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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권 강조하던 文, 삼권분립 위기 불렀다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분권 강조하던 文, 삼권분립 위기 불렀다

  • ● 文 “삼권분립 제대로 지키지 않아 역대 대통령 불행”
    ● 입법부 首長이 ‘행정부 2인자’로 옮겨…“헌법 정신 흔든 상징”
    ● ‘10명 중 3명’이 의원 겸직 장관, 전직 장관은 상임위원장行
    ● 선거캠프 인사들 요직行, ‘빠(팬덤)’와 결합…“공론장 황폐화”
    ● ‘부적합 인사’ 청문 요청하고는 임명 강행…“입법부 경시”
    ● ‘우·국·민’ 코드 인사에 흔들리는 사법부
    ● 3대 헌법기관장이 모두 ‘특정 서클’ 출신 될 판
    ● ‘文 부하 비서관’을 대법관·헌재 재판관에 임명
    ● 최장집 “권력 절제는 대통령이 가져야 할 핵심 규범”
문재인 대통령이 1월 14일 청와대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월 14일 청와대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지금 한국 민주주의는 위기에 처해 있다…법의 지배는 삼권분립과 함께 통치체제로서의 정부를 구성하는 세 기구 간의 견제와 균형에 의해 가능하다. 그렇지 않을 때 한국의 대통령 중심제는 전제정(專制政)의 위험을 안게 된다.” 

최장집(77) 고려대 명예교수는 지난 7월 ‘다시 한국 민주주의를 생각한다’ 논문에서 △문재인 정부 들어 대통령의 권력이 확대됐고 △법의 지배가 위협받고 있으며 △국가권력과 시민사회의 결합으로 시민사회 성격이 변화했고 △대선 캠프 인사들과 이른바 ‘빠(팬덤)’들의 정치운동으로 기존 정당이 소외되는 현상을 민주주의 위기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진보 원로학자의 지적처럼 최근 한국의 민주주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삼권분립의 핵심은 정당 민주화와 사법부 독립이다. 사법부 독립은 대통령 권력 행사에 대한 통제라는 점에서 민주주의의 필수조건이다. 많은 정치학자가 대통령의 ‘권력 절제’를 삼권분립의 중심 규범이라고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의회 권력 취약성 확인하는 순간”

문재인 대통령도 취임 직후인 2017년 5월 10일 국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 등 5부 요인을 만나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이나 역대 대통령들의 불행했던 모습은 헌법에 정해진 삼권분립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국회가 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하고 협력해야 한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사법부의 독립도 더 존중할 것이고 내각도 책임총리제·책임장관제로 권한을 다 나눌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삼권분립과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진 문 대통령 집권기에 민주주의의 위기, 그리고 그 바탕인 삼권분립 훼손 우려가 커지는 것은 아이러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문재인 정부 집권 3년 반을 지나는 동안 삼권분립 훼손에 대한 우려와 위기 경고음은 곳곳에서 울렸다. 



우선 문 대통령이 삼권분립을 약속했던 정세균 국회의장(당시는 의원)을 지난해 12월 국무총리로 지명한 것은 헌정사 초유의 사건이었다. 그동안 국회의장과 국무총리를 모두 역임한 인사(백두진·정일권)는 있었지만 모두 국무총리를 거치고 의장이 된 경우였다.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할 때에도 상단 의장석에 앉은 국회의장을 보며 삼권분립을 체감했던 국민에게 입법부 수장(首長)이 행정부 2인자가 된 것은 단순히 국가 의전 서열 2위가 5위로 내려가는 문제가 아니다. 당시 야당은 “삼권분립을 파괴하고 의회를 시녀화하겠다는 독재 선언”이라고 반발했지만 정세균 총리 지명자는 “현직 의장이 만약 총리로 간다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나는 현직 의장이 아니다. 삼권분립과 관계없다”고 했다. 

