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호

남주홍 前국정원1차장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도발 후 화해’ 北행동패턴”

  •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입력2020-07-24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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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와대 원로간담회, ‘코드’ 맞는 사람밖에 없어

    • 한미워킹그룹으로 제재 완화? ‘文 희망사항’일 뿐

    • 단기간 치적 욕심이 대북정책 망쳐

    • 음지에서도 북한과 대화해야

    • 미국 대선으로 안보 공백 우려



    [조영철 기자]

    [조영철 기자]

    남주홍(68)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석좌교수는 이론과 실무를 겸한 외교안보 전문가다. 영국 런던대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을 지냈다. 이후 국방대학원 교수를 거쳐 김영삼 정부 시절 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안보통일보좌관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차장을 역임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외교부 국제안보대사와 주캐나다 대사, 국가정보원 1차장에 임명됐다. 남 교수는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혼돈으로 치닫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이 한계에 봉착했다”고 우려했다. 남 교수를 7월 1일 서울 용산구에서 만났다.

    “北 3대째 같은 대외정책 고수”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이어 군사행동 ‘보류’를 선언했다. 

    “북한의 전형적 행동 패턴이다. 북한은 사실상 3대째 이어진 봉건왕조다. 달리 말하면 일정한 대외정책을 수십 년째 고수하고 있다는 뜻이다. 김일성 시대에는 1968년 1·21 사태를 벌여 청와대를 기습했다. 그러더니 1972년 남북대화를 하자고 나서 7·4 남북공동성명이 나왔다. 김정일 위원장 때도 마찬가지다. 그는 후계자 시절 여러 건의 대남 도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남북 정상회담에 응하는 등 화전양면전술을 구사했다. 도발 후 화해를 청하는 패턴이 김정은 시대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도발의 원인은 무엇인가.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상태가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건강에 자신이 없으니 남북관계에도 조바심이 난 것이다. 물론 이른바 ‘유고(有故)’ 상황은 아니다. 우리 측이 김 위원장의 건강에 대해 그때그때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는 어렵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건강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장기적 관점에서 북한 정권의 안정성에 약점으로 작용한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전면 등장한 것도 ‘포스트 김정은’ 후계구도 측면에서 주목해야 한다.” 

    -경제난 타개를 위해 도발에 나섰다는 분석도 있는데. 

    “북한의 경제 사정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삶은 소대가리’니 ‘겁먹은 개’니 모욕적 언사를 퍼붓는 이유가 무엇인가. 북한은 한국이 대북제재라는 근본적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기대했다. 대북제재로 나빴던 경제 상황이 코로나19로 인해 대중(對中)교역까지 막혀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 대목에서 남 교수는 “의도는 차치하고서라도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라는 극약 처방을 할 정도로 격앙됐다. 이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은 문제”라며 “남북 간에 공식·비공식 대화 라인이 정상 가동되지 못한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우리 정부는 도발을 미리 인지하지 못한 듯하다. 

    “한심한 상황이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정도 규모의 건물을 폭파하려면 폭약이 상당히 많이 필요하다. 폭약을 옮겨 건물에 설치하기까지 우리 측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 김연철 당시 통일부 장관도 국회에 출석했다가 폭파 사실을 뒤늦게 안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관리 모두 통일부 업무다. 주무부처 장관이 언론 보도를 통해서야 사실을 알았는데, 누가 사전에 파악하겠나.”

    “폭약 운반·설치하는 동안 뭘 했나”

    -국정원이 첩보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 것 아닌가. 

    “국정원의 대북공작 능력에도 문제가 있다. 그러나 국정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의 위기관리 시스템 전체의 문제라고 봐야 한다. 국정원은 만능 주자가 아니다. 정보를 수집해 전달하면 판단은 NSC(국가안전보장회의)의 몫이다. 외교안보 라인이 정보를 제대로 수집하고 분석해 대통령에게 전달 못하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결국 김연철 장관이 책임지고 물러났다. 

