는 영남 출신 주자로 이 지사와 더불어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전 의원, 김경수 경남지사가 주목받아왔다. 이중 박 시장은 사망했고, 김 전 의원은 당권으로 방향을 틀었다. 김 지사는 재판이 진행 중이다. 전남 출신인 이 의원은 표의 확장성 면에서 약점을 갖고 있다고 평가받아왔다. 



    특히 이 지사가 전국적 관심을 받으며 무죄취지 선고를 받은 점은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대법원 선고 공판이 이례적으로 TV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야당의 한 관계자는 “마치 리얼리티 쇼처럼 이 지사의 대권 출정식을 열어준 모양새”라고 말했다. 

    이 지사의 지지도가 상승 추세라 여권 내 양강 구도가 조기에 과열되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이 여권 분열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내놓는다. 

    대선에서 직접 참모로 뛴 경험이 있는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이번 판결은 여권이 분열하는 결정적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이 의원과 이 지사는 지지층이 갈려 야당보다 훨씬 강하게 서로를 공격할 것”이라면서 “과거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때 이명박, 박근혜 후보 간 경쟁처럼 감정의 골이 깊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장 소장은 “친문 안에서는 호남 출신인 이 의원에 대해서는 본선 경쟁력에, 이 지사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신들을 보호해 줄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 친문은 김경수 지사를 내세우고 싶어 하겠지만, 그의 경쟁력에 회의감을 갖고 있다. 이에 일단 이 의원과 이 지사 간 경쟁을 관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재석 기자

    고재석 기자

    1986년 제주 출생. 학부에서 역사학, 정치학을 공부했고 대학원에서 영상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해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2015년 하반기에 상아탑 바깥으로 나와 기자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유통, 전자, 미디어업계와 재계를 취재하며 경제기자의 문법을 익혔습니다. 2018년 6월 동아일보에 입사해 신동아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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