주재우 경희대 교수(정치학)는 “당시 국회법 29조(의원은 국무총리 또는 국무위원 외의 다른 직을 겸할 수 없다)에 따라 총리를 겸직할 수 있다는 논리였지만 구차한 자기합리화였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리 헌법은 국회(3장)가 정부(4장)에 선행한다. 의장이 상단에 앉아 대통령 연설을 경청하고, 국회의원이 대정부질문을 할 때 국무총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위치에서 답변하는 것도 헌법 정신을 공간적으로 표현한 ‘지오폴리틱스(Geopolitics·정치지리학)’다. 따라서 정 총리 임명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기본 원리와 헌법 정신이 흔들린 상징적 사건이었고, 행정부 수장에 대한 의회 권력의 취약성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그동안 의장직을 끝으로 국가원로가 되는 정치 관행도 마침표를 찍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냄비 속 개구리’처럼 민주주의는 ‘조용히’ 위기를 맞고 전제정치가 대두될 위험성이 커진다.” 

다양한 사회 갈등을 풀고 국민의 요구를 통치체제로 수렴해야 하는 여당의 취약성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행정부 수장의 한마디에 무소속인 입법부 수장(국회의장)과 여당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최근에도 곳곳에서 포착된다. 문 대통령이 7월 16일 국회 개원연설에서 전월세 상한제 등 ‘부동산 임대차 3법’ 통과를 당부하자, 여당은 8월 4일 본회의에서 임대차 3법을 포함한 18개 법안을 단독 처리했다. 상임위원회 소위원회도 구성하지 않은 채 쟁점 법안 상정·처리를 강행한 것. 

9월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정원·검찰·경찰개혁 전략회의에서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조속한 출범’을 언급하자 민주당은 이틀 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1소위를 열어 예정에 없던 공수처법 개정안을 기습 상정했다. 여야 간사 간 협의도 건너뛴 신속한 결정이었다. 앞서 각종 예산안과 공수처 설치 법안,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도 범여(汎與) 군소정당과 ‘4+1’ 협의체를 만들어 밀어붙였고, 선거의 ‘게임룰’을 정하는 선거법을 제1야당과 협의 없이 통과시키는 헌정 사상 초유의 일도 벌어졌다.

선출된 대통령이 정당 창출

2019년 12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뉴스1]

2019년 12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뉴스1]

최장집 교수는 이러한 의회권력의 취약성에 대해 “정당이 대통령을 만들기보다 선출된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기반으로 정당을 창출하고 통제하는 현실에서 여당이 대통령 권력의 하위 기구 이상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은 필연적”이라고 말한다. 그는 취약한 정당이 만들어낸 산물인 ‘대선 캠프 정치’가 이른바 ‘빠(팬덤)’와 결합해 시민사회 공론장을 황폐화하고 정당정치와 민주주의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실제 문 대통령 당선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선거 캠프 ‘광흥창팀’ 13명 중 임종석 대통령외교특별보좌관(전 비서실장), 한병도(전 대통령정무수석)·윤건영 민주당 의원(전 국정상황실장) 등 11명이 대통령 당선과 함께 청와대에 입성했고,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과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함께 활동한 ‘재수회’ 출신 등 여러 캠프 출신들이 중용됐다. 

국민의힘 정책위원회가 10월 5일 공공기관과 정부 산하기관 임원 2722명을 전수 조사한 결과, 정부 여당의 ‘코드 인사’로 추정되는 인물은 466명(17%)에 달했다. 이 중 문 대통령 대선캠프 출신은 72명(15%), 친여 성향 시민단체 출신 인사 83명(18%), 민주당과 연관된 인사 311명(68%)이 포진했고, 406명 중 108명은 기관장으로 임명됐다고 주장했다. 공공기관 네 곳 중 한 곳을 차지한 것이다. 

‘캠프 정치’와 ‘빠’가 시민사회의 공론장을 황폐화한 사례는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가 대표적이다. 20대 국회에서 ‘소신파’로 불리던 이들이 청와대나 당 지도부와 다른 의견을 내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비난 글이 도배되다시피 하고, 당사자들은 전화·문자 폭탄에 시달려야 했다. ‘조국 사태’ 때 비판 목소리 내고 공수처법 표결에 기권표를 행사한 금 전 의원은 21대 총선 당내 경선에서 패했다. 당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친문 팬덤 정치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며 “홍위병을 이용해 공포정치를 하는 문화혁명이 일상화한 것”이라고도 비판했다.