    “통일부 장관을 바꾼다고 상황을 타개할 수는 없다. 일각에서 통일부 장관을 부총리급으로 격상하자는 말도 있다. 단기적인 임시 처방책으로 큰 의미 없다. 원래 부총리급이던 통일부 수장을 장관급으로 내린 것이 김대중 전 대통령이다. 옳은 판단이었다고 본다. 대통령이 의장으로서 NSC를 주재하고 대북정책을 총괄하는 데 부총리급 통일부 장관이 큰 의미 있겠나.”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이던 6월 17일,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외교안보 원로 간담회’를 열었다.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과 박재규·이종석·임동원·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박지원 전 의원 등이 참석했다. 7월 3일에는 외교안보 라인 교체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석이 된 통일부 장관직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정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는 서훈 국정원장, 신임 국가정보원장에 박지원 전 의원이 내정됐다. 대통령외교안보특별보좌관에 정의용 전 안보실장과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 각각 임명됐다. 

    이에 대해 남 교수는 “지금 상황에서 누구를 각 부처 수장에 앉히든 백약이 무효”라며 “새 외교안보 라인을 봐도 이렇다 할 인물이 없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팀을 향해 ‘역대 최악’이란 평가마저 나오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문 정부 외교안보팀의 문제는 무엇인가. 

    “면면을 보면 분명 유능한 인물들이다. 그러나 남북관계에 대한 전문성은 의문이다. 가령 정의용 안보실장(현 외교안보특보)은 분명 훌륭한 통상 문제 전문가다. 하지만 이번 정부 이전에는 남북관계를 제대로 다뤄본 적이 없다. 문재인 정부 들어 해군과 공군 출신 국방부 장관이 임명됐다. 우리 군의 균형 잡힌 발전을 위해서 긍정적 측면도 있다. 하지만 대북 억제력의 핵심은 육군이 맡고 있다. 특정 인사를 비난하자는 취지가 아니다. 남북관계를 내실 있게 꾸려나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文대통령, 다양한 의견 들어야”

    [조영철 기자]

    [조영철 기자]

    -문 대통령이 원로 간담회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겠나. 

    “원로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을 초청했어야 한다. 청와대가 말한 원로 간담회는 사실상 같은 그룹의 코드 맞는 사람들끼리 만난 것이다. 모두 대북 햇볕론자다. 물론 대통령이 이들에게 자문할 수는 있다. 다만 기존 대북정책 노선의 결과가 여실히 드러나지 않았나.” 

    -북한 측 카운터 파트너는 어떻게 평가하나. 

    “고(故)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가 생전에 내게 ‘북한을 변화시킬 인물은 장성택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성택 전 노동당 행정부장은 한국과의 대화 문법을 아는 인물이었다. 2013년 장 전 부장 처형 후 그가 길러낸 테크노크라트 수백여 명도 함께 숙청됐다. 한국과 대화·교류를 맡은 실무진도 여럿 포함됐다. 2015년 김양건 전 통일전선부장도 교통사고로 숨졌다. 김 전 부장은 북한 측 인사 중에서 실용주의자로 꼽혔다. 그사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선권 외무상이 급부상했다. 이들은 남북 문제 전문가가 아닌 대남 강경파다. 대화의 맥이 끊겼다고 평가할 수 있다.” 

    남 교수는 “남북대화를 지속하는 것은 좋지만 북한의 도발 중지, 더 나아가 비핵화라는 궁극적 목표를 잊어서는 안 된다. 이번 정부 들어 대북 정책의 본말(本末)이 전도된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남 교수가 꼽은 ‘본말이 전도된 대북정책’의 대표 사례는 2018년 4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판문점 선언과 같은 해 9·19 군사 분야 합의서다. 

    -무엇이 문제인가. 

    “남북 정상회담의 궁극적 목표가 무엇인가. 북한 비핵화를 통한 화해협력 아닌가. 판문점 선언에서 핵 문제는 그저 ‘립 서비스’ 수준으로 언급만 됐다. 나머지는 모두 북한이 원하는 교류협력 사업이었다. 9·19 군사합의도 마찬가지다. 북한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수용해 사실상 우리 군의 손발을 묶은 꼴이 됐다. 북한의 동향을 면밀히 정찰하지 않고 어떻게 합리적인 대북정책을 입안할 수 있나. 우리 군 병력이 서해 5도 방위를 위한 훈련도 못 하는데 대북 억제력이 유지되겠나. 이런 정책 기조를 고수하면 대외적으로 미국과 의견 충돌, 국내에서는 ‘남남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두고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는 아니다”라고 평했는데. 

