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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통지문 많은 것 감춰…감청 내용 공개해야” 남북회담 전문가 김기웅

  •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北통지문 많은 것 감춰…감청 내용 공개해야” 남북회담 전문가 김기웅

김기웅 전 통일부 남북회담본부장.

김기웅 전 통일부 남북회담본부장.

서해 북단 소연평도 인근 해상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망 사건과 관련해 김기웅(59) 전 통일부 남북회담본부장(세한대 초빙교수)은 “정보당국이 북한 통신신호를 감청한 첩보 등으로 사망한 공무원과 북측의 대화내용, 북한군의 대처 상황 등을 상당 부분 파악했다고 하니 우리 정부가 이를 토대로 판단한 내용이 뭔지 국민에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본부장은 1990년부터 거의 모든 남북회담에 관여했다. 수석대표를 비롯해 수행원과 상황실 근무까지 포함하면 300여 차례 회담에 참여했다. 1990년 통일부 남북회담사무국 회담운영과를 시작으로 통일부 정보분석국장, 개성공업지구 협력지원단장, 통일정책실장, 남북회담본부장을 거쳐 대통령통일비서관을 지냈다. 2018년 8월 공직에서 물러났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1990년부터 거의 모든 남북회담에 관여했다. 북한의 심리 파악과 관련해 국내 최고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일과 관련한 북측 통지문을 보고 무슨 생각이 들었나. 

“현실적으로 납득이 안 된다. 많은 걸 감추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불법 침입한 자에게 80m까지 접근해 신분확인을 요구했다’는 데 파도가 치는 바다 위 그 정도 거리에서 대화가 가능한가. 조사하려면 당연히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 적어도 대화가 가능한 거리에 접근해야 하는데 80m라고 밝힌 건 누군지 모르고 쐈다는 것을 강조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남쪽에서 왔다면 표류한 건지, 간첩행위를 하려 한 건지 조사하고 총을 쐈을 것이다. 이를 인정하면 비난받을 테니 불법 침범을 강조하고자 80m까지 접근했다는 대목을 넣은 것 같다. 억측으로 보인다. 적어도 10m 거리에 접근했을 것이다. 내가 또 주목한 부분은 ‘현재까지 우리 지도부에 보고된 사건 전말에 대한 조사결과’라는 표현이다. ‘조사를 해보니’라는 표현을 쓸 수도 있는데 ‘현재까지 보고된’이란 표현을 쓴 것은 ‘향후 말 바꿀 여지를 열어놓고 있구나’ 추정하게 한다.” 

-김정은 위원장은 ‘뜻밖의 불미스러운 일’이라고 했는데. 

“북한은 미국 대선 이전까지 정세를 관망하겠다는 태도다. 그런데 한마디로 ‘재미없는 일’이 터진 것이다. 이번 사건은 김정은 위원장이 내세운 정상국가의 행태가 아니다. 미국 국무부도 문제 삼고 있지 않은가. 앞으로 그가 전개할 포부에 큰 장애가 될 수 있다. 북한은 지금 국제사회에서 사람을 이유 없이, 야만적으로 죽이는 해적 같은 나라가 됐다. 그러니 ‘잘못한 게 없지만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밝힌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이 국면을 빨리 끝내자는 것이다.” 



-공동조사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큰 의미는 없다고 본다. 상식적으로 지금 서해 바다에 뭐가 있겠는가. 우리가 공동조사를 위해 북측에 가더라도 짜 맞춘 진술을 듣는 것 외에 확보할 게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통지문에 살을 조금 보탠 내용을 듣는 게 최선일 것이다. 우리 측이 질의서를 보내고 북측이 답하는 형식의 추가조사는 가능하겠지만 그것도 한계가 명확하다.” 

-이번 일을 두고 남북관계의 전화위복이라는 말도 나온다. 

“사람이 죽었다. 어떻게 복이라는 말이 나오는지 이해가 안 간다. 남북관계 개선의 본질이 뭔가. 사람을 위한 것 아닌가. 우리 국민이 처참하게 죽은 상황에서 진상이 무엇인지,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지가 중요하다. 우리 국민의 기본적 인권이 보장받지 못했는데 남북관계 개선이 무슨 의미가 있나. 이번 사건의 진상이 뭔지, 누가 어떤 책임을 져야하는지 명확히 짚는 게 게 진정한 남북관계 개선이다.”



신동아 2020년 10월호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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