장관 37명 중 12명이 의원, ‘하나마나’ 인사청문회

문재인 정부 들어 의원직을 겸직하는 국무위원이 늘었다는 점도 삼권분립 원칙과 상충한다는 지적이다. 의원 겸직 장관은 삼권분립을 규정한 헌법 정신에 위배되고, 입법부 본연의 행정부 감시 기능은 느슨해진다는 점에서 역대 인사권자들은 중용을 자제해 왔다. 지난 8월 인사혁신처가 국회 김미애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에서 의원 겸직 장관 비율이 가장 높았다. 문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 37명 중 12명(32.4%)이 의원 겸직 장관이었는데, 이는 박근혜 정부(43명 중 10명·23.3%), 이명박 정부(49명 중 11명·22.4%), 노무현 정부(76명 중 10명·13.1%)보다 많다. 장관 10명 중 3명꼴로 의원을 겸직한 것이다. 

부처 장관을 지낸 의원이 소관 상임위원장을 맡는 헌정사 초유의 일도 생겼다. 지난 6월 말 민주당 이개호·도종환 의원은 장관으로 일했던 농림축산식품부·문화체육관광부 소관 상임위원장을 각각 맡았다. 그동안 이해관계 충돌과 삼권분립 훼손 우려로 장관 출신이 해당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던 관례가 깨진 것이다. 당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사람들이 위원장이 되면 자기들이 장관 했던 기관은 감시하지 말자는 말 아닌가. 나라가 무너지고 헌정이 파괴되는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배현진 의원은 상임위원장 후보가 해당 상임위와 직접 이해관계가 있을 경우 선출을 제한하는 ‘상임위원장 제척(배제) 조항 신설에 관한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의원 겸직 장관에 대한 우려는 여당 의원도 인식하고 있다. 유승희 전 민주당 의원이 2016년 8월 대표 발의한 국회법 일부개정안에는 “의원의 겸직은 행정부를 견제해야 할 국회 권한을 근본적으로 훼손하고 있는 만큼 삼권분립이라는 헌법 정신이 구현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입법부의 최소 견제 장치인 국회 인사청문회도 현 정부 들어 ‘하나마나’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장관급 인사는 23명. 박근혜 정부(10명)나 이명박 정부(17명) 때보다 많다. ‘임명 강행’에 대해 야당의 발목잡기라는 비판도 있지만, 인사권자가 인사 원칙에 맞지 않은 인사를 지명해 놓고 청문회를 요청하는 것은 ‘행정부 수장의 입법부 경시’라는 비판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세금탈루·위장전입·논문표절 등 이른바 ‘5대 인사 원칙’을 제시했지만 첫 인사였던 이낙연 국무총리·강경화 외교부 장관·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들의 위장전입 사실이 드러났다. 청와대는 “죄송하다”고 했지만 임명을 강행했다. 

청와대는 같은 해 11월 음주운전과 성 관련 범죄를 추가한 7대 인사 원칙을 발표했지만 이 원칙도 번번이 깨졌다. 위장전입과 논문표절 의혹에 휩싸인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아파트 ‘다운 계약서’를 쓴 이석태·이은애 헌법재판소 재판관에 대해 야당이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했지만 역시 임명을 강행했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 임명식 당시 문 대통령은 “청문회 때 많이 시달린 분들이 오히려 일을 더 잘한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해 ‘입법부 조롱’ 논란도 일었다.

사법부 인사, ‘코드 인사’에 적격성 논란

2017년 9월 26일 김명수 대법원장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통합과 개혁의 소명을 완수하겠다”며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17년 9월 26일 김명수 대법원장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통합과 개혁의 소명을 완수하겠다”며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삼권분립의 또 다른 축은 사법부. 그 핵심은 사법부 독립이다. 그러나 문재인정부 들어 사법부 수호보다는 번번이 ‘대통령 코드 인사’로 인한 적격성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특히 문 대통령이 민정수석 시절 ‘부하 비서관’이던 인물을 대법관과 헌재 재판관으로 임명하면서 사법부 독립에 대한 의지도 비판받았다. 

대법원과 헌재는 법원 내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와 후신인 국제인권법연구회,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을 뜻하는 ‘우·국·민’ 천하가 됐다. 문 대통령도 민변 출신이다. 