    “말도 안 된다. 북한의 도발이 합의의 어떤 조항에 저촉되는지 규명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다만 각 조항을 아우르는 합의의 기본 정신이 무엇인가. 적대행위를 하지 말자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혈세로 지은 건물을 보란 듯이 폭파시켰다. 적대행위가 아니면 무엇인가. 일각에서는 우리 영토에 포 사격해 건물을 폭파한 것은 아니니 다행이라는 말도 있더라. 실언도 아닌 망언이다. 국민의 자존심을 건드릴뿐더러, 9·19 합의 정신에도 위배된다.” 

    -계속된 남북 대화에도 비핵화는 요원해 보인다. 

    “6월 9일 이태호 외교부 2차관이 ‘핵군축·핵비확산조약(NPT)’ 관련 회의에서 북핵 문제를 공론화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이번 정부의 공식 메시지에서 비핵화란 표현을 찾아보기 어렵다. 북한과 회담한들 비핵화에 대한 논의가 없으면 무슨 의미가 있나. 한국이 북핵의 인질이 된 상황에서 개성공단을 재가동해 무엇을 하겠다는 건가. 비핵화와 대화를 병행해야 한다. 한국은 북한 핵 개발의 최대 피해자다. 비핵화 회담의 이해 당사자이기도 하다. 우리가 어떻게 북핵 문제를 중재할 수 있나. 자가당착이다. 북한이 핵탄두, 로켓 기술로 미국을 실제 타격할 수 있겠나. 불가능에 가깝다. ‘남조선을 핵무기로 담보 잡아 미제와 담판 짓겠다’는 전략이다.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마치 중재자, 제3자인 것처럼 행동해서는 안 된다. 이번 정부의 대북정책, 비핵화 협상은 애초에 접근 방식이 잘못됐다.”

    “우리는 北核 당사자”

    최근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The Room Where It happens(그 일이 일어난 방)’가 파문을 일으켰다. 그간 알려지지 않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비사가 주된 내용이다. 회고록을 통해 볼턴 전 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안보 분야에서 무능하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북한 비핵화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었다’고 평했다.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에 대해 어떻게 보나. 

    “당연히 저자의 자의적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 하지만 미국은 법적으로 공직자의 비밀 유지에 대해 엄격하다. 없는 사실을 날조할 경우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볼턴 전 보좌관 회고록이 상당 부분 사실에 기초했다고 봐야 한다. 

    회고록에 우리 측 카운터 파트너인 정의용 실장(현 외교안보특보)이 자주 등장한다. 두 사람이 대화는 많이 했을 것이다. 문제는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점이다. 결국 한미 간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 오해·오판으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워싱턴과 서울에서 나오는 대북 메시지가 서로 달랐다. 한미 공조가 원활하지 않은데 남북 대화가 잘 이뤄질 리 있나. 미국과 북한은 상호 비방을 삼가고 있다. 결국 북한은 중재자를 자처한 한국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한미공조가 흔들렸다는 말인가. 

    “한 가지 사례를 보자. 정의용 실장이 2018년 3월 북한에 특사로 다녀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이라 말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해 6월 첫 북·미 정상회담에 나선 배경 아니겠는가. 북한 정권의 ‘선대 유훈’은 비핵화가 아닌 핵무장이다. 북핵 개발의 역사를 추적한 모든 연구와 첩보가 이를 뒷받침한다. 외교안보 실무진이 북한의 능청에 넘어가 잘못된 메시지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여기에 미국까지 넘어간 셈이다.” 


    “北 ‘선대 유훈’은 비핵화 아닌 핵무장”

    -한미워킹그룹이 제 구실을 못한 탓 아닌가. 