두 연구회의 회장을 지내 진보적 판사들의 구심점으로 평가받았던 김명수 대법원장은 13명의 대법관 중 8명을 제청했는데, 이 중 노정희·김상환 대법관이 우리법연구회, 박정화 대법관이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이다. 김선수 대법관은 2013년 헌재의 통합진보당 위헌 정당 해산 심판에서 통진당 변호인단 단장을 맡았고, 민변 회장을 지냈다. 지난 9월 취임해 ‘국가보안법 사범 1호 대법관’이 된 이흥구 대법관은 ‘문재인 사법부를 완성한 상징적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석태 헌재 재판관과 김선수 대법관은 ‘사법부 코드화’의 화룡점정으로 꼽힌다. 이 재판관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2004년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재직했는데, 당시 문재인 민정수석이 직속상관이었다. 김선수 대법관도 2005~2007년 문 대통령이 두 번째 민정수석 시절 사법개혁비서관으로 일했다. 사법의 핵심 축인 대법원과 헌재에 대통령이 함께 일한 ‘부하 비서관’이 임명된 것은 전례 없는 일. 서울의 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설명은 이렇다. 

“사법부 독립은 대통령 자신이 임명한 대법원장을 통해 사법부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유혹이나 시도를 막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그런데 오히려 인사 때마다 ‘코드 인사’ 논란이 일었다. 국민들은 대법원에서 1·2심과 다른 판결이 쏟아지면서 ‘대법관들이 정치 성향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는다. 사법 신뢰가 떨어진 것이다. 대법관·헌재재판관 후보추천위원회 위원 구성도 문제이지만, 추천위를 독립적으로 운영하려는 의지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대법원뿐 아니라 법무부 산하 공공기관 이사장에도 민변 출신과 ‘캠코더(문 캠프, 코드, 더불어민주당 출신)’ 인사들이 대거 진출했다.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소송을 대리하는 정부법무공단 장주영 이사장은 민변 회장과 사무총장을 지냈고, 신용도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이사장은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일했다. 취약계층 법률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한법률구조공단에는 지난 9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사건 변호인이던 김진수 변호사가 낙점돼 ‘보은 인사’라는 얘기도 나왔다.

중립성 의심받는 선관위

‘헌법적 가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인 헌법재판소에도 ‘특정 서클’ 바람이 불어닥쳤다. 재판관 9명 중 8명이 문재인 정권에서 임명됐는데, 이 중 6명이 문 대통령과 김명수 대법원장, 민주당 지명·추천으로 임명됐다. 문 대통령이 지명한 이석태 재판관은 참여연대 대표와 민변 회장을 지낸 재야 변호사 출신이고, 문형배 재판관 등 재판관 과반(5명)이 이른바 ‘우·국·민’ 출신이다. 박종문 헌재 사무처장도 우리법연구회·민변 출신에 아름다운재단 이사장을 지내 헌재의 이념 중립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선거의 심판 노릇을 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마찬가지다. 최근 우리법연구회 출신 노정희 대법관이 위원장에 내정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노 대법관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최초 여성 선관위원장이 되면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 2024년 총선 관리를 지휘하게 된다. 노 대법관은 최근 그가 주심(主審)을 맡았던 대법원 2부가 내린 판결을 하급심이 “(대법원이) 특례를 간과한 것이 너무도 명백해 공소 기각하지 않고 판단한다”며 뒤집어 자질 논란이 일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의원들은 “상고심 주심인 노 대법관이 기본적인 법리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무능을 보였다”며 내정 철회를 촉구했다. 여기에 문재인 캠프 ‘특보’를 맡았던 조해주 상임위원과 민주당 당직을 역임한 이상환 위원 등이 위원들로 포진해 중앙선관위의 중립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노 대법관이 선관위원장이 되면 ‘5부 요인’ 중 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선관위원장 3대 헌법기관장을 모두 특정 서클(우리법연구회) 출신이 차지하게 된다. 나머지 2명은 박병석 국회의장과 정세균 국무총리다.

최장집 교수는 “집행부 수장인 대통령이 가져야 할 규범의 핵심은 자신의 권력 사용에 대한 절제”라며 “특히 입법·사법부에 대한 대통령 권력의 절제는 삼권분립 중심 규범”이라고 지적했다.



신동아 2020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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