    “그렇지 않다. 애초에 한미워킹그룹의 목적은 남북협력이 대북제재에 어긋나지 않는지 검토하는 것이다. 제재 완화를 위한 발판으로 보는 것은 현 정부만의 희망사항이다. 미국의 대북제재는 행정부가 아닌 의회 결의로 이뤄졌다. 미국 측도 쉽사리 해제할 수 없다. 결국 문 정부가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대북 협력사업을 검토했지만 여의치 않다. 지난해 시작한 DMZ(비무장지대) ‘평화의 길’ 사업 정도가 전부 아닌가. 당장 자기 목에 걸린 경제제재라는 올가미를 풀어달라는 북한 측 성에 찰 리 없다. 문 정부 대북정책의 근본적 딜레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도 혹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정책을 긍정 평가하기는 어렵다. 한국을 비롯한 오랜 친구와 우의를 깊이 했나? 그렇지 않다. 그렇다고 러시아나 중국을 새로운 친구로 만들었나? 당장 홍콩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을 보라. 그야말로 신(新)냉전이다. 무력 충돌로 비화될 리야 없겠으나 강도로만 보면 열전에 가깝다. 미중관계가 이럴진대 미국이 북한과 새로운 협상에 나설 수도 없다. 미중관계는 홍콩 문제로 불붙어 충돌이 불가피하다. 무역 갈등이 격화할 것이다. 과거 미소 관계를 복기해 보면, 아마 서로 자국 영토에서 상대국 스파이를 잡았다며 견제에 나설 것이다.” 

    한국과 미국의 정치 일정도 남북관계의 불안정성을 높이는 변수라는 지적이다. 11월 3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선거가 예정돼 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최근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고 있다. 

    이를 두고 남 교수는 “올해 예정된 미국 대선은 북·미관계와 남북관계의 최대 변수다. 한국도 내년부터 사실상 대선 정국을 맞는다. 한미 모두 북한과 의미 있는 대화에 나서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향후 1년이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의 고비다. 상당한 혼돈이 찾아올 것이다. 대화 길이 막힌 북한이 어떤 돌발행동을 취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文정부 대북정책 시행착오 대가 너무 커”

    -한미 양국 대선이 북한 문제에 어떤 변수로 작용하나.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하면 당장 미국의 외교안보에 공백이 생긴다. 미국의 경우 각료 후보 청문회 절차가 복잡하다. 전·현직자의 이취임 등 공백기를 넉넉잡아 6개월 정도로 봐야 한다. 현직자가 힘을 쓸 수도, 내정자가 개입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미관계에 무슨 진전이 있겠나. 올해 말이면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도 사실상 동력을 잃는다. 내년부터 대선 정국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대북정책이 나오기 어렵다. 북한도 이 점을 잘 안다.”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은 없나. 

    “충분히 가능성 있다. 여기서 염두에 둬야 할 것은 북한의 도발이 실제 전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것을 간과하면 북한의 덫에 걸리게 된다.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 조선반도에 전쟁이 나겠는가’라는 말이 있다. 내가 한 말이 아니다. 1994년 북한의 이른바 ‘서울 불바다’ 발언으로 위기가 고조됐을 때, 당시 북한군 수뇌부에서 흘러나온 얘기다. 안전기획부 안보통일보좌관 시절이라 또렷이 기억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강온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양지의 외교뿐 아니라 음지의 대화도 지속해야 한다.” 

    -향후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은 어떻게 나아가야 하나. 

    “문 대통령은 임기 내내 남북관계를 두고 실험만 하다 시간을 다 보냈다. 실험의 의도는 순수했다. 대통령이 선의를 갖고 정책을 폈다고 생각한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지향하는 대화와 협력, 평화의 길을 어느 국민이 반대하겠나. 하지만 오늘날 그 결과를 보라. 시행착오의 대가가 너무 가혹하다. 선거를 의식해 짧은 시간에 치적을 쌓겠다는 정치적 판단이 대북정책에 투영됐다. 현 정부가 과욕을 부려서는 안 된다. 지금 상황에서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전환할 방법은 없다. 당면한 위기를 관리하는 가운데 기존 정책 노선의 부작용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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